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기록

층간흡연 해결을 위해 힘펠 전동댐퍼와 힘펠 환풍기 설치함 (비용 공개)

manwon 2019. 7. 8.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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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전부터 화장실에서 담배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거실과 안방 화장실 모두 냄새가 났다. 아마도 화장실 환풍기 통로를 통해서 나는 것이라 생각하고 투명 테이프로 환풍기 겉면을 밀봉했다. 안방과 거실 화장실 모두 밀봉했는데 그런대로 효과가 괜찮았다. 그 다음부터 냄새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몇 주 전부터 다시 거실 화장실에서 담배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이번은 전과 달리 꽤 심각했다. 이전에는 담배 냄새가 살짝살짝 나는 정도였다면 이번에는 화장실 문을 여는 순간, 앞이 뿌옇게 보일 정도였고 담배 냄새 또한 이전보다 훨씬 심하게 났다. 거실 초미세먼지 수치가 10 정도일 때, 화장실로 들어오면 300까지 치솟았다.

처음에는 화장실 하수구를 통해서 냄새가 올라오는 것이라 생각을 했다. 왜냐면 환풍기를 투명 테이프로 꽤 꼼꼼하게 밀봉을 했고, 안방 화장실의 경우 그 후부터 전혀 냄새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냄새를 차단하는 '하수구 트랩'을 얼마 전에 구매해서 설치했다. 이것도 한 3만 원 했다. 

그런데 냄새가 계속 났다. 아무래도 하수구가 아니라 환풍기에서 나는 것 같은데, 테이프로 밀봉한 틈으로 이렇게 심할 정도로 연기가 올라온다는 게 잘 이해가 되질 않았다. 화장실에서 단순히 환풍기를 틀고 담배를 피는 수준이 아니라, 환풍기 바로 밑에서 담배 연기를 직접 뿜어대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바로 옆에서 담배를 피는 것처럼 우리집으로 연기가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왜일까? 윗층의 층간소음에 시달리다가 그 복수로 그런 행위를 하는 걸까? 아니면 자기 집에는 냄새를 남기기 싫어서 환풍기를 틀고 바로 그 밑에서 연기를 뱉어내는 것일까? 처음에는 1층부터 꼭대기 층까지 일일이 방문해서 화장실에서 환풍기 틀면서 담배를 피우는지 물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이런 문제로 남의 집 벨을 누르는게 주거침입이 될 수도 있다는 소리도 있고, 섣불리 접근했다가 상대방 기분만 상하게 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네 알았어요. 앞으로 피지 않을께요"라고 말을 하고 더 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거기에 우리집의 경우 문제가 더 심각한 게, 저녁 6시 이후에는 집안의 모든 창문을 닫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문제가 있어서 창문을 닫고 공기 청정기를 트는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도 백세가 거의 다 된 할머니가 해가 떨어진 후 창문을 열어 놓는 것에 불안감을 심하게 느끼시기 때문이다. 예전에 유영철이 남의 집에 침입해서 끔찍한 일을 저지른 사건이 있은 후부터 그 증세가 시작되셨다. 아마도 그때 뉴스를 보신 것 같다. 모든 창문을 닫고 걸쇠까지 모두 걸어야 직성이 풀리시는데 한 여름에도 예외는 없다. 밤에도 3~4번씩 소변을 보기 위해서 깨시는데, 그때마다 창문이 잠겨 있는지 일일이 확인을 하신다. 그것만으로도 한 여름밤의 찜통 속에서 나는 충분히 괴롭다. 그런데 거기에 추가로 그 밀폐된 찜통 같은 나의 공간에 남의 집에서 피운 담배 연기가 뿜어져 들어오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우리집만 그런게 아니었나 보다. 결국 흡연금지 안내문이 우리 동에 붙기 시작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결국 돈을 써서 해결하기로 했다. 환풍기를 쓰지 않을 때 중간 통로를 밀봉하는 기능을 하는 힘펠 전동댐퍼를 설치하기로 했다. 하는 김에 환풍기도 힘펠 것으로 교체 의뢰했다. (사진 오른쪽 하단 환풍기에 달려 있는 투명 테이프가 보일 것이다. 설치할 기사가 와서 테이프를 제거하는 중에 찍은 사진이다)

 

 

기사가 방문했다. 

 

힘펠 전동댐퍼와 힘펠 환풍기 작업 중이다.

 

작업 끝. 

 

환풍기가 돌아가면 이렇게 작은 불빛도 들어온다.

 

비용은 총 20만원이 들었다. 출장비+설치비+힘펠 전동댐퍼+힘펠 환풍기=> 20만원인 셈이다. 내가 사는 곳이 수도권 외곽이라 설치하시는 분들이 출장도 잘 오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조금 비싼 듯 싶었지만 그냥 지불했다. 하지만 이걸 설치하고도 담배 냄새가 여전히 올라왔다. 이때 짜증과 절망감이 꽤 컸다. 그래서 일주일 후 다시 설치기사를 불러서 이번에는 공동 환기구에 연결된 자바라 호스를 교체했다. 이건 3만 원을 드렸다. 이 작업까지 하고 나서야 담배 냄새가 드디어 잡혔다. 23만 원 큰 돈을 썼지만 2~3주 정신적 스트레스 받은 것 생각하면 그래도 냄새가 잡혀서 다행이라 생각이 든다. 금전적으로 조금 여유가 생기면 안방 화장실에도 전동댐퍼를 달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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