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는 일기장에

태안군 보건의료원 상례원에 조문을 다녀오다

manwon 2023. 1. 1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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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형수님 어머님이 돌아가셨다. 무거운 마음을 안고 어머님과 함께 태안군 보건의료원 상례원으로 향했다. 일단 의정부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이동한 후 거기서 태안행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서 대충 씻고 오전 6시 30분쯤 전철에 탑승. 

 

회룡역에서 의정부 경전철로 환승한 후 동오역 2번 출구로 나왔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이 의정부 시외버스 터미널.

 

아침 8시에 출발해서 운행 시간은 3시간 10분. 승차권은 1매에 24,100원이다. 

 

대략 30년 전 군복무할 때 여기 의정부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홍천행 버스를 타고 휴가 복귀를 했었다. 여기는 그때 그 모습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다. 휴가 복귀할 때의 착잡한 심정이 이제는 추억으로 떠오른다.  

 

어머니와 내가 타고 갈 버스. 충남고속.

 

의정부에서 태안으로 내려가는 길이 구리 ic를 전후해서 상습 정체 구간을 지나는 코스였다. 그래서인지 3시간 10분이라는 긴 시간인데도 휴게소 정차 없이 운행하는 듯 보였다. 

"얘.. 만원아. 내가 화장실이 좀 급하구나"
"쌀 것 같아요?"
"그래 못 참겠어..."

운전기사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실례지만 휴게소에 정차 안 하나요? 저희 어머님 화장실이 급하신데..."
"아 이거 지금도 늦어서 다이렉트에요 다이렉트"
"어떻게 좀 안 될까요? 가다가 휴게소 나오면 좀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어머님은 지금 막 쌀 것 같다고 하시고 운전기사는 몇 분 정도 후에 휴게소에 도착하는지, 도착하면 거기에 세워줄지에 대한 답변도 제대로 안 한 상태라 참으로 난감했다. 

그런데 천만다행으로 운전기사에게 부탁을 하고 바로 1분도 안 되어서 깜빡이 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운이 정말 좋게도 내가 운전기사에게 부탁한 곳 바로 근처에 휴게소가 있었던 것이었다. 

"어이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 늦었어요. 빨리 다녀오세요. 빨리요 빨리요"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 타기 전에 어머님과 누나와 셋이서 들른 커피숍에서 마신 에스프레소.

원래 예정 시간보다 30분은 늦게 태안 공영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거기서 누나와 합류해서 다시 택시를 탄 후 5분 정도 주행하니 태안군 보건의료원 상례원에 도착했다. 

조문을 드리고 밥과 육개장을 먹었다. 나와 어머님과 누나가 식사하는 자리에 형과 형수도 함께 앉아 대화를 좀 나눴다. 형수가 스마트폰으로 올라가는 버스표를 예매해 줬다. 

의정부 시외버스 터미널이 아니라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로 표를 끊었다. 거기서 전철을 타고 올라가는 편이 낫겠다 싶었다. 태안에서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까지 시간도 훨씬 덜 걸리고 요금도 대략 1만 원 정도 저렴한 것 같았다.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로 올라가는 버스 안.

 

어머님과 누나가 담소를 나누신다.

 

저녁은 간단히 햄버거로 때웠다. 롯데리아에서 데리버거와 새우버거 그리고 꽈배기를 포장해서 집에서 어머님과 함께 먹었다. 다음에 어머님과 지방으로 이동할 때는 버스가 아니라 자가용으로 이동해야 할 것 같다. 

형수님 어머님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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