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뷰 & 잡학

이것은 나에게 공중부양법을 알려준 책이다 ..

manwon 2010. 7. 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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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예전 ..... 유아 시절 티비에서 슈퍼맨이라는 영화를 처음 봤을 때가 기억이 납니다.
망토를 펄럭이며 하늘을 나는 것에 감동을 받고 집에서 굴러다니는 보자기 한 장을 목에 두르고 동네 바람 많은 언덕을 내달렸지만, 당연히 숨만 차고 하늘을 날지는 못 했습니다.
분명하지는 않지만, 초등학교[국민학교]도 입학하기 전이었고, 한글도 배우기 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 아.. 조금만 더 하면 날 수 있지 않을까? "




그리고나서 몇 년 후에 한 짓이 큰 우산을 들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것이었죠. 
그래도 그 때는 하늘을 날 것이라는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아주 조금이라도 공중에 떠있는 맛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왜 안되지...?"

실행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우산 하나 들고 뛰어내린다고 1~2m 상공(?)의 높이에서 느껴지는 뜨는 맛은 전혀 없습니다.
그냥 우산 들고 떨어지는 것과 같은 것이죠.

몇 년이 흘러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었고 슈퍼맨은 영화속에서나 가능한 일이고, 맨 몸으로 하늘을 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단념을 했던 것 같습니다.

 


단의 실상 - 동서문학사



1985년 초판, 재판 발행.

그러던 어느 일요일날 아버지와 동네 목욕탕을 다녀와서 우연찮게 들린 서점에서 위의 책을 발견을 합니다.
그리고는 책 첫부분에서 놀라운 사진을 발견합니다.


공중부양

폭포 수련 후 공중을 날으며 몸을 푼다...
몸을 푼다...
저는 이 문구에 혼을 뺏긴 듯 했습니다.
사람이 날 수가 있구나..
그 당시는 포샵이니 합성이니 하는 말이 거의 없을 때 였습니다. 고로 사진 == 진실 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소개된 사진들이 합성이라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공중부양

슈퍼맨과는 다르지만, 이 자세도 꽤 괜찮다..



공중부양

다른 공중부양 사진...

"뭐야! 하늘을 날 수가 있잖아 !"
그 당시 정신연령으로는 '인쇄된 책' 이라는 것은 '교과서'와 같이 모두 진실만을 말하고 있다라고 알고 있을 때였습니다.
거짓말이라는 것은 뻔히 들통나는 것일텐데, 그것을 출판해서 망신 당할 것을 알면서 책을 낼 수는 없을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이었습니다.
거기다가 사진 이꼬르 진실 이라고 생각을 했을 때니까요..

"아버지 저 책 한권 사주시면 안 되요?"
아버지는 책을 한번 휘리릭 훑어보시더니 의외로 선뜻 책을 제게 사주셨습니다.
약간 의외였던 것이, 물건을 하나 사실 때 굉장히 신중히 생각하고, 왠만한 것은 구입을 안 하는 경우가 많으셨고, 그 당시 가정형편도 그다지 좋지 못 했기에 제가 뭣을 사달라고 조르면 백발백중 안 사주시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집으로 책을 들고와서는 떨리는 마음으로 열공 합니다.

책의 머리말부터 대단한 열의로 볼펜으로 죽죽 긋고 박스를 쳐가며 시험공부 하듯이 파고 들어갑니다.
오른쪽 페이지 상단에 기(氣)라고 힘주어 쓴 글씨가 보입니다.
중학교 입학 전까지 저렇게 책을 더럽히는 방법으로 공부를 했었습니다.
그렇다고 공부를 더럽게 못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__^;

"일반적으로 필자가 제시하는 방법을 빈틈없이 하다면, 3개월이면 대부분이 공중에 뜨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중략) 인체 부양이 이루어지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투시 현상이 일어난다..(중략) 필자가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것은 미리 가족들에게 이러한 상황을 알려두어야 한다는 것이다..(이하 중략)

이런 머리말을 읽고 어느 초딩이 구매를 참을 수 있었을까요...



본질의 뜻도 제대로 모르는 어휘력으로 읽느라 꽤나 힘들었습니다.
옆에 본질 - 원래의 질 - 이라고 사전을 찾은 흔적이 보입니다.


형이상학, 형이하학이라는 어휘는 저 당시 사전을 찾아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던 기억이 지금도 납니다.
그냥 줄여서 보이지 않는 .. 이라고 해석을 해버렸네요.
전제.. 뭐 이 정도도 중학생은 되야 그래도 좀 이해할 수 있는 단어였지 않았나 ... 싶습니다.
초등학생때지만.. 제 글씨 정말 형편 없네요.. ㅎㅎㅎ

명상,단전호흡 등을 통한 인체 공중부양의 원리를 그 당시 기억을 떠올려 간단히 정리를 해 보면...

1. 호흡을 들이 마실 때, 허공에 무한정 존재하는 생체에너지를 흡입을 합니다.
2. 숨을 멈추고, 그 상태를 유지합니다.
3. 숨을 내쉬며 1번에서 유입된 생체에너지는 의식적으로 배꼽 밑의 단전으로 쌓아둔다고 생각을 한다.
[의식을 따라 이동을 한다고 기록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4. 다시 숨을 멈춘 상태에서 몸의 단전(하단전,중단전,상단전) 등에 쌓여둔 기, 생체에너지를 몸의 경락,경락으로 유통,이동 시킨다라고 생각을 한다. [마찬가지로 의식에 따라 에너지는 이동된다고 함]
[위의 내용은 제 기억에 따른 불확실한 정리로 , 명상이나 단전호흡에 지식이 없는 분이 절대 따라하시면 안됩니다]

공중부양이 되는 작동 원리는 그렇게 체내에 축적된 생체에너지가 극성을 띄게 되고 그 극성의 밀어내는 힘으로 자연스럽게 공중부양이 된다고 합니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 말이죠...

위의 과정이 하나의 호흡인데, 숙련도에 따라서 1행공, 2행공, 3행공으로 올라가며, 올라갈 수록 들이마시고, 멈추고, 내쉬고, 멈추는 각각의 과정이 꽤 길어집니다.

책의 내용에 따르면 석가모니는 1번 호흡과정에 8분 정도라고 하는데요... 글쎄요.. ㅎㅎ 
저는 1행공 과정까지 꽤 열심히 따라 해봤던 기억이 납니다.
실제로 배꼽 밑의 단전이라고 예상되는 부위가 꿈틀대는 경험까지는 확실하게 했지만, 위의 내용처럼 숨을 의식적으로 길게 내뱉고 참고 들이마시는 것이 꽤 힘들어서 행공의 진도는 나가지 못 하고 .. 당연히 공중부양이니 투시력이니 하는 달콤한 초능력 현상은 경험하지 못 했습니다.

그러면서 또 몇 년이 흘러 88올림픽을 경험하면서, 저는 의문점과 의혹이 생겨가기 시작했습니다.

"왜 높이뛰기나 100미터 달리기에서 모두 외국선수가 금메달을 딸 까? "
"공중부양하는 사람이 높이뛰기 하면 날라다닐텐데..."

또한 그 때 즈음하여 또래가 다들 그러듯.. 몸에 추가적으로 털이 나기 시작하며,  저도 생체에너지 말고 다른 에너지에 눈을 뜨게 되죠.

이른바 성(性)에너지...


그 강렬한 종족 본능의 유전자 차원의 에너지를 토닥이며, 학생의 본분을 지키느라 그 어린 시절 아버지가 사주신 책의 존재는 까맣게 잊게 됩니다. [오늘 리뷰는 책장을 뒤지다가 우연찮게 발견하게 되서..]
사춘기 때 첫사랑에 빠지고 비록 몸은 아니지만 정신이 허공에 붕 뜨는 듯한 기분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ㅎㅎ



단전호흡이니, 기, 명상..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저는 아주 어린 나이에 어설프게 하다가 그만 둔 경우라 지금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공중부양 상태의 사진이 방방 뛰고 있는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양반 다리를 하고 , 그 순간을 짧은 셔터 스피드로  찍어서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고 단언도 하지는 않겠습니다.
왜냐면 제가 이해 못한다고 혹은 경험하지 못했다고 그것들이 거짓이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아저씨가 되고 언젠가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갈 때 였습니다.
제 차는 신호등 있는 사거리에서 신호 대기 중이었는데, 맞은 편에서 중앙선을 침범해서 내게 돌진하는 버스와 정면 충돌을 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차는 거의 반파가 되었는데 기적적으로 몸은 하나도 다치지 않았었죠.
혹시 그 때 제가 유년 시절 쌓아 두었던 그 생체에너지가 작동을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라고 뭐.. 우길수도 있는 일입니다. ㅎㅎ

최근에 그 책을 찾고 그 당시의 기억을 떠올려 봤습니다.
처음에 그 오래된 책을 펼치고 이런 의문이 들어군요..
"아니.. 도대체 하늘을 떠다녀서 뭣에 써먹을려고 그 때는 그것에 그렇게 집착을 했을까.." 라고요..
그리고 잠시 후에는 이런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그 당시 어른들이 제게 했던 말이 바로..
"야 이놈아.. 공중부양은 해서 뭣에 써먹게.."..

저도 그 만큼 어른이 되었나 봅니다.

이 책을 찾고 제게 중요한 것은 그 책이 무슨 내용의 책이냐가 아니고 아버지가 사주셨던 책이다..라는 것 같습니다.

[본문에 사용된 책의 이미지 등은 리뷰 등을 목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저작권 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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