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는 일기장에

[일기] 무제

manwon 2017. 11. 2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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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2일 수요일

 


며칠 전 꿈을 꾸었다. 


온몸이 천에 휘감긴 채 바다에 빠졌다. 간신히 천에서 몸을 빼내고 수영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심해에서 상어가 내 배를 물어뜯으려 돌진하는 것 같아서 무서웠다. 다행히 바닥에서부터 절반이 바닷물에 잠긴 직사각형의 아주 큰 방을 찾았다. 그 큰 방은 문을 제외한 4면이 거대한 책장이었다. 책장에는 고급스러운 양장본의 책들이 가득 꽂혀 있었다. 책장의 선반을 밟고 반대편 모서리로 가서 엉덩이를 걸친 채 앉았다. 가랑이 사이로 상어와 돌고래를 반반씩 닮은 기묘한 모습의 물고기들이 튀어 올라왔다. 올라오는 코를 손바닥으로 가볍게 눌러주며 인사를 했다.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나타났다. "아버지, 식빵이 있는데 마요네즈를 좀 발라드릴까요?" 말하고 마요네즈와 식빵이 있는 또 다른 모서리로 갔다. 마요네즈를 책장에서 꺼냈다. 미지근했고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것이었다.


장면이 바뀌고 수십 명의 사람이 큰 산에서 흙에 박힌 돌덩이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모두 푸른색의 허름한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나는 빈둥빈둥 댄다. 옆에서 일하는 여자는 오십 대 정도의 내 아내다. 나도 많이 늙었다. "임자 내가 좀 거들어줄까?" 거드름 피우듯 말하며 아내에게 다가갔다. 둘은 산비탈에 박힌 돌덩이를 호미와 삽으로 파기 시작했다. 내 아내는 또 다른 돌을 파내려 했는데, 그건 사람들이 비탈길을 오를 때 계단처럼 발판이 되는 것 같으니 파지 말라고 내가 말했다. 산은 해발 800m 정도로 꽤 높은 산이다. 산봉우리 가장 높은 곳으로 홀로 올라갔다. 주변에 사람들은 작업을 멈추고 앞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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