텔레마케터 일기

텔레마케터 일기 - 2012년 11월 15일 목요일 계약 1건 - 타 보험 종사자 계약 1건

manwon 2014. 11. 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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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2012년 9월 ~ 2013년 11월 사이에, 제가 텔레마케터로 일하면서 기록했던 일기입니다. 
애초에 공개할 목적이 아니고 개인적 용도로 기록한 것이라 내용이 연속적이지 않고 일관성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 전까지 일기는 '일기는 일기장에'라는 카테고리에 개인적인 일상이나 심경 등을 기록을 했었습니다.
앞으로는 대부분의 일기를 직업이라는 테마에 맞춰서 쓸 예정입니다. 
이 일기는 '텔레마케터 일기'라는 카테고리에 새로이 기록을 하겠습니다. 
현업 중인 일기는 비공개로 저장을 했다가 그 일을 퇴사한 후 해당 일기를 공개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겠습니다. 



2012년 11월 15일 목요일 계약 1건


이틀 전에 하나 나왔으니까 오늘은 힘들겠지라는 생각도 있었다. 역시나 도입거절의 무한 반복 이었고 거의 지쳐갈 때쯤 고객 DB 주소가 000 손해보험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아 그냥 전화하지 말까..." 


타사 설계사나 보험 관련 종사자[각주:1]를 가입시키기는 당연히 쉽지 않다.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지 않은가 하며 콜을 했는데 역시나 아니나 다를까 도입거절. 


도입거절을 두 번 정도 극복하고 진행을 하니 오호. 왠걸 조금 관심을 갖는다. 피보험자의 나이도 꽤 많아서 보험료도 평소보다 조금 비쌌는데, 일단 서류 받아보고 결정을 한다고 말을 한다. 


어차피 보험의 속성에 대해서 잘 아는 고객이라 타사의 상품에 대한 자료수집차 자료만 받아보고 철회하는 경우도 있을듯싶다. 그래도 타 보험 관련 종사자라도 지레 포기하지 말아야겠다[각주:2].




친구와 저녁 약속이 있어서 전철로 이동 중




안주로 시킨 족발이 맛이 좋았다.




이 날 다른 일과 관계된 중요한 예기도 있고 해서 많이 마시지 말았어야 했는데, 미쳤나 보다.


친구가 2병, 내가 3병 정도 마신 것 같다.


솔직히 이 TM일 좋아서 하는 이가 얼마나 되겠느냐만은, 내 속에서도 어지간히 하기 싫은 구석이 많았나 보다. 술을 이리 마신 것을 보니 말이다.


애초에 계획은 일을 정시에 빨리 마치고 저녁에 학원을 등록하는 것이었는데, 콜타임 맞추고 점심 먹고 서류 작업하다 보면 저녁에 뭔가를 따로 할만한 여력이 되질 않는다. 사실 오전 근무라고는 하지만 콜타임 3시간이 적은 시간도 아니다. 예전에 실비 TM 할 때는 풀타임 근무였지만 콜타임이 4시간 정도 밖에 나오질 않았다. 지금은 오전에 자리에 앉은 후 내리 3시간 30분~4시간 정도 자리를 뜨지 않고 말 그대로 집중 콜을 하는데, 이렇게 고등학교 때 공부했으면 서울대를 갔을 것이다.


그렇다고 집중 콜을 시키는 지점 측의 입장을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파트 타임[각주:3]으로 짧게 근무를 유지하면서 꽤 괜찮은 실적을 낼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아직은 좀 버거운 면이 있다.


지금 3인이 시도하는 몇 가지 계획이 성공리에 진행이 돼서 이 곳에서 원하는 것을 꼭 이뤄야 한다.


하여튼 그건 그렇고, 이날 이렇게 술 마시고 다음날 사무실로 옷도 안 갈아입고 간 상태에서 출근부 사인하고 바로 조퇴했다. 앞으로 1년 동안 소주 금지다.



  1. 타사 설계사나 보험 관련 종사자의 경우 보험사나 보험 상품에 따라서 계약이 애초에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보험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2. 이 고객의 경우 나중에 결국 철회를 했다. 철회 이유까지 밝히지는 못하지만 조금 황당한 이유. 지금 돌이켜 보면 타사 종사자의 경우 보험 계약이 잘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생각 같아서는 서로 상부상조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도 같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타사 종사자의 경우 이 상담원이 어떻게 영업을 하는가를 들어 보기 위해서 계약할 의사가 전혀 없음에도 끊지 않고 들어주는 경우도 있고 단지 가입설계서나 때로는 청약서를 확보하고 싶은 욕심에 우편물만 받거나 가입 후 바로 철회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본문으로]
  3. 처음은 파트 타임으로 쉬지 않고 콜을 하고 대신 퇴근이 빨랐지만, 그 날 전체 실적에 따라서 점점 퇴근 시간이 늦춰지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유명무실해졌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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