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도전 (2019년 이전)/02 금연 프로젝트 성공

술자리와 금연. 금연30일차.

manwon 2011. 3. 2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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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중 2번의 술자리...



3월 1일 금연을 시작하고 오늘이 3월 29일이니 거의 한달이 다 되었습니다. 제가 금연에 성공하리라고는 저 자신뿐만이 아니라 주변분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한달정도의 기간 동안 두 번의 술자리가 있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흡연자들이 술자리에서 다시 흡연을 하게 되어 공든탑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흡연욕구 순위를 나름대로 생각해봤습니다.
1위. 스트레스
2위. 술자리
3위. 식사 후나 커피를 마실 때
4위. 아침기상시
5위.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할 때, 혹은 무엇인가 재미있는 것을 읽거나 볼 때
6위. 당구,포커,고스톱 혹은 게임 등을 할 때
7위. 화장실을 갈 때

현재 3위 이하 부분은 나름대로 금연에 대한 내성이 생겨서 별 걱정이 없습니다만, 술자리와 스트레스가 앞으로도 가장 큰 고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3월 21일.
금연 기간 중 첫번째 술자리가 있었던 날입니다.
버스정류장에서 차비를 준비하려고 1000원을 꺼냈는데..
"너 또 술마시러 가냐.."
라고 퇴계 이황 선생님께서 측은하게 쳐다보는 것 같습니다.

"오늘 과연 술자리에서 담배를 참을 수 있을까..."
약속장소로 가는 길이 꽤 을씨년스럽군요.


상호가 대부분 두 글자!
아.. 물론 여기는 약속장소로 가는 중간 지점입니다. 어쩌다보니..

막상 술자리 사진은 없습니다. 만나서 예기하고 어쩌다보니 카메라 꺼내고 그러지를 못했습니다. 여하튼 이 날 소주+고기로 시작해서 꽤 많이 마셨습니다. 오늘의 주제로 돌아와서... 담배는 피지를 않았습니다. 처음에 소주가 들어가고 고기가 구워지고 술과 고기로 취기가 오르기 시작하고 배가 좀 채워질 무렵 엄청난 흡연욕구가 쓰나미처럼 몰려왔습니다만 지난 20여일간 참은 것이 아깝기도 했고 나름대로 자기최면을 좀 걸어봤는데 그것이 유효했던 것 같습니다.

"담배는 술맛을 버린다" 라는 자기최면을 걸고 담배생각이 날 수록 소주를 입에 털어 놓고 놓고 놓고 했더니 이내 만취가 되었고 결과적으로 담배는 한 대도 피지 않았다는...



그리고 두번째 3월 27일 술자리.
기록을 해보니 6일만에 또 술자리가 있었군요. 이 날도 역시 소주+고기로 시작을 했습니다. 지난번과 달리 요번에는 소고기(^^)... 이 날도 마찬가지로 취기가 오르기 시작할 무렵 생기는 흡연욕구를 잘 참아내었습니다. 일단은 담배를 참는 것이 일순위이기에 이 날도 역시 술에 집중을 하면서 참아내었습니다. 맨날 돼지고기만 먹다가 소고기를 술안주로 먹으니 괜찮더군요. ㅎㅎ

2차로 당구장을 갔습니다. 당구장에서도 예전에는 참 담배를 많이 피게 되는 장소였는데 이미 2번이나 술자리에서 담배를 참은 저로서는 크게 걱정이 되지는 않더군요. 그날 친구들도 술자리에서는 담배를 한 대도 피지 않았던 것 같은데 당구장에서는 몇 대씩 피더군요. 아마 승패가 걸린 게임 같은 것도 흡연욕구를 자극하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제일 하수라 저는 승패에 연연하지도 않았습니다. ^^;  이 시점부터 슬슬 정신줄이 얇아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 다음 장소로 막걸리 집을 간 것 같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술이 점점 약해지는군요. 이 날 마지막 장소까지 담배의 유혹을 잘 참아냈습니다. 나름대로 술자리까지 참아냈다는 것이 대단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술 마실때 담배 생각이 나면 술을 더 마셔버리는 꼼수를 쓴 것이기에 사실 좀 찜찜하기도 합니다.

사실 이 날 버스를 타고 오다가 잠들어서 새벽에 종점에서 내렸습니다. 집까지 가는 교통은 다 끊기고 황량한 오지에 새벽에 혼자 남겨지고 날씨는 춥고 하니 좀 짜증도 나고 자신이 한심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어리거나 젊어서는 이런 일들도 나름 재밌다고 여겼고 제 자신이 성격상 편한 술자리에서 술을 내키는 대로 마시는 편이지만 그래도 다행히 주사는 없는 편이라 괜찮다라고 생각을 했지만 이 날 새벽 종점 편의점에서 초코우유를 마시면서 초코우유에서 초코맛이 나지 않는다고 느낄 때 결심을 했습니다. 

"이제는 술도 좀 자제를 해야겠다"

다이어트로 식욕도 자제를 하고 있고 담배도 끊었습니다. 이 참에 술 마시는 것도 적당한 선을 정해두고 그 선을 넘지 않도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행히 술은 마음 먹으면 한동안 마시지 않을수도 있고 마시더라도 취하지 않게 먹을수도 있습니다. 그 동안 술도 마실만큼 마셨으니 이제는 절제를 통해서 또 다른 삶의 다른 즐거움과 쾌락을 찾아야겠습니다.

더 젊어서 깨달았으면 좋았을텐데, 삶의 진정한 맛은 적절하고 적당한 절제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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