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뷰 & 잡학

독서일기 - 만화로 보는 하워드 진의 미국사

manwon 2016. 2. 2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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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일기 - 만화로 보는 하워드 진의 미국사

 


얼핏 검색을 해보니, 아메리카 대륙에서 미국이 학살한 아메리칸 인디언의 수가 6천만 명에서 최대 1억 명이라고 한다. 남북한 전체의 모든 국민을 합한 수치 그 이상이다. 끔찍하지 않은가![각주:1]



이 책에는 미국이 건국하는 과정에서 아메리카 인디언을 학살하고 그 후 필리핀, 베트남, 쿠바, 인도차이나, 하와이, 니카과라, 이란,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등 정말 많은 나라에 개입하여 어떻게 그들의 잇속을 챙겼는지 요약되어 있다. 오지랖도 그런 오지랖이 없다 싶을 정도다.


제국주의라는 말이 가장 적합한 말일 것이다. 제국주의는 다른 지역이나 나라에 대해서 정치, 군사, 경제적으로 개입하여 자국의 잇속을 챙기는 정책이나 사상이다. 즉 A라는 나라가 B를 침략해서 B를 A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 침략전쟁의 목표라면, 제국주의에 따른 침략은 A라는 나라가 B라는 나라에 빨대를 꼽아 단물만 쪽쪽 뽑아 먹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천연자원 같은 국부를 야금야금 뺏기고, 그 나라의 문화 민족적 정체성은 좀비처럼 변하게 된다.


대단하면서도 그 이상으로 끔찍하게 느껴진 것은, 그러한 제국주의적 기만과 침탈 행위가 표면적으로는 매우 세련되고 우아하게 보이면서도, 이면에서 그 악의적인 목표를 결국 달성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고, 몇 년 정도의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백 년 단위를 뛰어넘으면서 매우 일관적으로 관리, 실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항상 똑같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들에게는 대략적인 패턴이 있다. 처음에는 우호적으로 접근하고 분위기가 파악되면 문호 개방을 요청한다. 은행 같은 금융시스템을 도입시켜 타국의 국민을 노예로 만들고, 타국의 자원을 거대 자본 기업을 활용해 약탈한다. 이에 대한 반항이 거세면 그냥 무력으로 제압하기도 하고, 그전에 해당 국가를 봉쇄시키는 전략을 쓰기도 한다. 자신들의 뜻에 반하는 왕정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민중의 반란을 뒤에서 선동하고 지원하기도 하고, 그 반대로 민주주의 세력을 잠재우기 위해 자신의 꼭두각시 왕을 세우기도 한다


무자비한 탄압과 살육을 정당화시키려고 그들 스스로 항상 적당한 개념을 탑재하는데, 미개한 문명을 개화시킨다든지, 기독교를 전파한다든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단적으로 남을 사랑하라는 기독교가 뭔 죄가 있겠는가? 그걸 자신에 입맛에 맞게 교묘히 변형시켜 이용하는 행위가 죄악이다.



저자는 2차 대전 당시 미군의 공군 폭격수 임무를 맡았다. 그 후 결국 반전운동가가 된다.




만화에 추가로 관련 사건에 대한 자료나 사진 등도 첨부되어있다. 


280페이지 정도의 얇은 만화책이라 짬짬이 읽어도 하루 이틀이면 모두 볼 수 있다. 많지 않은 페이지에 빼곡히 정리된 그들의 짓거리를 보면 대부분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오지랖도 그런 오지랖이 없다!"


 

  1. 신빙성이 있는 수치는 아닌 것 같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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