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는 일기장에

[일기] 주량이 점점 준다

manwon 2018. 5. 26.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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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26일 토요일



주량이 많이 줄었다. 사무실 일을 관둔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다음날 출근하지 않아도 되겠다, 원래 같으면 지난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못해도 세 번 네 번은 최소 소주 두 병 이상 혼자 마셨을 텐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술이 부족할까 봐 640cc 소주 1pet을 처음엔 산다. 그리고 혼자 마실 때, 안주로 가장 좋아하는 군만두를 곁들여도 4잔 5잔 정도 마시면 그만 마시게 된다. 뭐랄까 '이걸 지금 내가 마셔서 뭐하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나 할까. 이게 지금 한두 번이 아니다. 즐겁지가 않다. 쌓여있는 근심이 풀어지지가 않는다. 많이 마시면 곯아 떨어지지만 취기가 잘 돌지 않는다. 밖에서도 술자리는 원하면 언제든지 있다. 하지만 나가기가 싫다. 같이 어울려도 웬일인지 즐겁지가 않다. 그들이 문제가 아니고 이건 내 문제다. 더 정확히 내 뇌의 문제인 것 같다. 아무래도. 


빈속에 차가운 소주가 한 잔 두 잔 들어가고, 테이블 위에 맛있는 안주를 씹으며, 좋아하는 사람들과 흥겨운 이야기를 나누다가 즐겁게 취하는 일이 이제는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것도 나이가 들어가는 하나의 과정인가.


대략 2주 전에 외할아버지 유골이 안치된 국립호국원을 가족과 함께 다녀왔다. 일반 묘소에서 몇 년 전에 호국원으로 이장을 했다. 친가 선산은 일년에도 몇 차례씩 가지만 외할아버지 계신 곳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국원 정문에서 25구역까지 걸어서 꽤 올라가야 했는데, 중간 중간 아카시아 향이 좋았다. 집에 가는 길에 근처 한정식집 '솔리'에서 어머니와 형과 형수와 함께 된장찌개, 청국장이 나오는 식사를 했다. 정갈한 맛이 일품이었지만, 형수 말대로 집에서 매일 어머님이 해주시는 게 한정식 수준일 때가 많아서 남들만큼 큰 감흥은 없었다. 주변에 소나무와 연못, 산책길이 참 좋았다. 


꿈에 거북이가 두꺼비를 좋아한다고 고백을 했다. 양은 이게 말이 되냐고 떼굴떼굴 구르며 내게 따졌다.


오늘 낮에 일을 하다가 뜻하지 않은 오류로 인해 작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날려 먹었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건데, 두세 시간 후에나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이번 건 대충 만들자, 그래도 괜찮아'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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