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일기 (2019년 이후)/밀가루 끊기 다이어트

40일 간의 밀가루 끊기 베타 테스트 보고서

manwon 2019. 6. 2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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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생 때의 이상한 첫 경험

아주 오래 전의 경험이지만 분명 그때의 상황과 느낌을 기억하고 있다. 국민학교 1학년 때인가, 하여튼 아주 어렸을 적에 짱구라는 과자를 처음 먹기 시작한 무렵이었다. 저녁을 배불리 먹었는데 이상하게 뭔가를 더 먹고 싶은 허전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태어나서 그때까지 그런 느낌은 없었다. 어린 나이에 그 첫 느낌이 참 이상했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저녁을 방금 먹었는데, 왜 허전하지?". 그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짱구라는 밀가루 과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서 뚱뚱한 아저씨가 되었다. 뚱뚱함이 지속될수록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담배도 끊고 술도 끊었다. 중독된 것을 끊는 것은 처음에는 괴롭지만 그만큼 상쾌한 쾌감을 준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무거운 체중은 여전했고 아직까지 나의 건강을 나쁜 상태에 머물게 하는 나쁜 습관이 내게 존재할 것이다라는 추측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어느 날 도서관에서 '밀가루 똥배'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밀가루가 괜찮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지만 밀가루가 좋지 않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내가 읽은 '밀가루 똥배'의 저자는 후자에 속한다. 그 정도 또한 강하다. 밀가루는 마약에 버금갈 정도로 중독성이 있고, 비만뿐만 아니라 만병의 근원이다라는 주장을 한다. 그 책을 읽고 밀가루를 한 번 끊어볼까 생각할 무렵, 그러니까 작년부터 몸에 없던 질병이 한 개 두 개 생기기 시작했다. 손가락에 건초염이 생겼고 한 달 후에는 발바닥에 지간신경종이 생겼다. 무엇보다 예전보다 훨씬 소식을 하고 꾸준히 운동을 하는데도 체중이 전혀 줄지를 않았다. 아니 오히려 체중이 늘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85kg에서 89kg이 되었다.
 

 

과연 밀가루 끊기가 가능할까? 

체중도 감량하고 체질도 개선하고자 밀가루를 끊기로 결심했을 때,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됐다. 결론부터 말하면 완전히 밀가루를 끊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간장과 고추장에도 밀가루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내가 밀가루를 끊겠다고 집에서 요리할 때 간장과 고추장을 새로 만들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밀가루가 없는 음식을 검색할수록, 밀가루가 안 들어간 음식이 거의 없다라는 현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절충안을 다음과 같이 만들었다.

  • 절대 금지하는 음식: 빵, 라면, 만두, 핫도그, 돈가스, 스낵처럼 밀가루가 덩어리째 명백히 들어 있는 음식. 
  • 가급적 금지하는 음식: 햄이나 소시지 등이 잘게 들어간 볶음밥 같은 음식
  • 허용하는 음식: 간장이나 고추장 외에는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음식. 예를 들면 찌개, 탕 같은 것.

위에서 절대 금지하는 음식을 먹게 되면 도전은 실패하는 걸로 결정했고 대략 40일 동안 위의 절충안대로 밀가루 끊기에 도전해 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조금 힘들지만, 할 만했다. 체중은 89kg에서 86kg으로 3kg 감량했다. 물론 밀가루 끊기에 도전하면서 실내 자전거를 하루에 30분 정도씩 타는 습관도 들였다. 밀가루 끊는 것이 꽤 고통스러운 일이기도 하지만 밀가루라는 어떠한 굴레에서 조금씩 해방되어가는 느낌도 분명히 있었다. 

 


본격적으로 밀가루 끊기 도전 일기를 작성하기로 하다

현재 86kg이다. 비만이라고 봐야지. 이 체중이 70kg이 될 때까지 밀가루를 끊는 과정을 일기 형식으로 본 블로그에 작성하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아래는 그간 틈틈이 찍어 놓은 사진들이다.

 

아직 밀가루를 끊기 전이다. 

 

튀기지 않은 건면이다.

 

하지만 밀가루 덩어리. 결국 이게 나의 마지막 라면이 되었다.

 

외식할 때 밀가루 음식을 제외하니 먹을 게 별로 없다. 그래서 뼈다귀 해장국을 몇 번 먹었다.

 

이건 갈비탕.

 

집에서 먹은 청국장. 

 

베트남 쌀국수와 무슨 튀김. 이 음식들도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썼다고 한다.

 

간식으로 고구마.

 

버터에 간장 넣고 저 김자반 넣고 비벼 먹으면 꿀맛이다.

 

아침에는 간단히 선식 1봉을 먹을 때도 있다.

 

어머님이 메밀가루로 수제비를 만들어 주셨다. 감사합니다.

 

오트밀도 주문했다.

 

대용량이 2개나. 오트밀도 처음 시도해 보는데 꽤 괜찮다. 포만감이 오래 가고 칼로리가 낮고 영양성분이 충실해서.

 

아이스크림이 몹시 먹고 싶어서.

 

밀가루는 빼고 먹었다.

 

어머님이 만들어 주신 쌀 떡볶이. 감사합니다.

 

밀가루 끊기 생활을 할 때 과자가 몹시 땡길 때가 있다. 그래서 감자로 만든 스낵 중에 밀가루 없는 제품만 사서 먹었다.

 

형과 어머님과 외식을 했는데, 내가 밀가루를 먹을 수가 없어서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 위 사진은 충무김밥.

 

어머님이 쌀로 만든 소면으로 비빔국수를 해 주셨다. 감사합니다.

 

순두부 찌개.

 

오늘은 스팸이 들어간 김치볶음밥을 먹었다. 

 

내가 스팸을 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어머님이 깜빡하셨나 보다. 

오늘처럼 볶음밥 류에 들어가는 햄이나 소시지는 가급적 금지음식으로 정한 것이다. 오늘처럼 어쩔 수 없는 경우는 허락하기로 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스팸을 먹다 보니 식욕이 폭발해서 거짓말 안 하고 3그릇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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