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일기 (2019년 이후)/배달대행 알바 도전일기

배민 커넥트 자전거 아르바이트 세 번째 날, 시급으로 따지면 만원이....

manwon 2020. 7. 2.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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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28일 토요일 - 배달대행 알바 도전 일기

12월 22일 일요일에 배달을 나갔고 오늘이 12월 28일 토요일이다. 6일 만에 다시 배달을 나가는 건데, 확실히 강제성이 없어서 그런지 일을 잘 안 나가게 된다. 실제로 출근하고 단돈 몇만 원이라도 벌면 기분이 꽤 뿌듯해서 내일도 또 나가야지 하다가 막상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좀 쉬어야지'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하루 쉬게 되면 다음날 일 나가는 게 또 싫어지고 일주일 정도는 우습게 그냥 훅 지나가게 된다. 이 배민 커넥트 일을 아르바이트 삼아 하는 사람은 다들 공감할 거다.

오늘도 나가지 말까 하다가 오후 1시가 넘어서야 밍그적 대면서 나갈 준비를 했다.

 

가방 속 배달음식이 넘어지지 않도록 고정하는 뽁뽁이 2 뭉치와 거의 빈 2리터짜리 생수병을 넣었다.

 

배달 중 괜히 찍은 사진. 오늘은 좀 흐린 날씨였다.

전철은 오후 2시가 훌쩍 넘어서 탑승했다. 배달지에는 오후 3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고 배민 앱을 켠 후 15분 정도 콜이 없어서 기다렸다. 결과적으로 오후 3시 15분부터 오후 5시 정도까지 배달했는데 총 18,300원을 벌었다. 보험료 같은 것 나중에 정산하면서 빼면 대충 14,000원 정도 번 셈인데 순수 배달하는 시간만 따지면 시급 7,000원 정도 될 것 같다. 나는 뭐 자전거 타는 걸 워낙 좋아하니까 운동하는 셈 치고 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거라 시급이 만 원 밑으로 나온다고 크게 상심하지는 않는 편이다. 하지만 현재 가장 마음에 걸리는 건 집에서 배달지까지 전철을 타고 왕복 1시간 30분 이상 소요된다는 점.

첫 배달은 브리또인에서 음식을 픽업했는데 픽업지까지 가는 길이 긴 다리를 건넌 후 조금 위험한 굴다리를 통과해야 했다. 그리고 다시 전달지로 갈 때는 다시 그 굴다리를 통과한 후 다리를 건너야 했는데 이런 루트가 시간도 꽤 소요되고 다른 평이한 배달에 비해서 정신적 신체적 소모도 더 큰 것 같다. 두 번째 배달은 덮밥집이 픽업지였는데, 앱에 나온 상호와 실제 상호가 달라서 처음에 잠시 당황했었다. 세 번째 배달은 스포츠센터 2층에 있는 꽤 큰 중국집이었다. 자동문이 열리고 프런트로 가서 "안녕하세요 배달의 민족입니다"라고 말하니 종업원인지 지배인인지 아무 소리 없이 손으로 한쪽 복도를 가리켰다. 그쪽으로 쭉 들어가니 큰 주방이 나왔고 조선족 아주머니 몇 분이 계셨는데 그분들께 음식을 건네받았다. 네 번째 배달은 요거프레스가 픽업지였다. 내 위치에서 북쪽 대로로 가야 한다고 내비게이션에 표시가 됐는데 막상 10분 정도 열심히 북쪽 대로를 달리는데 갑자기 네비게이션 지도가 상하로 뒤집어졌다. 그러니까 아까 그 위치에서 남쪽으로 달려야 하는데 반대로 북쪽으로 달렸던 것이다. 내 스마트폰인 V20의 GPS가 가끔 이렇게 엉뚱하게 오동작을 한다. 10분이나 그것도 엄청 빠른 속도로 반대방향으로 달렸기에 원래의 전달지로 시간 내에 배달하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마음은 급해지고 다시 미친 듯이 페달을 밟았다. 다행히 10분 정도 늦었는데도 고객은 별 다른 소리가 없었다. 배달을 마치고 나니 갑자기 긴장이 풀리면서 힘이 쭉 빠졌다. 갈증이 나서 물을 조금 마시고 오늘 배달은 마치기로 결심하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오니 저녁 6시가 넘더라. 운동도 하고 용돈도 벌고 좋은데 전철로 왔다 갔다 해야 하는 게 영 마음에 안 든다. 우리 동네에도 배민 커넥트 서비스가 시작되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당분간 그럴 희망은 없는 것 같고.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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