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는 일기장에

[일기] 떨어짐

manwon 2016. 12. 18.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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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15일 목요일 

 


면접을 보고 왔다. 잘한 것 같다. 내일 오전에 연락이 오면 취업이다.




2016년 12월 16일 금요일



연락이 오질 않았다. 이번 건은 좀 뜻밖이다. 뭐랄까... 여기에 자세히 쓸 수는 없지만, 농락 당한 기분이다. 전화를 걸어서 내가 떨어진 이유나 말해 보라고 따지려다 참았다.


저녁 9시에 방학역에서 kw를 만났다. 족발에 소주를 먹고 2차에 반건조 오징어에 또 소주를 마셨다. 후레쉬로 4병 마셨다. 


년 단위로 생각하면, 세상은 1년 전 보다 불친절해졌고, 월 단위로 생각하면 1개월 전보다 불친절해졌다.




2016년 12월  17일 토요일



하루면 극복할 수 있을 꺼라 생각했는데, 아직 농락 당한 느낌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신경이 곤두서 있는데, 거실 티비 채널이 안 돌아간다고 어머님이 호출을 하신다. 입력채널이 디지털로 되어 있는데, 아날로그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리니 당연히 화면은 변함이 없는 것이다. 그냥 디지털로 입력채널을 고정시켜 놓고 쓰면 헷갈리지 않을 텐데, 외할머니가 디지털용 리모컨은 익숙치 않다고 쓰지 않으신다. 그래서 평소에는 아날로그 입력채널로 아날로그용 리모컨으로 티비를 보시는데, 문제는 디지털 입력채널로만 나오는 방송도 외할머니에게 가끔 틀어드려야 한다는 거다. 그때마다 어머님이 그 입력채널 전환 작업을 하는데, 그 전환의 과정에서 막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그럴 때마다 결국 내가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일이 반복된다. 일자리 문제로 스트레스가 찰랑찰랑 거리는 상황에서 티비 리모컨 돌리는 걸로 자꾸 호출되니 화딱지가 났다. 전원을 키고 채널을 돌리는 건 딱 버튼 3개만 쓰는 건데, 디지털과 아날로그 상호 간 전환 과정에서 노인네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돌발상황이 생기는 거라 판단해서, 과감히 아날로그 리모컨을 치워버렸다. 외할머니가 보는 채널은 어차피 디지털 컴포넌트 방송으로 모두 나온다. 디지털용 리모컨의 설명 방법을 알려드리는데, 외할머니가 거부를 하신다. 막무가내로 이건 쓰지 않겠다고 하신다. 귀도 거의 안 들리시고 인지능력도 많이 떨어진 상태라, 입력채널 어쩌구 해봐야 이해를 못하신다. 기존의 아날로그 리모컨은 고장이 났다고 힘들게 설명을 했더니, 고치라고 말씀하신다. 전원버튼하고 채널버튼 요 3개만 누르면 돼요라고 설명을 해도, 막무가내로 이걸로는 티비 안 봐 하신다. 미치겠네.


자신의 편함은 멀리 있는 다수나 가까이 있는 소수의 희생으로 인한 것이다.


무엇보다 실패에 익숙해져야 한다. 실패와 성공은 동전의 앞뒤와 같다, 원래 한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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