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는 일기장에

[일기] 무제

manwon 2012. 5. 1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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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10일

살다보면 섭섭함을 느낄 때가 있다. 따져보면 덧셈과 뺄셈으로 설명이 된다. 섭섭해할 필요 없다.

비타민C가 부족하면 비타민C를 투입해야 한다. 비타민 A, B, E 가지고 밤낮 지지고 볶아 봐라. 그게 되나.




밤 11시에 느닷없이 인터폰이 울렸다. 이 늦은 시간에 택배를 찾아가라고 호출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낮에도 집에 사람이 계속 있었기에 더욱 이해가 가질 않았다. 옷을 챙겨 입고 경비실로 갔다. 경비 아저씨는 경비실 뒤편에 딸린 화장실에서 얼굴에 비누칠을 하고 있었다. 

"택배 찾으러 왔어요." 라고 말을 하며 경비실 안을 훑어봤다. 순간 경비 아저씨가 인터폰을 잘 못 쳤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1503호라고 적힌 택배 대신에 1203호라고 적힌 택배가 보였다. 

경비 아저씨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처음 오신 분인 것 같다. 큰 얼굴에 대머리이고 얼굴에 살이 좀 있는 편이다. 인상을 보니 나쁘게 살아오신 분 같지는 않다. 그 정도는 대충 보면 나온다. "수고하세요."라고 말을 하고 밖으로 나오려는데 나에게 뭐라고 뭐라고 말을 하신다. 틀니를 했는지 발음이 새는데, 마지막에 들리는 말이 "1분만 있다 가세요." 라는 것이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정신이 1초, 2초 정도 흔들렸다 돌아왔다.  

"왜 그러시죠?" 
"아 헛걸음하게 해서 미안해서, 좋은 것 알려 드리려구요"

그리고 이어지는 경비 아저씨 아니 경비 할아버지의 말은 자신의 아들이 공부를 잘 못 하는 편이었는데, 주산을 배워서 공부를 잘하게 되었고, 현재 감정평가사가 되어서 돈을 잘 벌고 잘 산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나에게 주산의 비법을 알려주겠다며 메모지를 찾아들고 간단한 곱셈과 나눗셈을 적어 나갔다. (위의 사진) 도대체 저 곱셈과 나눗셈이 어떤 주산 비법을 내포하고 있는지는 언급이 전혀 없었다. 바라지도 않고 묻지도 않았다. 

"다음에 또 와요, 그때마다 내가 1분 정도씩 계속 알려줄게요."


2012년 5월 10일 밤에는 그런 일이 있었다고.




2012년 5월 16일

치과를 다녀왔다. 이빨은 괜찮고 잇몸이 안 좋아졌다고 한다. 약을 좀 먹고 스케일링을 하고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늦은 오후라 스케일링은 며칠 후에 하기로 예약을 했다. 평소 양치질을 꼬박꼬박 하는 편이고 치간 칫솔질도 열심히 한다. 담배도 끊은지가 일년이 넘었다. 잇몸이 안 좋아진 이유를 모르겠다. 굳이 몇 개를 떠올리면, 커피를 하루에 3~4잔 마시는 것, 맥주 1캔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마시는 것 정도다. 




2012년 5월 18일

스케일링을 하고 왔다. 한 20여분 걸리는 것 같다. 괴로웠다. 제품에 보증기간이라는 것이 있듯이 사람의 치아도 그러한 것 같다. 대략 30년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 후에는 관리를 잘 한다고 해도 탈이 나는 것을 막기가 쉽지 않다. 물론 개인차는 있겠지만. 

몇 년 전에 충치치료를 한 후로 양치질과 치간 칫솔질을 정말 열심히 해 왔다. 그만큼 이번에 잇몸이 안 좋아졌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내심 이해가 가질 않았다. 예전에 2080이라는 치약의 상자에 써진 문구가 떠오른다. '20개의 치아를 80세까지'라는 의미가 2080이다. 하지만 사람의 치아는 28개. 즉 양치질 열심히 해도 8개 정도 빠지는 것은 선방이라는 것이다. 2080이라는 뜻이 '20세의 치아를 80세까지'가 아니다. 


오른쪽이 잇몸약 그리고 치간 칫솔과 치실. 

치실은 사용법이 불편해서 하지 않았는데, 오늘부터 추가했다. 치간 칫솔질과 양치질을 시간 들여서 하는데 대략 5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중간에 간식이라도 먹으면 또 양치질을 했는데, 어쩔 때는 하루 종일 양치질을 하다가 하루가 다 간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런데도 잇몸이 안 좋아졌다니. 

치실질까지 추가하니 시간이 대략 10분 넘게 걸리는 것 같다. 무슨 검객이 결투나가기 전에 칼 닦는 것도 아니고. 밥 먹고 화장실 거울 앞에서 아직 어색한 치실을 이빨 사이에 쑤셔 넣으니 짜증이 난다. 가끔 치실이 들어갔다가 잘 안 빠질 때가 있다. 거울을 보니 면도도 해야 된다. 아오.



양치질 아니 종합 치아 관리를 하는 시간이 아까워서 그것을 하면서 음악을 듣기로 했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가 적절히 어울린다. 화장실에서 관리를 마치고 들어와서 플레이 타임을 보니 6분 57초 + 7분 20초 + 5분 23초 = 대략 20분이 흘렀다. 

커피를 끊어야 되는지, 일단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생각해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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