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기록

일본 도쿄 자유여행에서 느낀 점 23가지

manwon 2018. 11. 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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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초에 다녀온 일본 도쿄 자유여행 후기


11월 초에 형과 함께 일본 도쿄로 3박 4일 여행을 다녀왔다. 원래는 온 가족이 함께 가려 했으나, 외할머니가 거실에서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고, 그로 인해 당분간 어머니가 외할머니를 두고 어디 가시는 것은 힘들게 되었다. 또 어찌어찌해서 형수는 형수네 대식구와 중국여행을 가게 되었다. 졸지에 홀로 남겨진 형은 심심했는지, 평소 어디 가기 귀찮아하는 나를 데리고 굳이 일본 도쿄로 향하게 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마음에도 없던 일본 도쿄로 3박 4일 생애 첫 해외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처음엔 시큰둥했는데 막상 일본 땅에 내려서 조금 다녀보니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몇 가지 차이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 일기장과 같은 본 블로그에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을 조금 적고자 한다.


먼저 지극히 짧은 기간 동안 개인적인 느낌을 적은 것임을 밝힌다. 당연히 일반화할 수 없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서 일본 길거리가 깨끗하다고 아래에 썼는데, 다른 어떤 이들은 "어 내가 아는 어디는 일본도 길거리가 더럽던데"라는 반론도 충분히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 일본 도쿄 여행에서 느낀 점 23가지


1. 큰길이나 이면도로에 차량 방지턱이 없었다. 차들이 과속을 안 하니까 필요가 없는 것이다.

2. 큰길이나 이면도로에 불법 주정차량이 없었다. 이건 정말 킹왕짱이다.

3. 거의 모든 차량이 신호와 정지선을 잘 지켰고, 대부분의 차량은 과속을 하지 않았다.

4. 전반적으로 길거리가 매우 깨끗했다. 

5. 전반적으로 길거리가 매우 조용했다. 

6. 길에서 침을 뱉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7. 공기가 매우 깨끗한 편이었다. (세슘볼 등의 방사능은 논외)

8. 1~7번의 이유로 보행 스트레스가 아주 적었다. 특히 2번, 5번 7번의 이유로.

9. 아마도 2번, 7번의 이유인지 도심 한복판에서 장거리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 자주 보였다.

10. 전철 결제 시스템은 우리나라보다 불편했다.

11. 전철 내부 공간은 우리나라보다 조금 작은 듯했는데 좌석은 은근히 쿠션감이 좋았다.

12. 전철에 앉았을 때 옆 사람 팔꿈치, 어깨와 닿는 일이 드물었다. 좌석이 우리나라 것보다 넓은 것일까? 아니면 사람들의 체형이 전반적으로 날씬한 편이라서 그럴까? 아니면 서로서로 조심하는 걸까?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13. 전철 내부 부착된 광고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았다. 

14.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매우 많았다. 자전거를 능숙하게 다루고 꽤 빠르게 달리는 편이다. (차량은 서행 오히려 자전거가 과속)

15.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흡연에 관대했다. 처음 우에노 공원에 갔을 때 공원 초입에 흡연 구역이 있었고, 거기서 수십 명의 사람들이 끽연하고 있는 모습에 많이 놀랐다. 우리나라 공원 입구에 흡연 구역이 있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16. 식당이나 커피숍에도 흡연 좌석이 따로 있는 경우가 많았고, 대형백화점에도 층층 마다 흡연 부스가 있었다. 백화점 식당가에서 식사하고 백화점 밖으로 나가서 힘들게 흡연 구역을 찾아서 흡연하고 다시 백화점 볼일을 봐야 하는 우리나라와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7년 전에 담배를 끊은 본인이 봤을 때 이것은 매우 합리적이다. 흡연자는 죄인이 아니다. (개념 없는 흡연자가 죄인이고, 담배는 팔면서 흡연공간은 만들지 않는 정부가 죄인이다.)

17. 까치 대신에 까마귀가 많았다. 우리나라가 비둘기+까치+참새 조합이라면 일본은 비둘기+까마귀+참새 조합.

18.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곳이 많아서 지폐와 동전을 쓸 일이 많았다. 이건 꽤 불편.

19. 골목길 곳곳 1층에 작은 술집, 음식점이 은근히 많았는데, 신기하게도 대부분 장사가 어느 정도 되는 듯 보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로가 아닌 동네 골목길에 작게 차린 음식점들이 별로 많지도 않고, 있다고 해도 대부분 장사가 잘 안되는 것과 비교가 되었다.

20. 골목길 1층에 부동산 사무실이 생각보다 많았다. 유리창에 매물 정보를 프린팅해서 붙여 놓았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에 허위 매물 문제로 이걸 금지했다. 

21. 아파트는 별로 없고 주택이 많은데, 아기자기한 느낌이고, 제각각 모습이 조금씩 다르면서도 보기 좋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22.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았다. (세슘볼 때문인가)

23. 대부분의 점원이 정말 친절했다. 

추가) 저녁 시간대 TV 광고의 90퍼센트가 노인용품(관절약, 눈영양제, 파스 등) 광고였다. 



일본은 걸을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나라


처음에는 마지못해 따라간 여행이었다. 하지만 꽤 기분 좋은 느낌으로 귀국했다. 일본이라는 나라에 단점도 있겠지만, 배울 점도 많고 부러운 것도 많은 나라였다. 장황하게 위에 늘어놓았는데, 조금 더 정리해서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일본은 걸을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나라였다.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수치가 굉장히 낮아서 하늘과 공기는 청명했고 건물과 거리, 차량은 물걸레로 씻은 것처럼 깨끗했다. 차량은 보행자를 우선으로 서행을 했고 경적을 울리기 전에 서행이나 정지를 했다. 신호를 잘 지켰다. 무엇보다 길가에 불법 주정차량이 없으니까 실선 안쪽 보행로를 걸을 때 너무너무 편하고 좋았다. 우리나라에서는 길가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을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돌며 혹시나 뒤에서 오는 차량과 오토바이에 부딪힐까 신경을 써야 했는데, 일본에서는 이게 사라지니까, 말 그대로 걸으면 걸을수록 기분이 좋아졌다. 


거기에 차량이 많든 적든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보다 길거리가 매우 조용했고, 대부분의 점포 직원들이 보통 이상으로 친절했다. 출국하는 비행기에서는 "일본 뭐 별거 있겠어" 했던 마음이 귀국하는 비행기에서는 "나중에 여유되면 다시 한 번 찾고 싶다, 아니 종종 들르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변했다.


귀국을 한 날에는 유난히 중국발 스모그가 한반도를 덮친 날이었다. 비행기에서 뜰 때 본 도쿄의 하늘과 비행기가 내릴 때 본 서울의 하늘이 너무나도 차이가 나서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집에 돌아오니 어머님이 부대찌게를 만들어 놓으셨다.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편한 내 집에서 어머님이 만들어주신 얼큰한 부대찌게를 먹으니 일본에서와는 또 다른 어찌 보면 훨씬 더 큰 행복감이 마음 속으로 밀려들어왔다. 역시 우리나라, 우리집이 최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어서 우리나라는 언제 초미세먼지 문제와 불법 주정차 문제가 해결되고, 언제 보행이 안전하고 즐거운 건강한 나라가 될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또 언제 다시 일본에 가볼까, 아니! 아예 일본어를 배워서 일본에서 1~2년 거주하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일본은 분명히 매력이 있는 나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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