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는 일기장에

복통과 오한 그리고 구토, 결과는 맹장염

manwon 2022. 11. 2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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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형수에게 전화가 왔다. 형이 어제부터 배가 좀 아팠는데 지금은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아파하는 것 같으니 집으로 가서 좀 살펴달라는 전화였다. 형수는 집에서 꽤 먼 거리에 있는 직장에 있었기에 비교적 가까운 곳에 사는 나에게 부탁한 것이었다. 

걱정되는 마음에 택시를 타고 형 집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확인해보니 한눈에 봐도 꽤 상태가 좋지 못했다. 오른쪽 배 부위의 통증이 심해서 거동이 힘든 상태였고 오한에 오심까지 있었다. 

"어떡할까?"
"모르겠네..."

여태껏 살면서 형 입에서 모르겠다는 소리는 처음 들어본 것 같다. 그런 소리를 다 하는 걸 보니 많이 아프긴 아픈가 보다 생각이 들었다.

119에 전화를 해서 상태를 얘기했다. 잠시 후 도착한 앰뷸런스를 타고 정오쯤 의정부 성모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코로나로 인해서 병원을 이용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음을 이번에 절실히 느꼈다.

일단 환자가 응급실 문을 통해서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그때부터 보호자와 환자는 철저히 격리된 채로 모든 게 진행되었다. 보호자가 이전처럼 옆에서 동행하고 필요한 걸 챙겨주고 그런 게 전혀 불가능했다. 대신 보호자 대기실에 있는 모니터를 통해서 환자가 지금 무슨 검사를 받고 있는지 입원실로 배정이 되었는지 여부 등의 진행 정보만 간략히 확인할 수 있었다. 

오후 3시 반쯤 모니터에 혈액검사 완료, CT촬영 완료가 떴다. 원무과 직원이 내게 몇 가지 서명을 하라면서 종이를 건넸다. 서명을 하면서 원무과 직원으로부터 충수염인 것 같고 수술할 예정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다소 안심이 되었다. 혹시라도 맹장염이 아닌 다른 심각한 질환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해소된 셈이다. 

저녁부터는 형수가 병원으로 와서 보호자 역할을 했다. 나는 집으로 와서 밥을 먹고 어머니와 함께 추가 연락을 기다렸다. 밤 9시쯤 수술이 끝났다는 연락을 받았다. 내일 다시 병원에 가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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