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교보문고를 참 좋아하는데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닌데, 내 돈 주고 책을 사게 되면, 거의 항상 교보문고를 이용한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대략 30년 이상의 추억이 누적된 곳이니 그럴 만도 하다. 아주 먼 옛날, 종로나 종각 일대는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 가는 장소이기도 했고, pc통신이 한창일 때는 채팅으로 한두 번 이성을 만나기도 했던 장소다. 그렇게 어린 시절과 청춘을 지나 지금에 닿을 때까지 그 동네를 방황하다 지쳐 휴식을 취하 듯 가끔 들른 곳이 바로 교보문고다.
최근에는 딱히 볼일이 없어도 두세 달에 한 번은 교보문고에 갔다. 그냥 책 구경도 하고 근처 음식점에서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하는 게 내겐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올초에 터진 코로나 사태로 인해 나의 즐거운 교보문고 나들이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 대신 교보문고 인터넷 사이트에서 책을 주문하고 있다. 올해만 책을 4권 정도 구매했는데 그중 3권의 배송에 문제가 좀 있었다.
계속해서 책이 조금씩 파손된 채 배송되니 확 반품, 환불할까 생각도
교보문고 인터넷 사이트에서 가장 최근에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살살 내용물을 꺼내 봤다. 최근 교보문고에서 주문한 4권의 책 중 3권의 책이 살짝살짝 파손된 채 도착했다. 이게 최근 4번째로 주문한 책인데, 이건 과연 멀쩡할까.... 다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다. 제목은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아!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책이 또 살짝 파손된 상태다. 위 사진의 사각형으로 표시한 부분. 대략 1.5cm 정도 너비인데 뭔가에 콱 찍힌 흔적 같다. 사진은 양호하게 나왔는데, 실제 육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면 그 느낌이.... 다소 과장하자면, 마치 쥐가 살짝 뜯어먹은 듯한 느낌이다. (진짜로 쥐가 뜯어먹었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런 느낌이라는 소리)
올해만 책을 4권 샀는데 그중 3권의 경우에 이런 일이 생기니 환불 요청을 할까 아니면 반품을 할까 생각도 들고 살짝 기분도 언짢아지기 시작했다. 웬만해서는 환불이나 반품을 잘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렇게 지속적으로 문제가 생기니 환불, 반품 생각이 조금 나기도 했다.
이게 올해 첫 번째로 주문한 책인데, 위 사진 사각형 안을 봐라. 책을 배송받고 포장을 뜯자마자 저런 상태였다. 저 때도 '책 보는 데는 지장이 없으니까'라고 생각하며 그냥 넘어갔었다.
두 번째로 주문한 책. 겉표지 밑부분이 손바닥으로 밀어 올린 것처럼 말려 있다.
오늘 네번 째로 도착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도 이런 포장지에 싸여 배송이 되었다. 상자가 아니라 그냥 뽁뽁이 비닐로 된 봉투다.
그 봉투 안에서 책을 한 번 더 감싸고 있던 뽁뽁이. 꼴랑 1겹이다. 이걸 2겹으로만 감았어도 파손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연이어 조금씩 파손된 책이 배송된 이유는 부실한 포장이 가장 큰 원인인 거 같다. 물론 책이 배송되는 과정에서 조심히 다루지 않고 집어던지거나 해도 그런 일이 발생할 테지. 비교 대상이 필요하니 다음에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할 때는 다른 곳에서 주문을 한 번 해 봐야겠다.
현재 대부분 인터넷 서점이 배송비가 무료인 걸로 알고 있다. 차라리 배송비를 소액 받더라도 뽁뽁이 봉투가 아니라 좀 더 튼튼한 종이상자 같은 걸로 포장해서 보내주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해도 좋을 것 같고. 벌써 그런 옵션이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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