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일기 (2019년 이후)/배달대행 알바 도전일기

배민 커넥트 자전거 아르바이트 아홉 번째 날 - 넘어져서 다칠 뻔 하다

manwon 2020. 9. 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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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21일 화요일 - 배달대행 알바 도전 일기


10시 20분쯤 전철을 탔고, 배달지에는 11시가 조금 넘은 때에 도착했다. 결과부터 말하면 오늘은 총 6건을 배달했는데, 모두 내가 선호하지 않는 구시가지 지역에서만 배달을 하게 됐다. 내가 선호하는 신시가지 지역은 대부분 평지에 대단지 아파트와 음식점도 많고 길도 반듯반듯해서 배달하기 참 편하다. 하지만 오늘 내가 배달한 비선호 지역은 구시가지라 집 찾기도 조금 까다로울 때가 많고 무엇보다 오르막길 내리막길이 꽤 많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비선호 지역은 내가 지리를 잘 알지 못한다. 오늘 처음 선호지역에 도착해서 콜을 기다리는데 자꾸만 비선호지역 콜만 뜨는 거다. 그래서 일단 개시라도 하자는 마음으로 그쪽 지역으로 다리를 건너갔는데, 일을 마칠 때까지 그쪽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퇴근하게 된 꼴이다. 아무래도 선호지역은 나처럼 배달하는 커넥터들이 많아서 콜 경쟁이 심해서 그런 것 같다.

첫 번째 배달은 재래시장 근처에 위치한 작은 빵집이었다. 이 빵집은 콜이 떠도 금방 사라지지 않고 꽤 오래 떠 있었는데, 이런 경우 배달하는 사람들이 기피하는 음식점일 확률이 높다. 아니나 다를까 빵집을 방문했을 때 인사를 해도 묵묵부답이고 음식 준비 시간이 20분이나 걸려서 15분 이상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근처 빌라가 전달지였다. 

두 번째 배달은 00구청 옆 초밥집이었다. 이 00구청 부근은 차 타고 스치듯 지나가기만 한 지역이라 지리를 거의 모르는 곳이다. 초밥집 사장님은 친절하게 응대해주며 음식을 포장해 주셨는데, 자전거로 늦지 않게 잘 배달이 될지 약간 불안해하는 눈치였다. 묶지도 않고, 빙빙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말하고 가게를 나왔다. 내비게이션으로 전달지 위치를 파악해 보니, 역시나.... 어딘지 전혀 모르는 지역에 위치한 빌라에다 거리도 꽤 멀다. 배달할 음식도 초밥류라 꽤 비싼 편이라 잔뜩 긴장한 채 평소보다 빠르게 페달을 밟았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 쯔음 전달지 빌라 근처에 도착했다. 이 동인가 저 동인가 1~2분 기웃기웃 거리며 확인하고 배달을 마쳤다. 갑자기 긴장이 풀린 탓일까, 자전거 페달에 한 발을 올리고 다른 발로 땅을 박차며 앞으로 나가려고 할 때 바닥에 난 턱을 못 보고 볼썽사납게 자빠지고 말았다. 허리에 충격이 와서 또 몸져누워야 하나 걱정도 했는데, 다행히 시간이 좀 지나자 괜찮아졌다. 다시 정비를 하고 배민 앱에 콜이 떴는데 아까 그 빵집이다. 

세 번째 배달은 아까 그 빵집에서 1km 정도 떨어진 아파트로 배달하는 건이었다. 역시나 음식이 늦게 준비되었다. 네 번째 배달은 김밥집에서 인근 빌라로 배달 가는 건이었고, 다섯 번째 배달은 돈가스 전문점, 마지막 여섯 번째 배달은 월남 음식점 배달 건이었다. 이렇게 여섯 개의 배달을 하는 동안 2번이나 선호지역으로 넘어가서 콜을 기다렸는데, 계속 비선호 지역 콜만 떠서 골목길과 언덕길로 이루어진 구시가지를 오르락내리락하며 배달했다. 6개를 배달했고 24,600원을 벌었다. 오후 늦게까지 할까 하다가 오늘은 넘어지기도 했고 콜도 원하지 않는 쪽만 뜨길래 집으로 향했다. 그때가 오후 2시 조금 넘었을 때다.   

요새 우한 폐렴 때문에 KF94 마스크를 쓰고 배달하는데, 숨차는 건 참을 만한데 마스크 안이 입김에 젖어서 턱 쪽으로 물이 흘러내릴 정도다. 3시간 정도 자전거를 타면 마스크가 다 젖어서 못 쓰게 되는데, 그렇다고 하루에 마스크를 2개나 쓰기에는 또 그렇고....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에서 다 젖은 마스크를 쓰고 앉았는데 이게 바이러스를 제대로 막을 수는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전철 타고 일하러 나가면서 찍은 사진. 예전에 비해서 사람이 별로 없다.

 

배달하다가 물 좀 마시면서 쉬면서 찍은 사진.

 

집으로 돌아가는 전철을 기다리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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