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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거짓주문 사기뉴스를 읽고 제 경험담...

manwon 2010. 2. 1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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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 피자를 주문한 후 배달원에게 수표를 챙겨 달아난 사람이 잡혔다는 예기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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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몇 년 전 추운 겨울날 주말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할 때 당한 경우와 똑같네요.
그 당시에도 30대 남자였는데, 그 사람이 동일인일지는 저는 잘 모르겠죠...

제가 당한 경험을 조금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때는 주말 토요일 그것도 저녁.
아시겠지만 토요일 저녁은 피자를 비롯해 배달음식점들은 눈코뜰새 없이 바쁠 때입니다.
제가 일하는 곳은 동네피자집었는데, 나름대로 맛이 있다고 동네에서 소문이 나서 배달이 많았습니다.
인근 아파트 11층 몇 호로 배달을 갔습니다.
한 안경쓰고 호리한 30대 남자가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11층 몇 호 배달온 거죠?"
"예"
"아..씨 왜 이렇게 늦어요? 주문한지가 언젠데...쏼라쏼라"

그 날은 말씀드린대로 토요일 저녁이었지만, 그 배달은 별로 늦지 않게 제 시간에 도착한 경우였습니다.
그럼에도 저렇게 배달원한테 타박을 주는 이유는 배달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정신없게 만들기 위한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피자한판은 나한테 주고 11층 몇 호에 가서 나머지 한판은 와이프 주고가요, 나 이거 몇 동 경비아저씨랑 경비실에서 같이 먹기로 한 건데, 아..씨 교대시간 끝나기 전에 먹어야 하는데.. 중얼중얼.... 잔돈은 나 가다 담배사야 하니까 나한테 미리주고"
"저기 피자값은요?"
"와이프한테 받아가라고 ..요 "

순간 눈치가 조금 이상했지만, 그 순간에 안되요라고 말하기가 힘듭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의심하는 행동이나 말을 했다가는 
'사람 못 믿는거에요. 기분 드럽네. 동네에 피자집이 여기밖에 없나..'라는 말을 들을 수 있고, 실제로 동네에 저 피자집 재수없다 혹은 배달하는 사람이 싸가지 없다라는 소문이 나면 실제로 매출이 떨어지는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일했던 곳은 그렇게 대도시가 아니고 소규모 지역이었거든요.
이삼일이면 소문이 한바퀴 돌더군요...

그 사람은 잔돈을 챙겨가지고 경비실 쪽으로 가버립니다.
11층 몇 호로 올라가니 배달시킨 적 없답니다. 
내려가니 그 사람은 경비실을 뒤져도 없습니다.
주말이라 일이 바빠 빨리 가게로 돌아가서 밀린 다른 배달을 해야 합니다.
그 사람 핸드폰은 당연히 안 받죠...
에구에구..

신문기사를 보니 피자값 만오천원이라는 것으로 봐서 대형프렌차이즈 업체가 아니고 동네피자집 상대로 사기를 친 것 같습니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이상... 몇 년전 겨울 제 아르바이트 경험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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