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는 일기장에

[일기] 잡담 - 층간소음, 은박지,peter fox

manwon 2011. 3. 8.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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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4일



냉동실을 열었다.
어머님이 사 놓으신 롯데초콜릿 두 개가 세워져 있다.
종이곽을 살짝 벗겨보니 은박지가 보인다. 
금박지를 무의식적으로 예상했었다. 

어린 시절 담배갑에 꽂혀 있던 그 은박지 기억이 난다.

초콜릿을 조금 입에 넣고 씹어 먹었다.
여전히 담배 생각이 끊임없이 뭉개뭉개 피어오른다. 
 
아... 집중 안되.






윗층에서 새벽 2-3시까지 들리는 저주파음은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일 확률이 크다.
처음에는 런닝머신 소리일 것이라 예상을 했다.
소리의 진원지가 앞베란다 쪽이고 세탁기는 대개 우리 아파트에서 뒷베란다에 놓기 때문이다.
하지만 런닝머신으로 생각하기에는 그 시간이 너무 길고, 예외란 것이 없었다.
운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오래 빠짐없이 규칙적으로 하기는 힘들다.

왜 세탁기를 그 새벽에 그것도 거의 매일 돌려야 할까.

아침이 되어 대화를 하려고 올라가면, 안에 사람이 있는 것이 분명한데도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경찰은 항상 우리주변 5분거리에 있다."
명심하고 진정하자.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그 소음은 다른 식구들은 당연히 못 느낀다는 것.
낮에 문득 조물주는 무슨 의도로 내게 그렇게 예민한 귀를 주셨을까 생각에 웃음이 터졌다.
왜냐면 내가 또 음악적으로 그렇게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나로 하여금 층간소음에 괴로워하라고 이 예민한 귀를 주셨을까 생각에.
조물주의 유머센스는 최소   무려 이 정도다.



농담처럼 썼지만 사실 하나라도 주신 것에 감사를 해야 한다.


2011년 3월 10일

놀랍게도 금연 10일차.
담배를 끊기 전에 금연을 하면 도대체 삶 자체가 진행이 안 될 것 같았다.
실제로 끊어보니 아주 쉽지는 않지만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
삶은 역시 후딱후딱 잘만 지나간다.

현재 하루에 2~3번 정도 허전한 느낌이 들면서 담배 생각이 불쑥 피어오른다.
그래도 참을만하다.

애초에 물질로 기분을 조절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惡스러운 것일지도 모른다.

층간소음으로 약간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오늘 저녁 어디선가 하농을 연주하는 소리가 들린다. 
위 아래 왼쪽 오른쪽 세대 중 한 집으로 누군가가 새로 이사를 왔나.
가슴이 덜컥!



2011년 3월 19일

다행히 하농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아마도 애초에 피아노가 있는 집이었고 집주인이나 가족구성들 중 한명이 예전에 좀 치다가 방치 해 놓은 것을 누군가가 놀러와서 하루쯤 쳐본 것이 아닐까 싶다.
아니!
그럴 경우에 하농을 치나?

토요일 오전. 황사.
다이어트 목적으로 시작한 운동이 아무래도 중독 수준까지 간 것 같다.
지난 일주일 간 하루도 빠짐없이 걷기와 자전거 타기를 했기에 오늘은 토요일이고 해서 하루 정도는 근육과 관절을 쉬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은 했지만, 자꾸만 밖으로 나가고 싶다. 
황사 때문에 꾹 눌러 참고 있다.
 
금연한지 벌써 19일차.
어제부터 조금 많이 허전함을 느낀다.
자전거로 따지면 내리막길에서 저단기어로 페달이 헛돌며 엉덩이가 들썩이는 기분이다.
처음 생각은 금연에 따른 반응이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어쩌면 원래 삶 자체가 허허로운 것이고 지금 그것을 액면가 그대로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흡연을 할 때는 중독물질의 일정시간별 흡입에 신경을 쓰느라 그 원래 본연의 액면을 인식할 틈이 없었을 뿐이다.

그러니까 원래 그런 것이다.
원래 맹숭맹숭하고 원래 좀 헛도는 것 같고 원래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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