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8일 수요일 - 배달대행 알바 도전 일기
미세먼지 때문인지 하늘이 잔뜩 뿌연 날이다. 오후 2시쯤 전철을 탔고 3시 조금 넘어서 배달지역에 도착했다. 자전거로 배달하는 건 나름 재미가 있는데, 전철 타고 이동하는 게 너무 고역이다.
첫 번째 배달은 갈빗집이었다. 음식을 건네주는 아주머니는 자전거로 배달하는 걸 다소 못 미더워하는 것 같았다. "늦지 않게 바로 가져다 드릴게요"라고 말하고 가게를 나왔다. 전달지는 오래된 다세대와 빌라가 많은 골목길의 2층 집이었다. 아파트는 걱정이 없는데, 단독주택이나 일반 건물은 주소가 적힌 표지판을 찾기까지는 마음이 계속 불안하다. 꼭 그만큼 길 찾는 재미도 있다. 이번 건은 직선거리로 1km 조금 넘는 거리에 배달비는 4천5백 원.
두 번째 배달은 돼지고기 직화구이집이었다. 대단지 아파트 한가운데 위치한 상가 1층이었다. 과연 여기에 고깃집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한적한 분위기여서 내비게이션이 위치를 잘못 알리고 있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막상 가보니 거기에 가게가 있었다. 이번 건도 직선거리로 1km 조금 넘은 거리에 배달비도 4천5백 원.
세 번째 배달은 아까 그 갈빗집이다. 이번에도 아주머니는 음식을 건네주며 "지난번에 어떤 분이 자전거로 배달해서 음식이 다 엉망이 됐었는데...."라고 하신다. 신경 써서 배달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가게를 나왔다. 직선거리로 1.4km 배달하고 4천5백 원 수입.
네 번째 배달은 샐러드 집이었다. 가게는 작은 편이었는데 대기 손님도 있고 꽤 장사가 잘 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조리 예상 시간보다 10분 정도 늦게 음식이 나왔다. 가게 문 밖에서 조금 기다리다가 음식을 받고 전달지로 향했다. 아파트 밑에서 전화를 달라는 요청이었다. 이 아파트도 대단지라 동을 찾는 게 쉽지 않았다. 경비 아저씨에 한 번 물어봐야 했다. 해당 동에 도착해서 전화를 걸었는데 어떤 여자가 전화를 한참 있다 받았다. 잠시 후 여자가 그 앞으로 나오고 음식을 건네줬다. 주소가 기입된 칸에 무슨 아파트 무슨 동이라고만 적혀있었다. 아마도 이 여자는 자신의 주소가 노출되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밑에서 전화를 하라고 요청한 것 같다. 직선거리로 1.7km 배달하고 배달비는 5천 원.
오늘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총 4건을 배달했고 18,500원을 벌었다. 피크타임이 아니라 그런지 배달 콜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아직까지 배달을 2개 이상 묶어서 다니지 않고 무조건 음식을 수령하면 바로 해당 고객 집으로 배달하는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묶어서 배달해야 돈이 좀 될 것 같은데 자전거로 그렇게 묶어서 배달하면 음식도 제때 배달 못할 것 같고, 무리하게 속력을 내야 할 일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도 올라갈 것 같다. 물론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말이다.
얼마 전에 구매한 1,990원짜리 후미등이 도착했다.
생각보다 많이 작다.
노트북 usb 단자에 연결해서 충전 중. 건전지 값 아끼려고 충전식으로 구매했고, 돈 아끼려고 최대한 싼 걸 구매했는데 조만간 후회할 것 같다. 다소 조잡한 느낌.
일단 불은 들어오는데.... 야간 도심 도로를 주행할 때 눈에 뜨일 정도로 밝지가 않다. 자동차 불빛에 파묻혀 거의 보이지 않을 확률이 높다. 일단 다음에 야간에 일을 나가게 되면 테스트는 해 볼 생각이다.
오늘은 2시쯤 전철을 탔다. 조금 더 일찍 나가서 점심때를 노려야 하는데, 이놈의 게으름은....
배달 중 찍은 사진. 미세먼지로 하늘이 뿌옇다.
오후 5시쯤 집으로 가는 전철 안에서. 저녁식사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하려다 보니 4개만 배달하고 마무리했다.
자전거 기준으로 그냥 몸에 무리가지 않게 쉬엄쉬엄 하겠다 생각하면 6개 정도, 그냥 남들만큼 적당히 하겠다 하면 하루 10개 정도. 10개 정도 하면 자전거 타고 이동하는 거리가 30km는 훌쩍 넘을 텐데 하루 이틀은 가능해도 매일 자전거로 30km를 주행한다? 글쎄 20대, 30대면 가능하겠지만 40대부터 웬만한 체력이 아니면 쉽지 않을 거다. 물론 해결책은 있다. 바로 전기자전거를 구매하는 것이다. 배터리 용량이 충분한 걸 고르면 100만 원은 훌쩍 넘는다. 전기자전거를 구매할까 생각도 해 봤는데 아직은 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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