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는 일기장에

야식으로 버거킹 햄버거를 주문했는데 다른 사람 음식이 배달됨

manwon 2022. 8. 5.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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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쿠팡이츠로 종종 야식을 배달시킨다

배달시킬 때 대부분 쿠팡이츠 앱을 사용한다. 배달의 민족 앱도 있는데 단건 배달로 시키려면 따로 배민원으로 주문해야 하는데 우리 동네에서는 어찌 된 일인지 배민원에 등록된 음식점이 그리 많지 않다. 예를 들어 내가 주로 시키는 버거킹, 롯데리아, 맥도널드 같은 햄버거가 배민원으로는 주문되지 않는다. 다행히 쿠팡이츠는 내가 자주 시키는 햄버거 매장들이 모두 단건배달로 처리된다. 

 

음주와 야식의 추억

담배를 2011년 3월에 끊었고 2018년 7월에는 술가지 끊었다. 대신 2011년 이전에는 술과 담배에 탐닉한 삶을 살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탐닉의 시대, 그러니까 나의 20대, 30대에는 야식도 거침없이 했는데 이때는 그 시간에 배달되는 음식점이 야식 전문점이나 족발보쌈집, 치킨집 정도밖에 없었다. 특히나 보쌈에 소주를 먹는 것을 참 좋아했는데 이것 때문에 살도 많이 쪘다. 보쌈이 물리면 양념치킨을 시켰는데 술 마실 때 닭뼈 바르는 게 귀찮아서 주로 순살 양념으로 시켰다. 그리고 전자레인지로 익힌 냉동만두도 참 좋아했지. 하여튼 이때의 야식은 참으로 나를 즐겁게 해 줬다. 젊을 때 나는 술이나 담배 그리고 음식을 절제하는 게 왠지 남자답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멍청히도.

 

야식으로 버거킹 햄버거를 시켰는데 다른 사람 햄버거가 배달됬다

2018년 술까지 끊은 이후 야식을 거의 시키지 않았다. 왜냐면 술 없이 먹는 보쌈과 치킨 그리고 냉동만두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최근에 쿠팡이츠 앱을 깔고 나서 몇 번 낮에 주문해 봤는데 이게 참 편리하더라. 그 편리함이 결국 밤에도 햄버거를 주문하게끔 만들었다. 지난 몇 개월 간 쿠팡이츠 주문 목록을 보니 밤에 시킨 배달이 평균적으로 한 달에 평균 2번 정도 되더라. 그래서 8월부터는 한 달에 한 번만 시켜야지 결심을 하고 8월 초가 되자마자 버거킹 햄버거를 야식으로 주문했다. 

다른 사람이 주문한 햄버거가 내게 배달 됨

내가 주문한 건 통새우 와퍼 세트였는데 위 사진에 보이는 종이봉투를 들어보니까 살짝 평소보다 묵직했다. 그런데 처음 음료수를 봤을 때 나는 스프라이트를 시켰는데 콜라가 채워져 있었다. 이때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여하튼, 감자 튀김은 내가 안 먹고 내일 아침에 어머님 드릴 꺼라 나는 허겁지겁 급하게 햄버거 포장을 까고 한 입 베어 물었는데....

 '아뿔싸... 패티가 2장이 들어있네?'

포장에 든 명세표를 보니 주소가 우리 집 것이 아니다. 그리고 포장 안을 살펴보니 감자 튀김도 2개나 들어있다. 나는 이미 햄버거를 한 입 베어 물은 상태인데 말이다. 순간 망설였지만 이럴 때는 그냥 내가 이 음식을 처리하는 게 여러 사람에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게 더 비싼 금액 같은데 남은 차액을 내가 배상해야 하나 생각도 들었고 그 때문에  야식의 즐거움도 상당 부분 사그라들면서 찜찜한 마음으로 그냥 배만 채웠다. 무엇보다 콜라는 절반만 먹다가 처분했고 햄버거는 패티가 2장인데 하나는 소고기 패티 나머지는 닭가슴살 패티 같은데, 이 패티가 너무 뻑뻑해서 내가 느끼고자 하는 햄버거의 참맛을 느낄 수 없었다. 

 

버거킹 매장과 쿠팡이츠에서 연이어 전화가 왔다

먹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버거킹 매장에서 070으로 시작되는 번호로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 스마트폰은 070 번호는 바로 차단이 되게끔 설정이 되어있다. 햄버거 소스 묻은 손을 급하게 휴지로 닦으며 그 전화를 받기 위해서 급하게 설정을 변경하려는 사이 한 통이 더 오다 이내 끊겼다. 햄버거 맛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뭐랄까 어수선하게 느껴졌다. 약간 나쁜 짓을 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본의 아니게.

3분 정도 후에 이번에는 1600-9827 번호가 뜨며 전화가 왔다. 어딘가 했더니 쿠팡이츠에서 온 전화다. 상담원인지 배달원인지 잘못 배달되어서 매우 죄송하다고 연신 사과를 하더라. 내가 원래 주문했던 음식으로 다시 보내도 되겠냐 상담원이 내게 물어봤는데 이미 나는 배가 어느 정도 찬 상태라 그럴 필요까진 없다고 했다. 내가 먹은 음식이 2천 원 정도 더 나가는 것 같은데 차액을 내가 변상해야 하나 물었는데 그럴 필요도 없다고 하더라. 그 소리에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인상적이었던 게 그 상담원이 매우 친절했다는 거다. 그래서 내가 몇 줄 위에 언급할 때 '상담원인지 배달원인지'라고 적었던 거다. 마치 자신이 잘못 배달해서 내가 잘못된 음식을 받은 것처럼 연신 내게 죄송하다 감사하다를 반복했는데 이렇게 친절했던 상담원은 지난 몇 년간 처음인 것 같다. 이미 글이 길어졌기 때문에 이 정도에서 줄이는데 뭐랄까.... 지난 2~3년간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좀 불친절해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상담원이든 서비스직 종사자든 병원에서 간호사든 간호조무사든 의사든 관공서에서 공무원이든 말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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