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는 일기장에

[일기] 벌초 3시간 하고 샤오미 미밴드4 만보계로 1만보 찍음

manwon 2020. 9. 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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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13일 일요일 - 3천 5백 번의 갈퀴질


가을만 되면 걱정이 생긴다. 바로 추석 전에 해야 하는 벌초 때문이다. 선산이 좀 넓은 편인데 하여튼 여러 가지 이유로 그 고충이 만만치 않다. 아침에 선산에 도착하면 작업 도구를 선택하게 된다. 보통 40대 이상 친척분들이 예초기를 잡기 때문에 나는 어렸을 적부터 갈퀴질만 했다. 그 갈퀴질만 4시간 정도 연속으로 하면 나중에는 팔도 잘 안 펴지고 무엇보다 몹시 지친다. 수십 번의 갈퀴질로 잘린 잔디와 잡초를 한데 긁어모으고, 그 뭉탱이를 양팔로 안아서 선산 옆의 구석이나 비탈진 곳까지 걸어간 후 그걸 버리는 일의 반복인데 이게 생각보다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몇 해 전부터 나도 예초기를 잡게 되었다. 처음에는 갈퀴질보다 예초기 작업이 훨씬 더 힘들 거라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게 의외였다. 처음 한 2시간까지는 생각보다 체력소모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그날 처음 예초기를 잡고 행복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앞으로는 예초기만 들어야지...." 생각에 흐뭇했다. 그런데 예초기도 2시간 정도 넘게 작업하면 모터에서 들려오는 소음과 진동에 몸과 정신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결국 작업이 끝날 때에는 갈퀴질이나 예초 작업이나 양팔을 제대로 못 쓸 정도로 녹초가 되는 건 매한가지였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면서 터득한 방법은 예초기와 갈퀴질을 번갈아 가면서 하는 것이었다. 예초기든 갈퀴질이든 힘든 이유가 바로 동일한 팔동작을 계속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힘을 어느 정도 줘야 하는 똑같은 동작을 4시간 정도 반복하는 게 쉬울 리가 없다. 그래서 대략 1시간 정도 갈퀴질 하고 나머지 1시간은 예초기를 돌리는 패턴을 계속 반복하니 그나마 그게 수월했다. 

 

오늘 벌초 가기 전에 필요한 것들을 수첩에 적었다. 저 준비물 중에서도 챙이 둥글고 넓은 모자와 보안경은 필수다. 그걸 착용했을 때와 안 했을 때의 피로도 차이는 꽤 크다. 또한 주머니에 사탕과 초콜릿도 좀 챙겨가는 게 좋다.

이건 샤오미 미밴드 4다. 형이 어디서 사은품으로 받은 거라고 며칠 전에 내게 줬는데, 심박수 측정도 되고 만보계 기능도 있다.

오늘 벌초 하기 전에 손목에 저걸 착용했다. 벌초할 때 몇 보 정도 걷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작업이 다 끝나고 손목을 보니 무려 10,335보가 찍혀 있었다. 참고로 팔뚝에 땀도 나고 해서 저 수치를 확인하고 미 밴드를 손목에서 바로 끌렀다. 사진은 집에 와서 찍은 것.

같이 간 형의 스마트폰 만보계에는 3천보가 기록됐다. 나도 그 정도 걸었다고 가정을 하면 나머지 7천 번은 내가 오늘 갈퀴질할 때 카운트가 된 것인가? 4시간 동안 7천 번의 갈퀴질이 가능하다고? 참고로 오늘은 예초기를 거의 안 잡고 대부분 갈퀴질만 했다.

4시간 동안 7천번의 갈퀴질이 가능할지 계산을 해 보자

갈퀴질 7천 번을 4시간으로 나누면 1시간에 1,750번 갈퀴질을 했다는 소리. 
다시 1,750번 갈퀴질을 60분으로 나누면 1분에 대략 29회 갈퀴질을 했다는 소리. 
즉 1분에 29회면 2초에 한 번 갈퀴질을 하는 셈이니....
내가 갈퀴질 하는 속도와 얼추 동일하다. 

아무래도 내가 7천 번 갈퀴질 한 게 맞는 것 같다.   

 

벌초 끝내고 집에 와서 먹고 쉬다 찍은 사진. 

아! 생각해 보니 팔이 앞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올 때 2보를 걷게 되네. 즉 팔 동작 1회에 2보가 카운트되니까 결과적으로 3,500번 갈퀴질 한 셈이다. 이 수치가 더 현실감 있네. 아니 그렇다고 어떻게 350번도 아니고 3천 5백 번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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