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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16일
서편으로 해가 넘어가는데 색이 곱다.
지난 금요일부터 오늘 금요일까지 일주일하고 하루를 감기몸살로 고생하고 있다.
어려서는 감기를 자주 앓았고, 한번 앓으면 매번 열도 너무 많이 나곤 했다.
헛것이 보이기도 하고, 손바닥이 오그라들다가 하반신 전체가 마비가 되기도 했었다.
그래서인지 스무살이 넘고 부터는 감기몸살에 잘 걸리지 않는 체질이 되었다.
몸살이 오는 듯 하다가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번것은 의외로 나를 좀 괴롭히고 있다.
오늘 저녁에서야 좀 괜찮아졌다.
이 많은 코가 도대체 어디에서 다 나오는거야.. 이런.
웰시코기라는 개인데, 죽은 누렁이와 많이 닮았다.
차이점이 있다면 누렁이가 귀가 좀 더 작고, 꼬리가 풍성하게 있었다는 점 정도.
누렁이는 똥개였다.
여하튼, 아마 웰시코기 쪽 피가 좀 섞였던지, 이유는 잘 몰르겠지만 위에 나오는 녀석처럼 흰양말을 신었고, 가슴팍에 살집도 두둑했고 흰털도 정말 수북했다.
앞다리 쪽 등판 살 접히는 것까지 같네.
다리 짧은 것까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키우기 시작했다.
막내인 내겐 동생 같은 놈이었다.
군대에 입대하게 되었고 형에게 산책 시켜줄 것을 부탁했다.
고등학교 때 날씬했던 몸은 이상하게도 대학 들어가면서 체중이 갑자기 불기 시작했다.
90kg이 조금 넘었던 것 같은데 논산훈련소에서 퇴소할 때 60kg 정도로 살이 빠졌다.
여름군번이었는데 목 말라서 죽을 뻔 했던 것 같다.
훈련소 퇴소식 때 가족이 면회를 와서 들은 예기가 누렁이를 개장수에게 팔았다는 것이었다.
아랫집 정씨 아저씨와 외할머니가 가족들 몰래 처리한 듯 했다.
솔직히 당시 군생활이란 것에 대한 적응이 너무 힘들어서 누렁이의 죽음을 처리할 여력이 남아있질 않았다.
1초 사이에 분노하고 슬퍼하고 좌절까지 머리속에서 순식간에 처리한 후 5초 후에는 잊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제대를 하고 또 세월이 흘러서 서른이 넘어가면서 가끔 꿈에 죽은 누렁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군대를 가기 전에 담배를 피러 옥상에 올라갈 때 운동도 시킬겸 누렁이를 안고 올라갈 때도 있었고 귀찮아서 나 혼자 올라갈 때도 있었는데, 그럴 때면 같이 올라가자고 컹 컹 두번씩 짖으며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 얼굴을 꿈에서 본 후로,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불쌍해서 미안한 마음만 눈덩이처럼 커져갔다.
이렇게 몸살이 나고 마음이 약해질 때면 가끔 생각이 난다.
미안하다. 누렁아.
좋은 곳에 갔기를 ..
2011년 12월 18일
17일 토요일 연말이라 B와 K와 만났다.
B는 라식수술을 받았는데 굉장히 만족스러워했다.
1차 2차 즐겁게 마시고 떠들다 헤어졌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약 1시간 가량 기억이 없다.
그리 많이 마시지 않았는데.. 참 큰일이네.
기억이 돌아온 곳은 집으로 가기 위해서 타야하는 심야버스 정류장.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다)
새벽 1시쯤 도착한 그곳에서 3시까지 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가 오지 않는다.
노선이 없어지거나 정류장의 위치가 변경이 되었나.
그 추위에 2시간을 서 있었는데 그렇지 않아도 코감기에 고달픈데. 아..
결국은 근처 지하상가에서 좀 누워있다가 새벽 첫 전철을 타고 돌아왔다.
집이 정말 따뜻하게 느껴졌다.
서울에서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참 힘들다.
전철시간 전에 술자리에서 일어나서 "안녕 친구들" 하는 성격도 못 되고, 아니 솔직히 마음 같아서는 초저녁부터 마시기 시작해서 다음날 아침까지 술을 마시고 싶다.
하지만 그러면 안되기 때문에 적당히 전철 막차 때 쯤 헤어지는 편인데, 막차를 아차하고 놓쳐버리면 모임 장소에 따라서 심야버스 노선이 없는 지역 같은 경우 참 막막하다는 것.
그나마 맨정신이면 상관이 없겠지만 술을 마신데다가 필름까지 살짝살짝 끊기니..
다음 술자리부터 무슨 방법을 강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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