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일기 (2019년 이후)/2도 화상 자가치료 일기

2도 화상 9일 차, 여전히 화상 부위 피부가 붉은색을 띄고 작은 수포도 여전히 존재

manwon 2020. 9. 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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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9일 차 - 2020년 9월 11일 금요일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라면을 하나 끓여 먹었다. 요새 라면에 계란을 잘 넣지 않는 편인데, 피부 재생을 위해선 단백질도 좀 필요할 것 같아서 오래간만에 하나 넣고 끓였다. 

'내일모레 일요일, 선산에 벌초하러 가야 되는데 팔 토시로 화상 부위를 가리면 괜찮을까...'라는 걱정을 하며 먹었다.

 

아침 10시경, 드레싱 밴드를 떼어내고 상처를 확인했다. 화상 부위 피부가 전체적으로 뻘겋다. 아 속상하네. 벌써 9일 차인데 왜 이렇게 진도가 안 나가는지 모르겠다. 위 사진 화살표 표시한 곳을 보면 아직까지도 작은 수포가 남아 있는 상태다. 화상 후 처음 생긴 자두 만한 큰 물집이 터지고 그 물집의 껍질이 벗겨지면서 드러난 수포인데, 보기도 그렇고 께름칙한 놈이다. 화상 부위가 분화구처럼 푹 패인 느낌은 어제보다는 좀 덜한 것 같다. 

비아핀 연고는 시간이 지나면 위 사진처럼, 마치 지방이나 기름이 차가온 온도에서 하얗게 응고되는 것처럼 변한다. 새로 연고를 바를 때 저 응고된 걸 제거하고 바르는 게 아니라 그 위에 덧바르면 된다고.

 

이런 식으로 말이다. 

 

비아핀 연고를 바르고 그 위에 드레싱 밴드를 부착하면 일상 생활이 가능해진다. 참고로 위 사진은 드레싱 밴드 위에 맘스덤 에스 투명 방수밴드까지 붙인 상태다. 투명한 재질로 약간 쪼글쪼글한 느낌의 패드가 방수 패드다. 이 방수 패드를 붙여야 샤워를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샤워를 마치고 방수패드를 띄어낼 때 위 사진처럼 드레싱 밴드까지 같이 떨어진다는 거다. 그러면 이미 도포한 비아핀 화상 연고도 드레싱 밴드의 패드에 묻어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결국 연고를 다시 발라야 하는 일이 생긴다. 이런 이유로 비아핀 화상연고를 하루에 2~3번 정도 도포하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하나 만 원짜리인 고가의 비아핀 연고가 매일매일 줄어드는 양이 만만치 않다. 오늘이 화상 9일 차인데 10일 차인 내일 정도 화상연고를 새로 하나 구매해야 할 것 같다.

원래는 샤워를 거의 매일 했는데, 이 방수패드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샤워 횟수도 일주일 2번 정도로 줄였다. 방수 패드는 효과는 좋은데 조금 아쉬운 게, 샤워를 2번 정도 하게 되면, 2천5백 원짜리 1팩이 다 소진된다. 뭐 그래 봤자 하루에 1천2백5십 원 꼴인데, 그래도 아까운 건 아까운 거니까. 차라리 샤워 횟수를 줄이는 게 속 편하지. 암 그렇지. 그렇고 말고.

하여튼.... 2도 화상인데 물집이 생겼다? 그러면 나처럼 멍청하게 자가치료하지 말고 애초에 화상 전문병원을 찾는 게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경제적으로 현명한 판단인 것 같다. 본인은 솔직히 2도 화상 당하고, 그냥 집에서 자가 치료하기로 결정한 걸 지금 후회하는 중이다. 병원에 맡기면 제대로 된 치료가 진행되고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는데, 이걸 집에서 자가치료를 하다 보면 내가 지금 제대로 치료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확신도 도무지 생기지 않고 약국에서 이것저것 나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오늘은 여기까지.

언제 흉터 없이 회복될 것인가. 아니면 결국 흉터가 남을 것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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