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청소기를 들고 할머니 방에 들어갔다가 그곳에 있는 책장에 눈길이 갔다. (주)한국일보 타임-라이프에서 발행한 세계의 대도시 전질이 꽂혀 있었다. 어렸을 때 책을 좋아하는 형을 위해서 어머님이 고가의 책들을 덜컥덜컥 구매하셔서 종종 부부 싸움을 하셨던 기억이 난다. 이 책들도 그중에 하나다. 10대 도시 중 동경 편을 한 권 빼서 방으로 들고 왔다.
1980년대 당시 굉장히 고가였고 그만큼 고급 양장본이다.
책 속의 글은 거의 읽지 않고 사진만 봐도 재밌었던 기억이 난다.
보통 토요일에 일찍 집에 와서 짜파게티나 라면을 끓여 먹으면서 식탁 한쪽 옆에 책을 펼치고 보곤 했다.
라이프 세계의 대도시 - 타임 라이프 북스
타임 라이프는 1961년 미국의 TIME 사가 창립한 출판사다.
어린 나이의 내가 볼 때도 사진이 참 독특하다고 느껴졌다. 위 사진은 일본 동경의 긴자거리를 찍은 사진이다.
디지털카메라와는 또 다른 필름 카메라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첫 장을 펼치자마자, 이 책 특유의 냄새가 난다.
순간 국민학생 때의 나로 돌아가는 듯하다.
"아 이 냄새..."
도쿄를 도오꾜로 표기한다.
몇 십 년 전, 내 머릿속 뉴런에 처음 달라붙은 이래, 어두운 곳 깊숙한 곳으로 시간과 함께 가라앉은 화석과도 같은 기억의 단편이 빛의 속도로 치솟아 오르며 부활한다.
나의 전두엽을 두들긴다. 마치 기지개를 펴는 듯도 하고, 갑자기 일어나다 현기증이 나는 듯도 하다.
"아 이 냄새..."
이 사진도 꽤 마음에 든다.
라이프 세계의 대도시 - 동경, 저자는 포스코 마라이니.
(주)한국일보 타임-라이프 발행.
1982년이라니 맙소사.
지금 도쿄는 공기가 매우 깨끗한 편이다.
그런데 책의 차례를 보니, 그 당시 도쿄의 고민이 대기오염이라고 하니 신기하기도 하다.
일본의 경우 대기오염 문제를 나름 지혜롭게 해결한 듯싶다.
이런 점은 우리나라도 배워야 한다.
눈이 쓰릴 정도의 대기오염이라...
두꺼운 편은 아니지만 굉장히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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