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는 일기장에

[일기] 한심(寒心)

manwon 2017. 11. 10.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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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0일 금요일

 


평일에는 일기를 쓸 여력이 없다. 금요일은 돼야 조금 끄적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 마음은 위로 아래로 요동을 친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불안하다'. 개선을 위한 해법이 너무 많다. 그게 패인이다. 내 두뇌는 A라는 것에 집중하다가 다시 B라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서, 중간에 정말 많은 휴식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소 창의적이지만 몹시 비효율적이다. 


최근 조금 신기한 경험을 했다. 별것은 아닌데, 5년도 더 지난 과거의 몇몇 상황들이 마치 몇 주 전, 며칠 전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5년 전 아침에 걷던 출근 골목길부터 그 거리에 있었던 커피를 마시던 편의점, 막 신축해서 만국기를 걸어 놓은 빌라의 모습까지 불과 며칠 전에 겪은 것 같은 착각. 오히려 최근 일 이년 전의 일들은 더 먼 과거처럼 느껴지는 것이 참 신기하다.


얼마 전 할머니가 화장실 양변기에서 쓰러지시고 한동안 걷지를 못했다. 혼자 걸으실 때까지 낮이고 새벽이고 어머님이 부축해야 했는데, 어머님도 어깨가 편치 않으셨기에...그걸 보면서 출근을 하는데, 돈도 제대로 못 버는 나 자신이 그렇게 한심하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그 수백개의 만국기가 추운 초겨울 맑고 푸른 하늘 아래에서 번쩍번쩍 펄럭이는데, 오늘은 과연 실적을 올릴 수 있을까, 언제까지 이 일을 해야 하나 하는 그 고민의 마음까지 불과 며칠 전의 것처럼 느껴졌다고. 불과 며칠 전에 내가 언제나 또 그러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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