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일기 (2019년 이후)/불면증 극복 도전일기

고통이 절반으로 줄다 - 불면증 치료를 위한 자물쇠 프로젝트 2일 차

manwon 2021. 9. 28. 20:27
반응형

야간식이 증후군과 불면증 치료를 위한 자물쇠 프로젝트 2일 차 (2021년 9월 11일)


무사히 1일 차를 넘기고 이제 2일 차다. 어제 1일 차에 느낀 고통은 꽤 컸다. 여기서 고통이라 함은 '불면의 고통'과 '자다 깼을 때 뭔가를 먹지 못하는 고통', 이렇게 두 가지다. 그런데 첫 번째 '불면의 고통'은 사실 참을 만했다. 불면증을 한 해 두 해 겪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정말 힘들었던 건 두 번째인 '자다 깼을 때 뭔가를 먹지 못하는 고통'이었다. 여기서 분명히 얘기하고 싶은 건 이건 배고픔으로 인한 고통은 아니란 거다. 

글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 고통은 마치 담배를 끊었을 때 느꼈던 금단 증상과 매우 유사했다. 자세히 저울질해보면, 어제 자물쇠 프로젝트 1일 차에 느낀 그 고통은 예전에 담배를 끊었을 때 느꼈던 금단 증상보다 오히려 조금 더 고통스러웠던 것 같다. 욕구불만으로 온몸이 답답하게 느껴지다가 빵 터질 것만 같은 느낌인데.... 오늘 2일 차는 과연 어떨지 사뭇 궁금하다.

  

저녁을 오후 5시 30분에 먹었다. 우리 집은 저녁을 상당히 일찍 먹는다. 빠르면 오후 5시, 늦어도 5시 30분이면 먹는다. 이렇게 이른 저녁을 먹는 이유는 99세의 외할머니가 저녁 6시 반이면 잠자리에 들기 때문이다. 나는 평소에 밤 12시에서 밤 2시에 사이에 잠들기 때문에 오후 5시나 5시 30분에 저녁을 먹으면 잠들 무렵에 매우 배가 고픈 상태가 된다. 이런 식습관과 생활패턴은 분명 나의 불면증과 야간식이 증후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을 것이다. 우리 집은 모든 생활 패턴이 외할머니 위주로 돌아간다.

 

오후 5시 50분 정도에 저녁 식사를 마쳤기에 저녁 6시 40분경에 땅콩과 켈로그 후레이크를 조금 더 먹었다. 

 

포도주스 반 잔도 함께 마셨다.

저녁 7시경. 금식 시작!

 

방 조명도 최대한 낮췄다. 원래는 저녁 7시부터 밤 12시나 새벽 1시까지 뭔가를 원기 왕성하게 하는 체질인데, 이번 자물쇠 프로젝트를 시행하면서 그 습관을 바꾸기로 했다. 빠르면 밤 9시, 늦어도 밤 11시 이전에는 잠드는 습관을 갖고 싶다. 즉 저녁 먹고 나서는 잠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적당히 쉰 다음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갖고 싶다는 거다. 저녁에 블로그에 글을 쓰고 뭔가를 읽거나 배우기도 하고 그랬는데 그런 것 다 포기한다는 의미. 낮에 시간 되면 그런 걸 할 요량이다.

 

저녁 7시 12분경. 양치질을 했다. 

 

불을 거의 껐지만 잠은 안 오고 참으로 심심하다. 저녁 7시 47분경에 커피나 차 같은 걸 마시고 싶다는 욕구가 들었다.

저녁 8시 56분. 방문을 잠갔다. 

밤 9시. 잠자리에 들었다. 한 20분 뒤척이다 잠든 것 같다. 

밤 11시 30분. 잠에서 깼다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한 20분 뒤척이다 잠든 것 같다.

 

새벽 1시 20분. 다시 깼다. 화딱지가 나서 방 불도 다시 켰다. 왜 1시간 30분이나 2시간 만에 자꾸 깨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조금 신기한 게, 야간식이 증후군 증상으로 인한 고통이 어제보다 조금 감소한 것 같은 기분이다. 자다 깬 상태에서 뭔가를 먹지 않으면 답답해 미칠 것 같은 증상이 어제보다 대략 50퍼센트 정도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어제는 정말 그 고통이 컸는데, 자물쇠로 통제하고 하루 만에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새벽 1시 32분. 다시 방 조명을 최대한 낮췄다. 아직 잠자리에 들지 않은 상태. 갑자기 쫄면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쫄면을 별로 찾지 않는 편인데, 지금은 왜 갑자기 쫄면 생각이 나는 걸까. 

잠이 안 와서 물을 조금 마셨다. 잠이 오질 않는다. 뭐 여하튼, 자물쇠로 잠그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 이제는 자다 깨서 뭔가를 좀비처럼 먹지 않게 됐으니 홀가분한 기분이 든다고나 할까.

 

새벽 1시 33분. 잠이 너무 안 와서 컴퓨터를 잠깐 켰다가 껐다. 

새벽 2시 10분. 잠이 안 온다. 하지만 야간식이 증후군에 따른 음식 갈망은 이제 거의 사라진 상태다. 

새벽 2시 14분.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4시 1분. 다시 깼다. 벌써 3번째 깬 거다. 너무 힘들고 짜증이 났다. 왜 이렇게 자꾸 깨는 거냐고!!!

새벽 4시 9분. 다시 누웠다. 

새벽 4시 52분. 다시 깼다. 더 자는 건 포기.

자물쇠 프로젝트를 30일 정도 진행하면 야간식이 증후군도 사라지고 불면증도 치료가 될까? 새벽에 뭔가를 먹지 못해서 느끼는 괴로움은 어제보다 절반 정도로 줄었는데, 3번이나 잠에서 깨다 보니 그것으로 인해 몸과 정신이 다소 피폐해진 상태다.

 

새벽 5시 23분. 어머님이 새벽 운동 나가시면서 자물쇠를 풀어주신다. 그걸 기다리는 중.

 

불면으로 고생한 나의 잠자리. 

 

새벽 5시 30분. 드디어 자물쇠가 풀리고 문이 열렸다! 오늘도 해냈다는 기쁨이 밀려온다.

 

바로 체중을 측정했다. 뭐냐! 어제보다 왜 500g이 더 늘었지? 

 

고생한 나를 위해서 평소에는 먹지 않던 걸 먹어주기로. 짜파게티 범벅!

 

밑에 밥이 깔려있다.

 

자물쇠 프로젝트 2일 차 결과

중간에 잠에서 깬 횟수: 3번 (잠자리에 들었다가 잠들지 못하고 다시 일어난 경우도 포함)
총 수면 시간: 1시간 30분 + 1시간 30분 + 40분 + 40분 = 대략 4시간 20분.
가장 오래 잠든 시간: 1시간 30분.
새벽에 식이 욕구 및 고통: 평소보다 1/2 수준.
체중: 83.0


자물쇠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

1. 잠에서 한 번도 깨지 않고 새벽 5시에 기상하기.
2.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금식하기.
3. 체중 70kg대 진입하기.

 

오늘은 여기까지. 하룻밤에 3번이나 깨서인지 꽤 피곤하다. 평소 같으면 첫 번째로 깼을 때 주방으로 가서 뭔가를 먹고 다시 바로 잠들기 때문에 아침까지 다시 깨지 않고 자는 경우가 오히려 많았다. 뭔가를 먹고 한 번만 깨느냐, 뭔가를 먹지 않고 세 번을 깨느냐 그 차이인 것. 그래도 첫날보다 야간식이 증후군에 따른 고통이 절반으로 줄은 것에 큰 희망을 가져본다. 자다가 식탐으로 다시 깨지 않고 최소 5시간 이상 깨지 않고 푹 자고 싶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