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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일기 212일차
금연이 절실하지만 매번 실패하시는 분들에게 한톨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금연을 계획하시는 분이시라면 천천히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리라 감히.. 말씀드리며 글을 시작합니다.
수십년 골초로 살아왔고 수십차례 금연에 실패했다가 올해 3월 1일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금연을 시작한지 오늘로 6개월 27일이니 반년이 벌써 넘었습니다. 스트레스 받을 일, 수차례의 술자리 모두 잘 참아내고 단 한 개비도 허용치 않았습니다.
금연은 쉬운 것일까 어려운 것일까?
금연에 성공한 당사자로서 '쉽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다'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모호한 답변이라 조금 더 길게 표현을 하면...
2일안에 실패하기 가장 쉬우며
2일을 넘기면 가능성이 보이고
3일째까지는 조금 많이 힘들고
일주일이 최대고비이고
열흘 정도 지나면 사실상 성공기에 진입한 것이고
보름 정도 지나면 흡연욕구를 점점 쉽게 참을 수 있게 되며
한달 정도 지나면 담배생각 나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하며
여섯달이 지난 현재 3~4일에 1번 정도 담배생각이 날까 말까 합니다.
현재도 술자리에서는 '어라 요것봐라' 정도의 흡연욕구가 밀려오기는 합니다만 예상컨대 흔들리지 않을 자신감이 있습니다.
바로 윗줄을 읽고 금연 전이신 분들은 아마 '아.. 이 사람은 강한 정신력을 갖고 있나보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바로 이런 착각 - 정신력 맹신 때문에 많은 분들이 금연에 실패하는 것입니다. 금연이란 것을 철봉에 매달리는 것처럼 참아내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 오히려 안 좋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정신력은 철봉에 10분 매달리는 것이 한계인 것을 11분 정도 늘려줄 수는 있어도 하루 종일 매달릴 수 있게 해주지는 않습니다. 평생을 철봉에 매달리듯이 견디어 내면서 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아! 물론 정신력이 아예 없다면 금연은 일백퍼센트 실패하겠죠. 하지만 제 금연 경험상 정말로 정신력이란 것을 발동해야지 이얍! 이얍! 했던 적은 3일에서 일주일 사이 금단증상으로 괴로울 때 몇 번 잠깐잠깐 식이였습니다. 그런데 웃긴 것은 실제로 그 괴로움이 못 견딜 정도로 유지되는 시간은 평균 1분이내 길어봐야 3분이내 였습니다. 이 때 초시계를 오른손으로 꽉 잡고 3분만 버티자라고 할 때 정도, 그 정도가 제가 가진 정신력이란 것을 발동했던 것 같습니다.
정신력 예기는 이 쯤에서 그만하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포인트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 포인트는 얼토당토하지 않게 들리시겠지만 바로 '믿음' 입니다. 거창하고 대단하게 종교적인 그것을 예기하는 것이 아니라, 금연을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내 기분을 더욱 좋게 만들어준다는 믿음입니다. 저도 그랬지만 많은 흡연인들이 정신력에 이어 2번째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 금연을 하면 건강을 얻지만 기분적 만족감, 쾌감을 상실한다고 믿는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부분부터 믿는데로 이루어지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저도 예전에 수십차례 금연에 실패했습니다. 그 때 실패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쾌감 상실감이었습니다. '그래 건강은 얻겠지만, 식후땡의 풍만하고 구수한 쾌감은 이제 못 느끼구나', '평생 이렇게 되겠지' ... 이러한 염(念)이 나날이 커져 나보다 큰 몬스터가 될 때 쯤 담배를 다시 들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마음가짐을 가져야 성공을 할까요?
금연을 하면 건강도 좋아지고, 삶의 쾌감이 더 커진다라는 믿음, 마음가짐이 바로 해답입니다.
아니 쾌감 때문에 피는 담배를 끊는데, 쾌감이 더 늘어난다는 것이 무슨 헛소리인가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금연을 하고 3개월 정도 지났을 때, 하루를 모두 마치고 곰곰히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 쾌감이란 것에 대해서, 오늘 하루 중 쾌감의 양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것을 수십년동안 흡연을 해왔을 때 하루의 쾌감의 양하고 대충 머리로 비교를 해봤습니다.
그런데 왠걸... 금연을 한 날이 더 상쾌한 것 같다는 자각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하루 수차례의 짜릿한 맛은 당연히 없습니다. 여기서 흡연과 쾌감에 대한 작동기제에 대해서 나름대로 추측을 해봤습니다.
만원블로그식 흡연쾌감 그라프
세계최초(아님말구) 흡연시 쾌감과의 상관 그라프입니다. 제가 직접 손으로 그렸습니다. ^__^;
[제가 실제 느낀 것 보다 약간 단순화 했습니다]
세로축은 쾌감,불쾌감의 상태, 가로축은 시간의 흐름입니다. 빨간 동그라미 점은 흡연을 하는 시점, 세로양방향 화살표는 1회 흡연시 쾌감의 최대크기를 나타냅니다. 즉 요점은 흡연을 할 때 마다 세로양방향 화살표의 크기 만큼 쾌감을 느끼는 것은 동일하지만, 전체적인 상태는 계속 우하향, 즉 안 좋은 상태로 진행한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하루종일 담배 피면 잠 잘때 컨디션 제로이지 않습니까... 필 때는 좋았지만 말입니다.
즉 흡연자는 세로양방향 화살표의 크기가 동일크기라고 느끼기 때문에 흡연을 할 때 마다 매번 쾌감을 느낀다고 생각하게 되지만, 실제 그 전체양은 불쾌감의 상태에서 왔다리 갔다리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즉 한마디로 흡연의 쾌감은 마이너스 통장 같은 것이고 사채 같은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 금연에 성공하게 되면 위의 그래프처럼 급격히 위로 올라가는 횟수나 폭은 줄어들지언정 상태가 평심부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됩니다. 즉 흡연은 수렴방향이 마이너스이고 금연은 수렴방향이 평심(0) 방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뭐야 너무 밋밋한 인생이 되는 것이 아니야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 금연을 성공하게 되고 안정기에 접어들면, 금연으로 얻어온 도파민(쾌감물질)을 보상하려는 뇌의 시도로, 왠지 모르게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도전이나 노력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물론 그 쪽 즉 건전하고 건설적인 자기계발의 방향으로 마음방향을 잡아주려는 약간의 노력만 최초에 1-2회 정도 해주면 됩니다. 즉 담배로 쾌감을 얻는 수동적인 뇌가, 건전하고 건설적인 행위를 통해 쾌감을 얻으려는 능동적인 뇌가 된다는 말씀입니다.
실제로 갑자기 뭔가를 도전하고 싶다든지, 하지 않던 공부를 다시 하고 싶다던지하는 욕구가 생기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기분 좋을 일이 하나 없는데, 왠지 가끔 아니 종종 기분이 괜찮아지는 희한한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도파민이라는 것은 원래 보람된 일을 할 때 보상으로 느끼는 쾌감을 위해 분비되는 물질이라고 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도 나오는데, 사람이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한 노력을 한 결과라 뇌가 판단을 해서 도파민(쾌감)물질이 뇌에서 분비가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건설적인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 나오는 도파민이 단순한 흡연행위로 분비가 되어버렸던 것입니다.
이 글의 목적은 금연에 실패하신 분들이 성공하는데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쓰는 글입니다. 이 쯤해서 다시 정리를 하자면, 금연을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심리적인 부분인데...
1. 정신력이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다 해결할려는 생각을 버려라.
2. 금연을 하면 궁극적으로 쾌감을 더 얻는 것이지, 절대 잃는 것이 아니다.
3. 나한테, 내 가족에 이익이 되는 건설적인 행위를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나 자신이 되어간다.
이 정도로 요약이 될 것 같습니다.
이 3가지 문장을 가지고 금연에 들어가는 것이 굉장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봅니다. 정말로 금연을 시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금연관련 포스팅에서는 제가 성공한 금연 방법에 대해서 한 포스팅으로 정리해서 올리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여지껏 써온 금연 관련 포스팅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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