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평점

마약왕 간단 후기 - 범죄와의 전쟁, 그리고 스카페이스

manwon 2018. 12. 2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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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주연의 영화 '마약왕'을 보고 후기를 간단하게 남긴다. 참 잘 만들었고 공을 많이 들인 영화인데, 개인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조금 아쉬운 점이 있어서 글을 남긴다.


짜릿한 클라이맥스가 없는 영화 마약왕

영화 초반, 중반은 좋았다. 1970년대 부산과 일본 그리고 한국의 시대상을 공들여 만든 것이 느껴졌다. 재밌게 봤던 영화 '범죄와의 전쟁'도 그 당시의 시대상을 보는 맛이 참 좋았는데, 이번에 본 '마약왕'도 그에 버금갈 정도로 좋았다. 송강호가 연기한 '이두삼'이라는 인물이 마약왕으로 커가는 과정도 다소 스토리가 산만하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

문제는 클라이맥스였다. 마약계의 거물로 성장한 이두삼은 시대적 변화와 자신의 마약 중독으로 인해서 몰락한다. 송강호의 마약 중독자 연기가 길게 이어지는 가운데, 조정석이 연기한 젊은 검사는 그를 검거한다. 그것도 맥없이. 이게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다.

예를 들어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 반달 최민식이 조폭 두목 하정우를 결국에는 배신하는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관객들은 줄이 끊어질 듯 말 듯한 긴장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뭐 이런 게 이른바 서스펜스 아니겠는가.

그런데 '마약왕'에서는 이러한 긴장감이 전혀 없다. 단지 이미 마약 중독으로 정신줄을 놔 버린 송강호의 혼신의 연기만이 길게 이어지다가, 몇 번의 형식적인 '빵야 빵야' 총격전 이후에 정의로운 젊은 검사에게 맥없이 검거되는 게 다였다. 송강호의 혼신 연기도 지루하지 않은 장면에서 나와야 관객의 마음을 얻는 것이지, 이미 결말이 뻔히 보이는 장면에서의 그것은 단지 지루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오마주가 오마주가 아니었다.

영화 포스터만 딱 봐도 영화 '마약왕'은 알 파치노가 주연으로 연기한 '스카페이스'를 일정 부분 오마주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 오마주라는 것이 잠깐 나온 후 원래의 영화로 돌아와야 정상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마약왕'에서는 '스카페이스'와 너무나도 흡사한 장면이 클라이맥스 부분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

'스카페이스'의 클라이맥스 장면은 꽤 유명하다. '오께이 오께이'를 연신 외쳐대는 알파치노의 걸쭉하고 찰진 발성과 총성들의 하모니. 그리고 그것의 뒤에서 소리 없이 다가온 킬러의 산탄총에 맞아 수영장으로 추락하는 알 파치노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지루함을 느끼게 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약왕'에서는 이미 정신줄을 놔버린 마약왕 이두삼이 총을 쏘며 저항한다. 그 장면들 내내 관객은 그냥 지루할 뿐이었다.





잘 만든 부분이 많아서 더 아쉬운 영화

짧게 쓰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길어졌다. 글을 쓴 이유는 정말 공들여 잘 만든 영화가 개인적인 관점에서 느낀 몇 가지로 인해서 빛이 바래는 것이 아쉬워서였다. 요새는 외국영화보다 한국영화가 더 재밌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다양하고 멋진 한국영화들이 앞으로도 계속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영화 평점은 10점 만점에 7.5점.


영화 마약왕 포스터송강호의 열연이 돋보였다.


영화 포스터만 봐도 스카페이스가 자동으로 떠오른다.

사촌동생 이두환, 조강지처 성숙경을 연기한 김대명, 김소진 배우의 연기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요새는 선과 악의 대립구조는 식상한 것 같다.

성강파 보스와 마약왕 이두환과의 대립을 좀 더 부각시켰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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