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류된 도전일기/장기요양보험

외할머니 압박성 척추골절 치료기 - 꼬부랑 할머니가 되는 거에요

manwon 2019. 12. 12.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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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7일 토요일 - 6만 8천 원에 인터넷에서 구매한 노인 환자용 이동식 좌변기가 택배로 도착했다. (해당 제품에 대한 간단한 리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12월 10일 화요일
- 외할머니를 모시고 의정부 성모병원으로 향했다.

중국에서 건너온 미세먼지로 대기가 온통 뿌옇다.

 

진료실 앞에서 대기 중. 


담당의에게 다시 한번 시멘트 시술이 가능한지 물었으나 힘들 것 같다고. 시술할 때 보호자가 같이 들어가서 몸을 잡고 있으면 가능하지 않을까 물었으나, 시술할 때 보호자가 같이 들어갈 수도 없고 의사소통이 안되기 때문에 의료사고로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그냥 3개월 후에 뼈가 굳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그러면 3개월 후에 뼈가 굳어지면 똑바로 누울 때 통증이 사라질까요?"
"앞으로 똑바로 눕기 힘드실 거예요. 똑바로 누우면 통증도 여전할 거고. 꼬부랑 할머니가 됐다고 생각하면 돼요"


담당의 말은 뼈가 구부러진 상태로 굳는 것이기 때문에, 똑바로 누우면 등 뒤로 구부러지고 돌출된 뼈에 신경이 눌려서 통증이 발생할 거라는 소리다. 앞으로 똑바로 눕지 못하시고 옆으로만 주무셔야 된다는 소리. 가슴이 아프다. 

   

 처방받은 진통제를 구매하러 약국에 왔다. 


'관절연골 구성성분, 그대로 복용하면 관절 연골이 다시 살아납니다' 


과연 그럴까. 기억을 더듬으면, 어렸을 때는 웬만큼 몸이 아프거나 다쳐도 시간이 흐르면 스스로 회복이 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신체 기관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때니 허약한 부위가 회복되는 것을 넘어 오히려 더 강해지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어디가 아프거나 다쳐서 병원을 가도 예전의 상태로 백 퍼센트 회복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더 나빠지지 않는 것에 만족해야 하거나 그 통증을 잠시라도 덜어 줄 진통제를 처방받을 수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한다. 지금 나도 그러니 96세 외할머니는 오죽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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