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마케터 일기

텔레마케터 일기 - 2012년 11월 21일 수요일 계약 1건 - 철회와 해피콜에 관한 선배의 조언

manwon 2014. 12. 24. 02:22
반응형


[알림
본 포스팅은 2012년 9월 ~ 2013년 11월 사이에, 제가 텔레마케터로 일하면서 기록했던 일기입니다. 
애초에 공개할 목적이 아니고 개인적 용도로 기록한 것이라 내용이 연속적이지 않고 일관성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 전까지 일기는 '일기는 일기장에'라는 카테고리에 개인적인 일상이나 심경 등을 기록을 했었습니다.
앞으로는 대부분의 일기를 직업이라는 테마에 맞춰서 쓸 예정입니다. 
이 일기는 '텔레마케터 일기'라는 카테고리에 새로이 기록을 하겠습니다. 
현업 중인 일기는 비공개로 저장을 했다가 그 일을 퇴사한 후 해당 일기를 공개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겠습니다. 



2012년 11월 21일 수요일 계약 1건 - 철회와 해피콜에 관한 선배의 조언



21일 수요일 일기를 이어서 기록한다.


아침부터 엘레베이터 일로 좀 짜증이 났지만 업무 시간에는 계약이 1건 나와서 그런대로 즐거웠다. 자녀보험이었고 통화자는 어머니였다. 즉 피보험자는 자녀, 계약자는 어머니가 되는 경우. 어머니의 연령대도 그렇고 목소리도 그렇고 젊고 건강해 보였는데 현재 암으로 수술을 받은 후라고 한다. 암 보장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인지 처음부터 거센 반론은 없었다. 서류만 먼저 보내달라는 반론을 몇 번 응대하고 결국은 계약을 진행했다. 서류만 먼저 받아본다는 고객은 확률적으로 보험을 가입 안 하거나 못 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늘 판매한 상품은 어린이보험임에도 암 관련 보장이 꽤나 좋은 편이기에 자신 있게 오늘부터 보장받으시라고 밀어붙인 것이 유효했던 것 같다.




점심을 SK와 KS와 김밥천국에서 먹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그 후 우편물 작업 2개를 했는데 이 작업이 시간이 너무 오래 소요된다. 저거 2개 싸는데 1시간 20분가량 걸린 것 같다.


어제 산 사은품 중에서 돼지저금통과 또 다른 저금통은 저 박스에 들어가질 않는다.


우편물 작업 후 SK, RA와 마스터스크립트[각주:1]에 대한 의견을 30분 정도 나눴다.


퇴근 전에 해피콜을 몇 개 돌려야 하는데 내일로 미뤘다. 서류 잘 도착했냐고 묻고 서류에 대한 전반적인 재설명을 해야 하는데, 그 시점에서 고객이 청약 철회 의사를 밝히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해피콜이 좀 꺼려지는 것도 사실이다.


우편물실에서 HJ선배가 해피콜 하는 요령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이곳에 다시 옮겨 적자면 아래와 같다. 


1. 계약 당일 문자를 보낸다. 주로 끊지 않고 설명을 잘 들어주신 것에 대한 감사의 표현과 해당 보험의 장점과 주요 내용을 보낸다. 고객 입장에서 설명을 들을 때는 좋게 느낀 상품의 장점이 전화가 끝나면 금세 잊히기에 그것을 환기하는 역할을 하는 것.


2. 서류 발송 할 때 쯤 다시 문자를 보낸다. 서류가 언제 도착할 것이라는 내용과 안부에 대한 내용 그리고 다시 가능하다면 상품의 장점이나 그에 얽힌 사례도 간단히 하면 정리해서 발송하면 좋다.


3. 서류 도착이 완료되었을 시점에 전화를 건다. 이때 가입설계서와 청약서를 잘 받아보셨는지 문의하고 궁금하시거나 변경하실 사항 없는지를 문의한다. 이에 고객이 별다른 반응이 없으면 서류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이 굳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한다. 문의 사항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 달라는 멘트로 마무리.


해피콜을 하면서 고객에게 서류의 어디 부분에는 무슨 보장 내용이 있고 하는 설명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이 조금 의외였다. 그 선배의 말로는 그렇게 들어가기 시작하면 더 복잡해진다고 한다[각주:2]. 차라리 청약 당일부터 우편물 수령 전까지 상품의 장점이 잘 정리된 문자와 다정다감한 느낌의 안부멘트로도 고객의 마음을 잡는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말씀.


선배의 말로는 이런 식으로 지난 한 달간 25건의 계약 중 철회가 1건밖에 없었다고 한다. 25건 중 24건이 유지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나 같은 경우 첫 달에 계약 10개 중 5개 정도가 철회가 들어온 것으로 기억이 난다. 나보다 더한 사람도 물론 많다.


텔레마케터를 하면서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철회인데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다방면으로 연구하고 개선해야겠다.


오늘 형에게서 아이폰4를 10만 원 주고 가져왔다. 집에 와서 기존의 고객 연락처를 아이폰으로 옮기고 나니 밤 10시. 지금까지 사용했던 모토로이는 반응이 너무 느려서 문자 보내는 것부터 지장이 많았다. 앞으로 고객관리를 하는데 있어서 잘 활용해야겠다.



  1. 연령과 성별 도입멘트와 통화 초기 통화 거절에 대한 반응 유형, 그리고 무수히 많은 반론에 대한 대응 멘트를 아주 큰 종이 1장에 정리하자는 프로젝트였는데 중도 포기하고 말았다. 그 원인은 RA가 중도에 퇴사를 하게 되었고 SK도 투잡을 뛰는 관계로 시간이 늘 부족했었기 때문. 나는 이 일만 가지고도 녹초가 되어서 추가적인 작업이 힘들기도 했다. [본문으로]
  2. 실적과 상관 없이 열심히 하려는 대부분의 상담원들은 고객에게 보낼 청약서, 약관 등에 형광펜과 견출지 등을 이용해서 상품의 장점이나 해당 조항의 내용을 알기 쉽게 풀이해서 펜으로 기록을 한다. 왠만한 정성이 아니고서는 못 하는 일이다. 나는 그렇게 시도를 해 봤지만 손글씨도 예쁘지 않고 시간도 너무 오래 걸려서 포기를 했었다. 우편물을 받았을 때 그 정성에 감동해서 보험을 철회하지 않고 유지한다는 고객도 꽤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어설프게 정성을 기울여서는 고객 입장에서 괜히 복잡한 서류를 받은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상담원이 다시 전화가 왔을 때 그 많고 복잡한 설명을 다시 들어야 하나 하는 부담감으로 전화연결을 꺼려하게 되는 부작용도 있다. 또한 우편물에 손으로 기록한 설명이 잘 못 해석되어서 고객이 나중에 문제 제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본문으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