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일기 (2019년 이후)/밀가루 끊기 다이어트

밀가루 끊기 다이어트 일기 31일 차 - 결국 밀가루 과자를 삼키다

manwon 2019. 7. 2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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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2일 월요일. 밀가루 끊기 베타 테스트 기간 40일 + 본격 도전 31일 = 총 71일 차다. 

결국 사고를 쳤다. 오늘 새벽 주방에 있는 정체불명의 외산 과자 1 봉지를 먹어치웠다. 처음엔 비몽사몽 정신이 없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거실과 주방을 어슬렁거렸더니 혼미한 정신이 차츰 맑은 것으로 변하기 시작했는데, 그때 최초로 인지한 것은 '화남'이었다. 최근 외할머니 병간호하는 것과 또 다른 이유로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였다. 여하튼, 잠이 다 깼을 때 내 머릿속은 선명한 스트레스로 가득 찼고, 어쩌면 에덴동산에서 사과를 씹기 전 잠시 망설이는 이브처럼 잠시 주저하다가, 결국은 밀가루 과자를 와작와작 씹게 된 것이다. 

과자는 형이 일본에서 사 온 건데, 빼빼로처럼 생긴 밀가루 스틱 안에 무슨 크림이 잔뜩 들어 있다. 고작 밀가루 과자 50그램 정도를 먹었다고 밀가루 끊기 도전에 '실패'라는 딱지를 붙이기는 싫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밀가루 덩어리로 된 라면이나 빵, 과자를 먹으면 '실패'라고 애초에 정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뭐 내 맘이다. 

하지만 밀가루 끊기 도전을 마치 술이나 담배 끊은 것처럼 영원히 지속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밀가루를 끊어서 얻는 건강상의 이익보다, 먹고 싶은 것을 제대로 먹지 못하게 되는 스트레스가 훨씬 크다는 것을 이번 도전에서 깨달았다. 예를 들어서 햄이나 소시지에도 밀가루가 들어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는데, 음식을 고를 때마다 매번 성분표를 확인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음식 성분표는 왜 그렇게 작은 글씨로 써 놨는지. 

그래서 오늘이 71일 차니까 80일까지 밀가루 금식을 시행하고 다시 밀가루를 좀 먹어야겠다는 생각이다. 100일까지 채울까도 생각해 봤는데 솔직히 좀 지친다. 80일까지 밀가루 금식하고 1주일이나 2주일 정도 밀가루 음식을 허용하다가 다시 50일~80일 정도 밀가루 금식을 하는 패턴을 반복하는 게 어떨까 하는 게 지금의 심정이다. 

 84kg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최근 먹는 즐거움도 별로 없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보니, 운동을 하고 싶은 의욕 자체가 생기질 않아서 걷기 운동 외에는 거의 운동을 하지 않고 있다. 걷기 운동은 뭐 운동이라고 할 수도 없을 정도로 천천히 짧은 시간을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꼬인 뇌가 좀 풀리는 느낌이라 하루에 30~50분 정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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