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기록

믹스커피를 끊고 원두커피로 넘어온 사연 & 일리 분쇄 원두 커피 간단 리뷰

manwon 2021. 1. 2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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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커피 마니아에서 분쇄 원두 드립 커피로 넘어오다


사실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믹스커피를 정말 많이 마셨다. 한창 담배와 믹스커피를 함께 즐길 때는 10~15잔의 믹스커피를 거의 매일 마실 정도였다. 믹스커피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소리를 그 당시 하도 많이 들어서 원두커피 쪽으로 취향을 바꾸려 몇 번 시도했었는데, 그때 드는 생각은 '원두커피, 이걸 당최 무슨 맛으로 먹나?'였다. 담배와 믹스커피의 조합은 너무나도 강력했기에 원두커피 따위가 감히 끼어들 틈은 전혀 없었다. 

세월은 흐르고 2011년 3월. 드디어 금연에 성공했다. 그때부터 믹스커피는 조금 애매한 처지가 됐다. 물론 담배를 끊고 한동안은 담배 없이도 믹스커피만 꽤 맛있게 즐기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믹스커피의 맛과 즐거움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담배와 함께 믹스커피를 마실 때는 카페인의 각성효과에 설탕의 달콤함과 프림의 부드러움 그리고 담배의 니코틴이 함께 어우러지며 꽤 강렬한 쾌감을 내게 선사했는데 말이다. 그 조합에서 담배가 쏙 빠져버리니, 믹스커피는 그저 달달한 설탕물 따위로 전락하고 말았다.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또 있는 법. 아니 무언가 새로이 얻으려면 무언가를 먼저 버려야 하는 법. 그렇게 담배를 버리고 믹스커피와 멀어진 후에야 비로소 커피 본연의 맛을 조금씩 알게 된 것 같다. '이걸 무슨 맛으로 먹나?'라고 생각했던 원두커피가 점점 맛있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은 원두커피에 대해서 모르는 게 더 많은 편이다. 입문한 지 몇 개월 되지도 않았다. 원두커피의 종류도 세계적으로 굉장히 다양한데, 앞으로 살아가면서 새로운 종류의 원두를 하나씩 구매해서 마시는 것도 꽤 즐거울 것 같다. 앞으로 본 블로그에 새로운 원두를 구매하고 개봉하고 마시는 기록을 간단히 남길 생각이다.

처음에는 커피 원두를 집에서 직접 분쇄해서 드립커피로 마셨는데, 분쇄하는 게 너무 번거로워서 요새는 그냥 분쇄 원두로 구매하고 있다. 저번에는 스타벅스 베란다 블렌드 분쇄 원두를 10,900원에 구매해서 꽤 맛있게 마셨다. 원래 커피 쓴맛을 좋아하는 편인데, 너무 쓴맛에만 집착하는 것 같아서 좀 순한 맛으로 고른 게 그 제품이었다. 처음에는 '너무 순한 거 아니야?' 했는데 마시다 보니 적응이 돼서 참 맛있게 마셨다. 이번에는 다시 쓴맛을 즐기고 싶어서 일리 인텐소 볼드 로스트를 구매했다. 일리 사의 제품은 이번에 처음으로 구매한 건데 어떤 느낌일지 기대가 된다. 아래에 개봉기와 시음기를 간단히 적겠다.

 

일리 분쇄 원두커피 간단 리뷰 - illy intenso bold roast ground coffee    

일리 인텐소 볼드 로스트 그라운드 커피 (illy intenso bold roast)

사전을 찾아보니 인텐소(intenso)는 스페인어로 '강한, 격렬한'이란 뜻이다. [사전 링크]

 

캔 뚜껑은 돌려서 열고 닫는 방식이다.

 

캔 뚜껑은 위 사진처럼 내부에 플라스틱 재질로 처리돼 있어서 돌려서 열고 닫는 방식이다. 처음 구매하기 전에 용기가 캔이라 한 번 뚜껑을 딴 후에 향이 날아가는 건 어떻게 해결할까 궁금했었는데, 그 궁금증이 풀렸다.

 

즉 위 사진처럼 참치캔 뚜껑 따듯이 개봉한 후, 돌려서 열고 닫을 수 있는 플라스틱 재질로 마감된 뚜껑을 사용하면 된다.

 

원산지는 이탈리아.
용량은 250그램.
아라비카 원두 100퍼센트.

 

개봉! 커피에 대해서 잘 모르는데, 내 생각에 드립으로 쓰기에는 입자가 너무 고운 게 아닐까 싶다.

 

일단 분쇄 원두 10그램을 올리고....

 

영점을 다시 잡고....

 

살짝 물을 부어서 30초간 대기....

 

물은 134그램 정도 넣었다. 

 

맛을 봤는데, 확실히 저번에 마신 스타벅스 베란다 블렌드보다 쓰다. 내 입맛에 묵직한 느낌은 생각보다 약하다. 원래 커피숍에 가서도 매번 에스프레소만 마실 정도로 쓴 커피를 좋아하는데, 저번에 스타벅스 베란다 블렌드를 마시면서 순한 커피맛에 적응이 된 것 같다. 그 상태로 스페인어로 강렬하다는 뜻의 인땐수(intenso)가 찍힌 일리 커피를 마시니 진짜 꽤 쓰다. 한동안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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