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뷰 & 잡학

그래서 오늘 나는 외국어를 시작했다 읽기 시작

manwon 2019. 2. 23.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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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개발서는 사실 독자보다는 글쓴이를 개발시키는 경우가 더 많다. 책 제목은 정말 화끈하게 잘 뽑는다. 하지만 결국 '이렇다더라' 수준의 졸작이 대부분. 독자의 소중한 시간을 갉아먹고 생긴 배설물은 저자의 통장을 배불린다. 

그래도 도서관에 가면 매번 자기개발서를 뒤적이게 된다. 나는 개발이 한참 필요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대신 요령이 생겨서 페이지 몇 장 후루룩 넘기면 책의 수준을 대충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 나는 외국어를 시작했다 - 츄스잉 지음, 청림출판 

저자는 타이완 사람이다. 

10개 국어에 도전하면서 느낌 점을 정리한 책 같다.


'두 달이면 외국어 하나가 끝!'

사실 이 문장은 낚시다. 

이 문장에 대한 내용이 궁금해서 해당 부분을 먼저 읽었는데, 저 두 달이라는 기간 동안 하나의 외국어를 마스터할 수 있다는 소리가 아니다. 외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기초적인 토대를 만들 수 있는 기간이 대략 두 달이면 되지 않을까 정도의 추측만 책에 쓰여 있다. 

해당 주장에 대해서 저자는 '뭐 이 정도면 되지 않을까' 수준의 추측을 근거라고 3개 정도 제시하고 있다. 자기개발서에서 이 정도 낚시는 애교로 넘어가 주겠다.


그래도 도서관에서 이 책을 대여한 이유는...


'언어가 행위를 결정한다'의 예시로 든 내용이 조금 흥미로워서였다. 

아래에 그 내용을 요약하면서 오늘 글을 마치겠다.

책을 읽다가 기록할 만한 내용이 있으면 새로 포스팅하겠다.

타이인은 남의 꽃병을 깨뜨렸을 때 상대방에게 "신경 쓰지 마"라고 한다. 

만약 꽃병 주인이 영어권이라면 "물건을 깨뜨린 건 너야. 신경 쓰지 마라는 말은 내 입에서 나와야지"라는 반응을 보이며 기분 나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어권에서 위와 같은 상황은 '누가 꽃병을 깼다'고 표현한다. 

즉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고, 책임을 따져서 가해자에게 벌을 준다는 사고 방식이다. 

하지만 타이어권에서는 '꽃병이 깨졌다'고 표현을 한다. 

누군가 벌을 준다는 생각을 하기 전에 피해자 회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타이인이 "신경 쓰지 마"라고 얘기한 건 꽃병을 잃은 사람이 괴로워하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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