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일기 (2019년 이후)/배달대행 알바 도전일기

배민커넥트 드디어 첫 배달하다

manwon 2020. 5. 19.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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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16일 월요일 - 배달대행 알바 도전 일기

오전 10시 30분. 나갈 채비를 한다. 

 

가방 바닥에 노랗게 보이는 것은 우비다. 배민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건데 잘 찢어진다는 소리도 있다. 여하튼 혹시 몰라서 챙기고 나가기로.

 

배지 3개를 주렁주렁 달고 다녀야 한다. 

 

스마트폰 터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장갑의 엄지와 검지 부분을 가위로 잘라냈다.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일단 '운행 신청'을 먼저 했다. 화면 하단의 '운행 신청하기' 버튼을 누르면 된다.

 

시간은 그냥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자동으로 선택이 된다. '선택 완료' 버튼을 누르면....

 

위 사진처럼 운행 승인 메시지가 바로 도착한다.

 

오후 12시에 전철역에 도착했다. 저 가방을 들고 다니면 조금 쑥스러울 것 같았는데, 막상 들고 나오니 그런대로 괜찮았다. '배민 커넥트' 글씨 크기가 적당히 작아서 다행이다. 

전철을 타고 40분 정도 이동한 후 역사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내가 나온 1번 출구 근방의 따릉이 거치대에 따릉이가 단 1대도 남아있지 않았다. 따릉이 앱으로 다시 확인하니, 걸어서 5분 정도 위치의 거치대에 딱 1대의 따릉이가 남아있었다. 큰 사거리 횡단보도를 2개나 건너야 하기에 그냥 구립도서관 방향으로 슬슬 걸어갔다.

사실 어제 언급했던 것처럼 배민 커넥트 가방과 헬멧을 쓰고 따릉이를 타고 다니는 것도 문제의 소지가 있을 것 같고, 지금처럼 따릉이가 거치대에 단 1대도 없는 경우가 종종 있을 것이기에, 배민 커넥트 아르바이를 위해 따릉이를 적당히 활용하기로 한 나의 계획은 모두 백지화하기로.... 어떻게 좋은 수가 생기겠지.

 

15분 넘게 걸은 것 같다. 드디어 구립 도서관 자전거 거치대가 저 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과연 자전거가 밤새 안녕히 있었을 것인가?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

 

오! 다행히 너무나도 얌전히 잘 보관되어 있다. 여기는 비 가림막과 CCTV가 있고, 거치대도 대부분 남은 자리가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철역에서 여기까지 걸어서 15분 이상 걸리기에 앞으로 이곳을 활용할 일은 없을 것 같다. 

떨리는 마음으로 배민 커넥트 앱을 견 후 주행을 시작했다. 왜 배달 주문이 뜨지 않을까 걱정이 들기 시작할 무렵 첫 배달 주문이 드디어 앱에 떴다. 1km도 안 되는 가까운 곳에 위치한 어떤 반찬가게였다. 앱에 뜬 내비게이션 지도를 보고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GPS에 약간의 오차가 있기 마련인데, 큰길이나 아는 동네라면 문제가 되지 않을 텐데, 생판 모르는 골목길을 내비게이션에만 의존해서 가는 게 정말 쉽지 않았다. 

거기다가 내 V20 스마트폰의 문제점인지 모르겠는데, 내비게이션 지도의 위, 아래가 종종 뒤집어지면서 빙빙 도는 현상이 발생할 때가 있다. 이때는 스마트폰을 손으로 잡고 8자 모양으로 3회 정도 빙빙 돌려주면 다시 보정이 된다. 하필 첫 배달 음식점으로 픽업하는 길에 화면이 뒤집어지니까 짜증도 나고 조급함도 생겼다. 잠시 멈춰서 보정 작업을 한 후 다시 급하게 페달을 돌렸다. 

잠시 후 내비게이션 상으로는 분명 그 반찬가게 근처에 도착한 것 같았는데, 이상하게 그 가게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GPS의 오차일까 싶어서 주변 건물을 몇 분 정도 빙빙 돌고 나서야 맨 처음 도착한 장소의 바로 뒤에 가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음식을 받은 후 대략 10분 정도의 아파트로 향했다. 이렇게 1건을 마치니 입에 침이 마르기 시작했다. 지금 이 동네 지리를 잘 모르는 것도 그렇고, 나의 부족함으로 인해 누군가가 식은 음식을 먹게 되는 그런 피해를 입히면 안 된다는 생각에 필요 이상으로 약간 긴장을 한 것 같다.

 

오늘은 3건만 하고 집으로 향했다. 내 블랙캣 자전거는 그냥 전철역 자전거 거치대에 묶어 놓고 전철을 탔다. 지금까지 총 3대의 자전거를 도난당했는데 3번 모두 전철역에서 도난당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CCTV가 있는 구립도서관에 자전거를 두고 다니려고 했는데, 이미 언급한 몇 가지 문제 등으로 인해서 앞으로도 그냥 전철역 자전거 거치대에 보관하기로 마음 먹었다. 요새는 워낙 CCTV가 길거리 곳곳에 있어서 전철역에 두고 다녀도 예전처럼 도난이 자주 발생할 것 같지는 않다. 위 사진처럼 13,200원이 오늘의 소득이다. 여기서 약간의 수수료, 보험료 같은 게 빠지는 것 같던데, 아직은 정확히 잘 모르겠다.

 

집에 와서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첫 배달부터 입이 마르기 시작했는데, 이상하게도 오늘 하루 종일 입이 마르고 갈증이 났다. 집 앞 편의점에서 제로칼로리 사이다 나랑드와 웰치스 포도맛을 사 온 후 시원하게 마셨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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