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도전 (2019년 이전)/02 금연 프로젝트 성공

금연일기 114일차 - 금연하는 법과 리추얼에 대해

manwon 2011. 6. 2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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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후에도 담배생각으로 평생 괴로울까?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 중에 금연을 해야지 생각은 하지만, 몇 가지 걸리는 점, 자신없는 점 때문에 주저하시는 분이 있을 것입니다.

"금연을 해도 평생을 담배생각으로 괴로워해야 한다는데..."
"금연은 담배를 끊는 게 아니고 그냥 계속 안 피는 것이라는데..."

위의 예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을실 것입니다. 저도 금연에 자신이 없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런 것이었습니다.

"한 시간만 담배를 안 펴도 답답하고 짜증이 나던데, 그럼 담배를 끊으면 죽을 때까지 매일 한 시간마다 짜증나고 답답한 것을 참아야 되는 거야??"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의 경우만 놓고 본다면... 위의 말들은 모두 거짓입니다. 물론 흡연자의 신체적,정신적,환경적 차이가 클것입니다. 아! 물론 기존의 흡연량과 흡연기간도 중요 변수 중에 하나겠지요.

"만원 당신은 담배를 별로 피지 않았나보지..?" 라고 물어보실수도 있겠습니다. 제 경우는 담배를 피는 친구들한테도 "담배 좀 쉬어가면서 펴라.." "고만 좀 펴라" "아까 피고 또 피워?" 라는 류의 말을 종종 들을 정도 였습니다. 평소 담배를 한 대 피워주고 하는 일이나 행동을 할 때, 마침 담배가 없어서 못 피게 된다면 그 일을 하지 못 할 정도로 의존도가 심했습니다.

그런데 결론을 말씀드리면 금연 114일차 현재, 담배 생각이 하루에 반 번 정도 날까 말까 합니다. 

흡연 전 어렸을 때 생각: 아니 어른들은 까짓거 담배.. 그냥 안 피면 되는 것일텐데, 금연이 힘들다고 할까?
흡연 중 어른이 되서 생각: 담배 안 피면 무슨 낙으로 살지? 담배 없는 내 삶은 상상도 잘 안된다.
금연 후 114일차: 내가 왜 담배를 폈을까? 이제는 스트레스 받을 때 담배를 피면 스트레스가 더 쌓일 것 같아 !!

금연해도 평생 흡연욕구에 시달릴 것이 걸려서 금연을 주저하시는 분들,  다시 한번 도전하세요 !  제 경험상 대략 백여일 정도 금연하니 생각 자체가 뒤집어집니다. 담배 생각 거의 안 납니다. 정말 가끔 1퍼센트~10퍼센트 정도 날 때도 있지만 콧방귀 뀌면서 튕겨낼 수 있습니다. 


"어이 만원~ 어떤 사람은 7년 금연했다가도 실패하고 다신 핀다는데, 당신 고작 100일 금연 가지고 허풍 아냐??" 



금연하는 법 그리고 당신의 리추얼



금연은 리추얼의 교체 작업이다 !

제가 고작 100여일 금연 성공을 가지고도 저의 성공을 99.99퍼센트 확신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 리추얼이 뭘까요?


리추얼
1. 종교상의 의식,의례 절차.
2. 항상 규칙적으로 행하는 의식과 같은 일.

예를 들어서 제사를 지낼 때 절을 두번 반 하는 것과 같은 종교적 의식 등을 일컫는 단어입니다. 종교적 의식이라는 것은 대개 매일 행하게 되죠. 식사전 기도를 한다던가 이슬람에서는 하루 몇 번씩 메카를 향해서 절을 한다든가 말이죠. 즉 종교적인 행위이면서 그 형식과 의식을 유지하면서 규칙적,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적인 부분을 뺀 채 규칙적으로 행하는 의식과 같은 것으로도 쓰이기도 합니다.

얼마전에 티비의 한 프로그램에서 어떤 교수분이 자신의 리추얼은 분위기 좋은 까페에서 좋은 만년필로 깨끗한 메모지에 글을 끄적이는 것이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 분 나름대로의 리추얼로 자신은 그런 행위로 인해 행복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이 경우 깨끗한 메모지, 좋은 만년필 등은 리추얼을 구성하는 요소가 될 것입니다. 즉 리추얼의 추가적인 의미는 나름대로의 규칙이나 의식을 유지하면서 반복하는 행위로서 행복감과 만족을 느끼는 행위입니다.

오늘 금연 예기를 하다가 왜 갑자기 리추얼 예기를 하는 것일까요? 흡연자에게는 담배를 피는 행위가 바로 리추얼에 해당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흡연자들은 하루 수회의 흡연 리추얼로 그 때마다 도파민의 분비를 동반하는 만족감을 느끼고 그것에 중독되게 됩니다. 

비가 오네? => 리추얼의 구성요소
커피를 한잔 끓여서 => 리추얼의 구성요소
창가로 가서 => 리추얼의 구성요소
한대 빨자. =>리추얼과 흡연과의 결합
쑝가는데~ => 만족감이라는 결과

그런데 금연을 권장하는 방법은 무조건 하지마라 위주가 많습니다. 때문에 흡연자들은 무의시적 혹은 의식적으로 엄청난 상실감을 느끼거나 예상하게 되고 그 결과 금연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됩니다. 매번 행하던 리추얼 후의 만족감을 포기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마치 "자.. 이제 흡연으로 인한 만족감과 리추얼은 절단 낼꺼니까 괴롭더라도 어쩌겠어.. 한번 적응해보도록 노력해봐.. 참고로 남들은 그게 되게 힘들더라구 하더라구 ㅋ " 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뭐든지 갑작스러운 것은 적응하기가 힘든 법입니다. 그럼 이 상황에서 좀 더 현명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대체 리추얼을 금연 시작하기 전에 자신의 습관으로 장착 시키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 살을 빼기 위해 2010년 1월부터 약 1년 반이 넘도록 매일 1시간~2시간씩 걷기운동을 해 왔습니다. 금연 할 생각이 없었지만, 당시 담배개비수가 너무 많이 늘어나서 걷기운동하는 시간만큼이라도 주머니에서 담배를 빼놓자라는 나름 아주 큰 결심을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담배와 라이터 없이 지갑도 없이 밖에를 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왜냐..저는 꼴초였으니가요..

일주가 지나고 한달이 지나고 하자, 담배가 없어도 그 걷기 운동을 하는 동안 또 다른 쾌감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걷기 운동을 하는 동안 뇌에서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이 기분을 좋게 한다고 하죠. 담배를 필 때 느꼈던 쾌감을 콜라맛이라고 한다면 걷기운동을 하면서 느끼는 쾌감은 조금 심심한... 오렌지 주스맛 정도 될 것 같습니다. 단 콜라는 뼈를 삭게 하고 오렌지 주스는 몸을 이롭게 한다는 차이가 있겠죠.

글이 또 길어졌습니다. 저 같은 골초가 2011년 3월 1일 시작한 금연이 오늘 114일차까지 예상을 깨고 순항 중인 것은 바로 2010년 1월 1일부터 일년 넘게 지속해온 저만의 리추얼 즉 걷기운동이 가장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물론 그게 흡연을 대체하는 저만의 리추얼의 전부는 아닙니다. 제 금연일기를 쭉 보신 분은 아시다시피 금연 초기에 흡연 생각이 날 때마다 진한 커피를 집중해서 마시는 방법을 선택했었죠. 일반적으로 커피는 흡연욕구를 상승시켜서 금연할 때 피해야 할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저에게는 커피가 나름대로의 리추얼 역할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왜냐면 커피의 카페인도 쾌감물질이죠.. [커피를 마시면 담배생각이 급증하는데 3분만 눈 딱 감고 참으면 됩니다. 그게 처음에는 좀 고통스러운데 대락 2~3일 반복하면 그것도 나름 쾌감..ㅋ ]

사람마다 만족감을 주는 리추얼은 모두 틀릴 것입니다. 금연을 위해서나 아니면 행복한 생활을 위해서나 자신에게 딱 맞는 건강하고 기분 좋은 리추얼을 발굴하고 몸에 장착하는 것이 어떨가요??

오늘의 요점
1. 금연하기 전에 흡연을 대체할 자신만의 리추얼을 발굴하고 습관화 시켜라.
2. 그것이 준비가 되었다면 날을 정해서 단칼에 끊어라.
3. 대략 100일 정도 지나니까 담배 생각 거의 안난다.




그리고 요새 또 하나의 리추얼.
로즈힙차 한잔과 약간의 과자를 먹습니다. 일종의 다과 타임이죠.
이 또한 괜츈합니다~ ^^;

 



나이를 먹어가는 것인지... 요새 새삼 햇볕이 좋아집니다.
햇볕을 쬐면 괜히 기분이 조금 좋아져요~
이 또한 괜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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