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뷰 & 잡학

한문영 후예

manwon 2011. 9. 2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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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본 포스팅의 사진은 책 리뷰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저작권 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

현대한국단편문학전집 중 한문영 작가의 후예를 읽다.


저는 소설 등의 문학작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반면 저희 형은 그러한 것을 어려서부터 많이 읽고 전공도 국문학과를 나왔습니다. 덕분에 집 책장에는 저와는 하등 상관이 없는 책들이 단편부터 전집까지 한가득 꽂혀있지만 그 공간 앞에 제가 서는 경우는 일년에 한 번 정도 있을까 할 정도로 드뭅니다. 


지난 주말 하도 심심해서 그 책장에서 책을 한권 빼 봤습니다.


현대한국단편문학전집 총 64권 금성출판사.
대략적으로 1930년대~1970년대 사이의 단편소설이 망라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형을 위해서 어머님은 이런 전집류도 덜컥덜컥 잘 지르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것 때문에 가끔 부부싸움 하셨던 기억이.. ^^;


한문영 작가의 후예라는 소설을 읽어봤습니다.
한문영 작가 네이버 지식사전



보시다시피 무려 세로 읽기입니다..


책의 뒷면입니다.
어른 손바닥크기보다 조금 작은 크기입니다.

책 내부의 삽화입니다.
어려서 봤을 때는 " 왠지 못 그린 것 같다. 대충 그린 것 같다."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와서 보니 왠지 느낌 있고 독특한 맛이 느껴집니다.


대략적인 줄거리를 아래에 기록해봤습니다.

일제에 의해 조선의 군대가 해산이 되었을 때 조선군의 요직을 맡았던 정노인의 아버지는 자결을 한다. 지금 계급으로 따지면 정노인은 중위,대위 급의 장교, 정노인의 아버지는 장성급 정도 되는 것 같다. 대대로 무관을 배출한 집안이지만 왜정이 시작되었기에 정노인의 아들 정형도는 칼을 드는 군인의 길 대신에 메스를 든 외과의사의 길을 걷는다. 정노인은 이를 고름이나 짜는 칼을 드는 식의 표현을 하며 탐탁치 않아 한다.

의과대 교수 정년을 앞두고 있는 현재(1960년대), 정형도에게는 두 아들이 있는데 첫째인 경환은 할아버지 정노인의 바램대로 군에 입대해서 중령이란 직책에 있었지만, 군복을 벗고 정치에 참여하려 한다. 책에서는 이를 두고 민정(民政)에 참여한다는 식으로 표현한 것 같은데 아마도 1961년 5월 16일 박정희 군부 쿠테타 가담 세력 중 하나로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정경환은 중령의 직책에 어울리지 않게 자신의 아버지를 위한 개인병원을 선뜻 세워주는 영향력 있는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또한 정경환의 동생 경민은 하필이면 친일파의 후손과 결혼하려 한다.

즉 정노인은 일제에 의해 아버지가 자결을 했고 자신 또한 군복을 벗어야 했기에 일본에 대한 반감이 굉장히 크고, 무인의 전통을 이어나가야 하는 생각이 절대적이지만, 손자인 경환은 군복을 벗고 정치를 하며 한일국교정상화(1965년)를 위한 일에 앞장서고 있고 그 동생은 하필이면 친일파의 후손인 여자와 결혼을 하려 한다.

즉 정노인은 일제에 의한 피해를 당한 세대이고 그 손자인 경환, 경민은 시대의 흐름과 현실의 이익을 위해서 일본과 다시 손을 잡으려는 세대로 묘사되고 있다. 이러한 할아버지와 손자간의 갈등 사이에서 조정(컨트롤)을 잘 해야 하는 정형도는 그런한 집안 문제보다도 며칠 전 교통사고로 뇌수술을 한 여대생의 생사에 더 신경을 쏟고 있다.
 
결국 그러한 갈등의 결과로 정노인은, 정노인 아버지가 나라에서 하사 받은 국검으로 자결을 한다.


글을 읽다보니 울파자라는 단어가 두어번 정도 나오는데 사전에도 없는 단어더군요. 알고보니 울바자라는 표현이었습니다.

울바자: 울타리에 쓰는 바자. 바자울이라고도 함.
바자: 대,갈대,수수깡, 싸리 등으로 발처럼 엮어 만든 물건. 파자라고도 함.


책을 늦게 읽는 편이라 50여페이지 정도의 짧은 소설도 읽는데 시간이 꽤 걸렸던 것 같습니다. 요새 무계획적인 티비 시청을 없애려고 노력 중입니다. 대신 책을 조금이라도 읽어볼 예정입니다. 읽고 나서 오늘처럼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일교차가 큽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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