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일기 (2019년 이후)/배달대행 알바 도전일기

배민 커넥트 자전거 아르바이트 네 번째 날, 6개 배달하고 27,500원 수입

manwon 2020. 7. 3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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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3일 금요일 - 배달대행 알바 도전 일기

2020년 1월 배민 커넥트 목표를 세웠다. 1월 한 달 동안 15일 이상 출근하는 게 목표다. 한 번 나갔을 때 최소 4개 이상을 해서 1월에 총 60개의 배달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과연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은 집에서 늦게 나왔다. 전철을 타고 배달지에 도착하니 오후 5시 20분이 넘었다. 오늘은 처음으로 저녁 배달을 하는 날이다. 오후 5시부터 저녁 7시 혹은 8시까지 해서 얼마나 콜이 자주 뜨는지, 어느 정도 수입을 올릴 수 있는지 실험해 보기로 한 셈.

 

오후 6시 30분이 조금 넘은 시간. 벌써 어두워졌다. 

 

오늘 배달은 우여곡절이 초반부터 있었다. 해당 내용은 아래 정리하는 부분에 다시 기술하겠다. 여하튼.... 어두운 저녁에 배달을 하니, 길 찾는 게 확실히 더 어려워졌다. 아파트 벽에 쓰인 동의 숫자가 잘 보이지 않아서 꽤 애먹었다.

  

다행히 실내 자전거 보관소를 발견했다. 여기에 자전거를 묶은 후 전철을 타고 집으로 복귀하는데, 아무래도 마음이 한결 가볍다. 비 맞을 일도 없고 참 좋다.

 

배달을 마치고 전철에 올랐다. 이때가 밤 9시 10분 경. 

 

저녁 배달을 위해서 전조등과 후미등을 구매할 예정이다. 집에 와서 컴퓨터를 킨 후 엄청 싸구려 후미등을 1,990원에 결제했다. 

오늘은 총 6개 배달했고 27,500원을 벌었다. 사업소득세 820원, 사업소득지방세 80원, 산재예수금 3,200원을 제하고 실 수령액은 23,400원이다.

 

오늘 배달내역 정리

첫 번째 배달은 픽업지가 삼계탕집이었다. 전달지도 그리 멀지 않은 곳의 아파트였다. 4,500원 수입.

두 번째 배달은 픽업지가 돈가스집이었다. 현재 위치에서 픽업지로 가기 위해서 내비게이션을 보니 일단 강을 건너야 했다. 신나게 다리를 지나서 내비게이션이 가리키는 위치로 왔는데, 어쩐 일인지 깜깜한 곳에 아파트 1단지만 덜렁 있다. 여기서 1차로 당황하기 시작. 몇 백 미터 이동해서 해당 아파트의 상가로 갔는데 돈가스 집은 거기에도 없었다. 여기서 2차로 또 당황. 안 되겠다 싶어서 돈가스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배달의 민족인데요. 거기 위치가 어딘가요?"라고 물으니 전화를 받은 아주머니가 대충 위치를 설명해주셨는데, 당연히 이 동네 지리를 모르는 나로서는 어디로 가야 할지 감이 전혀 잡히지 않았다. 여기서 3차로 또 당황. 순간 머리에 번쩍한 것이 있었다. 배민 앱을 다시 황급히 보니, 목적지가 전달지로 설정된 상태였다. 그러니까 음식점에서 음식을 받으려면 픽업지를 누른 상태에서 내비게이션을 보고 이동해야 하는데, 나는 음식을 받을 고객의 집인 전달지를 누르고 자전거 페달을 신나게 돌리고 왔던 것이었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입술과 심장이 바삭바삭 마르기 시작하고 엄청난 갈증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앱의 목적지를 픽업지로 다시 설정하고 내비게이션을 보며 달리기 시작했다. 이 동네 지리를 모르니까 내가 지금 달리는 길이 동서남북 어디인지 분간도 힘들었다. 힘들게 돈가스집에 도착한 후 다시 전달지로 향했다. 그러니까 아까 도착한 그 썰렁한 아파트 단지가 나왔다. 픽업지와 전달지를 헷갈리면 절대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실제 돈가스집과 전달지의 거리는 직선거리로 0.5km밖에 되질 않아서 배달비는 4,000원. 그 고생을 하고.  

세 번째 배달은 픽업지가 김밥집이었다. 김밥을 챙기고 전달지로 가기 위해 또 다리를 타고 강을 건넜다. 직선거리로는 1.4km라고 나오는데 실제 거리는 3km도 넘을 것이다. 4,500원 수입.

네 번째 배달은 설렁탕집이었다. 이번 건은 다리를 건너지 않는 코스라 수월했다. 직선거리로는 1.7km 나왔고 배달비는 5,000원 수입. 이 정도는 말 그대로 꿀콜이라고 할 수 있다. 전달지가 오피스텔이었는데 출입구를 찾느라 조금 헤맨 걸 빼면 말이다. 

다섯 번째 배달은 국수집이었다. 당시 위치에서 그 국숫집까지 꽤 먼 거리였지만 그냥 콜을 수락하고 달렸다. 다리가 조금 뻐근해지기 시작했다. 이미 깜깜해진 밤길을 달리는데 당이 떨어지는지 머리가 멍해지기 시작했다. 국숫집에서 직선거리로 0.8km의 빌라로 전달을 해야 했는데, 이때도 빌라 출입구를 찾느라 조금 헤맸다. 점심을 먹고 아무것도 안 먹은 상태인데 이때가 저녁 8시가 넘은 때였다. 4,500원 수입.  

여섯 번째 배달은 스테이크집었다. 요새는 스테이크도 배달이 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다시 북쪽으로 꽤 먼 거리를 달린 후 스테이크집에 도착했다. 음식이 나오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이때 배도 고프고 정신이 멍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것만 배달하고 집으로 돌아가겠다 생각을 했다. 스테이크를 가방에 넣고 전달지로 향하는데 다시 남쪽으로 한참 달려야 했다. 직선거리로 1.9km이니 실제로는 2.5km 이상 달려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또 발생했다. 전달지가 아파트나 빌라가 아닌 일반 건물이었고, 앱에는 신주소로 표시가 돼 있었는데, 그 근처 건물들이 신주소 대신에 구주소로 표기된 곳이 많았다. 근처 슈퍼로 가서 물었지만 잘 모르겠다는 소리만 듣고 그 근처를 빙빙 돌며 대략 5분은 헤맨 것 같다. 다행히 한 건물 벽에 누군가가 신주소 지번을 검은 펜으로 써 놓은 게 보였다. 5,000원 수입. 

배도 고프고 정신도 하나도 없었다. 깜깜해졌고 이 동네 지리도 잘 모르는데 당이 떨어져서 그런지 방향감각도 사라지는 것 같았다. 집으로 가기 위해서 전철역까지 가야 하는데, 북쪽으로 한 5km는 달려야 했을 것이다. 전철을 탔을 때가 9시 10분이니 집에는 10시가 넘어서 도착했을 것인데 오늘 총 수입은 23,400원이다. 이거 이거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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