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마케터 일기

텔레마케터 일기 - 2012년 11월 6일 - 고객장부, 스케줄표를 대충 끄적여 보다.

manwon 2014. 5. 13.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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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2012년 9월 ~ 2013년 11월 사이에, 제가 텔레마케터로 일하면서 기록했던 일기입니다. 
애초에 공개할 목적이 아니고 개인적 용도로 기록한 것이라 내용이 연속적이지 않고 일관성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 전까지 일기는 '일기는 일기장에'라는 카테고리에 개인적인 일상이나 심경 등을 기록을 했었습니다.
앞으로는 대부분의 일기를 직업이라는 테마에 맞춰서 쓸 예정입니다. 
이 일기는 '텔레마케터 일기'라는 카테고리에 새로이 기록을 하겠습니다. 
현업 중인 일기는 비공개로 저장을 했다가 그 일을 퇴사한 후 해당 일기를 공개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겠습니다. 




2012년 11월 6일 화요일



내 자리이다. 깨알 같은 글씨의 A4용지가 내가 쓰는 기본 스크립트. 

11월 6일 화요일. 무계약.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





이 일... 오래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100명에게 전화를 걸면 95명 정도에게서 말도 제대로 꺼내기 전에 거절을 당한다. 

"그러니까 용건이 뭔데?"

"보험이죠? (뚝 !)"

"바빠요 (뚝 !)"

"회의 중이에요 (아이 C8 뚝!)"


거절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 일을 하면 수만 번, 수십만 번의 거절을 뇌에 입력시키게 된다.


마케팅 전화 동의를 얻은 고객에게만 전화를 하는 것이지만, 막상 전화 받는 고객이 짜증 부리는 것 충분히 이해한다. 그래서 더욱 미안하고 그만큼 더욱 스트레스가 생기기 쉽다.  


이 일로 월수입 150~200만원을 유지해야지 퇴근 후 저녁 시간에 새로운 일을 구상하고 실행할 수 있다. 그런데 요새 드는 생각은 '이 일은 내 적성 상 오래 할 일은 아니다' 라는 것. 


월수입 얼마를 유지할 실력을 갖추는 목표보다는 차라리 종잣돈 몇 천을 빨리 모으고 빨리 관두는 것이 더 현실적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고객 장부를 새로 만들어야겠다. 연습장에 대충 초안을 그려봤다. 


원콜에 계약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그런 고객은 확률적으로 너무 희박하다. 1차 상담 시 거절고객일지라도 상품에 대한 내용 전달만 어느 정도 되어도 필요성을 느낄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이 일과 중 혹은 다른 이유로든, 얘기를 듣기도 전에 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객의 연령대나 성별 혹은 자녀 유무를 파악한 후 통화가 종료되었다면 추가적인 정보의 발송이 필요하다. 물론 이것 또한 구두로 동의를 얻어야겠지.


다행히 요새 대부분 카톡을 사용하기 때문에 상품에 대한 요약 정보를 카톡으로 발송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될 것 같다. 어느 정도 가망성이 있는 고객을 한 눈에 파악하기 좋게끔 위의 장부를 사용할 예정이다. 






두 번째로는 스케줄표 초안을 대충 그려봤다. 


주 단위로 해야지 A4용지 한 장에 충분한 정보를 담을 수 있을 것 같다. 요일의 상단부에는 계약한 고객에 대한 관리를 기록하고 하단부에는 가망고객에 대한 관리를 기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6시 5분에 QA 보완 녹취를 할 고객이 있어서 퇴근하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다가 사무실 복도를 찰칵~!





이 일은 많은 직원 속에서 더 많은 사람에게 얘기를 하는 직업이지만 외로운 일이다. 

"고객님 끊지 마시고 제 말씀 좀 ...."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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