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일기 (2019년 이후)/밀가루 끊기 다이어트

밀가루 끊기 다이어트 일기 14일 차 - 밀가루 없는 햄과 고기를 먹다

manwon 2019. 7. 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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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5일 금요일. 밀가루 끊기 베타 테스트 기간 40일 + 본격 도전 14일 = 총 54일 차다. 

마지막 기록이 6월 27일이었다. 개인적인 일도 있었고 무엇보다 할머니가 갑자기 입원을 하게 되어서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못했다. 기록하지 못한 날에도 밀가루 끊기 약속은 대부분 잘 지켰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내가 하루에 먹은 음식 모두를 사진과 글로 기록했는데,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 예정이다. 밀가루를 제외하고 내가 하루 동안 먹는 음식은 대부분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그간에 올린 음식 사진만으로도 충분한 기록이 될 것 같다. 앞으로 사진은 내가 먹은 것 일부만 올릴 것이다.

위 표를 보자. 거의 2달만에 5.4kg을 감량했다. 확실히 밀가루를 끊는 것이 다이어트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밀가루를 끊겠다고 결심하는 순간부터 먹을 수 있는 음식의 개수가 절반 이하로 확 줄어들기 때문에 살이 빠지는 것 같기도 하고, 식욕폭발의 강도와 횟수가 예전보다 많이 줄어드는 것 같기도 하다. 

 

스팸, 햄, 소세지에는 대부분 밀가루가 들어가 있다. 또한 아질산나트륨 같은 것도 있어서 밀가루 끊은 이후로 먹지 않고 있었다. 밀가루가 들어있지 않은 햄, 소시지를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cj제일제당에서 나온 '더 건강한 자연에서 얻은 재료 라운드햄'이라는 상품을 찾게 되었다.

 

밀가루도 없고 아질산나트륨도 들어있지 않은 것 같다. 맛은 자극적이지 않고 뭐랄까 평평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밀가루 끊었을 때, 일반 햄이나 소세지 대신 먹기에는 충분히 맛있는 편.

 

할머니 건강에 이상이 생겨서 병원에 왔다. 멍청하게도 진료예약을 미리 하지 않고 그냥 외래로 왔는데 대기시간만 2시간. 어머님과 할머님은 병원에 계시고 나는 근처 뒷산으로 와서 심호흡 좀 했다. 

 

저기 보이는 게 병원 건물.

 

남는 병상이 없어서 응급실 비슷한 임시 공간의 침상에 모셨다. 어머님은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하셔서 병원 로비에 있는 카페에서 샌드위치를 하나 사서 드렸고, 나는 병원 앞 식당으로 왔다.

 

돌솥비빔밥 7,000원. 사실 돌솥비빔밥을 식당에서 먹은 게 한 십년은 넘은 것 같다. 밀가루를 끊기 전에는 돈가스나 라면, 햄버거, 냉면.... 뭐 이런 걸 더 선호해서 돌솥비빔밥을 주문하지 않았었다. 할머니 병환으로 마음은 무겁고 머릿속은 복잡한데, 오래간만에 먹는 거라고 이게 또 입에서는 맛있네.

병실이 없어서 언제 입원실로 올라갈까 마음이 무거웠다. 오늘 입원이 될지, 내일이 될지 알 수가 없다는데 무턱대고 기다리기만 하니 이것저것 스트레스. 

 

다행히 오후 늦게 병실이 하나 났다. 어머님이 보호자로 병실에 남으시고 나는 일단 집으로 왔다. 동네 마트에서 '더건강한 통목살 스테이크'를 사서 프라이팬에 구웠다. 이것 역시 밀가루 없는 제품. 하루의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좀 풀고 싶었다. 저런 게 2덩어리 들어가 있고 세일가로 5,900원인가에 구매했다. 무지 싸지?

 

이런 느낌. 부드럽고 짭짤하니 맛이 좋다. 오늘은 마음 고생이 많았으니 기름진 음식을 허락하노라.

 

할머님 입원 이튿날. 아침 8시까지 병원에 갔다. 회진 돌 때 어제 한 각종 검사 결과를 얘기해줄 것 같아서 일찍 병원에 갔는데 담당의가 갑자기 수술실에 들어갔다고 해서 부담당의에게 전화로 결과를 들었다. 다시 동네로 돌아와서 베트남 쌀 국숫집에 가서 늦은 아침을 먹었다. 무슨 볶음밥인데 3,900원. 가격을 생각하면 괜찮은 맛이었다.

 

새우튀김도 시켰다. 아마 저 튀김옷에 밀가루가 있겠지. 일행도 있어서 아예 안 먹기는 좀 뭐해서 2개만 먹었다. 애초에 밀가루 끊기 기준이 저 정도 튀김옷에 들어간 밀가루 음식은 가급적 금지이고 상황상 어쩔 수 없다면 먹는 것을 허락하기로 했다. 이 정도는 선방한 거라 생각한다. 

 

할머니 입원 3일째. 병원에 가기 전에 점심을 먹는다. 저 에어후라이에 과연 무엇이 들어있을까?

 

저 둥그런 것은?

 

그렇다. '더건강한 통목살 스테이크'

 

에어 후라이어로 구워 봤다. 프라이팬으로 구운 것만 못하지만 그래도 맛있다. 

 

할머니가 아프신 것도 그렇고, 그것에서 파생된 또 다른 문제들로 스트레스도 좀 받고 언짢은 마음도 좀 생겼다. 그러다 보니 얼큰하게 라면이라도 하나 끓여 먹고 싶었는데 그러진 못하고... 대신 기름기 가득한 통목살 스테이크로 나의 마음과 육신을 조금 달래준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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