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기록

이케아 의자 구매와 조립 후기입니다. (약간 장문)

manwon 2015. 8. 16.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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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케아 의자 구매 후 조립 후기입니다.

 

식탁의자를 바꿔야 할 때가 훨씬 지났습니다. 10년 전에 구매한 의자 중 하나는 다리가 아예 부러졌고 나머지 것들도 건들건들합니다. 가죽도 부스럼처럼 수많은 쪼가리가 바닥으로 떨어지고요. 그냥 더 버티려다가....

바닥에 떨어진 가죽쪼가리가 너무 많아서 진공청소기로 돌리다가 성질이 확 솓구쳐서 !!! 의자 구매하기로 결정!!!

 

가운데 화살표 부분의 다리 쪽이 의자 4개 모두 정상이 아닙니다. 식탁과 의자를 구입한지 십 년이 넘은 이유도 있고, 조카들이 한창 장난꾸러기였을 때 의자를 시소 타듯이 매달린 적이 많았는데 그것도 원인이 된 것 같습니다. 

오른쪽 화살표 부분은 사진이 작아서 잘 보이지 않는데... 가죽이 많이 벗겨진 상태입니다. 

 

 

이 사진의 화살표 부분이 가죽이 벗겨진 정도가 더 잘 보이네요.

 

일단 구매하기로 결정을 했고, 필수조건은 다음 2가지였습니다.

1. 의자 1개당 10만 원이 넘지 말아야 한다.

2. 등급이 E0이나 SE0이어야 한다.

 

포름알데히드를 기준으로 하는 가구의 등급에 대해 조금 검색을 한 내용을 아래에 짧게 정리하면... 

1. 우리나라에서는 E1, E2 등급이 친환경적이라는 선전과 함께 판매가 많이 되는데, 일본이나 유럽 등의 선진국 기준으로 E1 등급 이상은 가구로 쓰지 않는 등급이라고 한다.

2. 대부분 선진국은 최소 E0, 일본은 그 보다 한 단계 더 엄격한 SE0이 되야 가구로 쓸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가정에서 E1 이나 E2의 가구를 구매하지만, 우리나라의 조달청에 납품되는 가구만큼은 모두 E0 등급 이상만 받는다. (이 부분에서 약간 딥 빡)

3. 우리나라 가구브랜드 중 많은 곳이 E1을 쓰고 있고 전제품을 E0 등급을 쓰는 곳도 있기는 하다. 

 

E0 등급을 쓰는 국내산 브랜드의 완성된 제품을 구매하려 했는데, 의자 하나 가격이 대부분 10만원이 넘더군요. 10만원 이하로 E0이나 SE0으로 구매하려면 제가 알아본 바로는 이케아 밖에 없었습니다. 단 이것은 조립을 제가 직접해야 합니다. 조립을 하다가 불량이 나지는 않을까? 그러면 문제가 골치 아파지고 지출되는 금액도 생각보다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이케아 홈페이지에서 요놈으로 결정. 가격이 딱 99,900 원~!

 

어라! 근데 얘네는 홈페이지에서 결제하면 배달해주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네요~! 저는 옥션 같은 것처럼 물건 고르고 카드결제하면 이케아에서 집으로 배송을 해주고 저는 물건을 받아서 조립을 하는 과정을 예상했는데요, 홈페이지 어디에도 결제를 하는 곳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혹시 못 찾은 것은 아니겠죠?)

 

여기서부터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집에서부터 광명에 있는 이케아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결국 자가용을 타고 다녀와야 하는데, 왕복 3시간 정도 달리면 기름값도 무시 못 하죠...

 

 

결국 그래도 먼 길 달려서 이케아에 도착했습니다. 

최근에 가족끼리 외출한 적도 별로 없고 해서, 바람도 쐰다는 생각으로 왔습니다. 

 

 

2층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고른 후 위 사진처럼 해당 물건의 진열대, 섹션 번호를 확인한 후 1층으로 내려와서 해당 섹션구역으로 이동 후 카트에 물건 싣고 결제하고 차에 실어서 집에 가면 되는 방법이더군요.

 

직원들이 중간 중간에 있지만, 실제 현장은 스스로 알아서 잘 고르고 잘 결제하고 잘 싣고 가야 되는 분위기입니다. 친환경 등급에 비교적 저렴한 금액이라는 좋은 조건도 있지만 사실 제가 느끼기에는 많이 불편한 부분이 느껴지기 시작하더군요. 아직 직원들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 제가 중간에 한 남직원에게 문의를 할 일이 있었는데, 그 직원은 저를 쳐다 보지 않고 팔만 들어서 방향을 가리키며 저리로 가면 된다고 하더군요. 고객과 직원과의 관계가 아니라 인간 대 인간의 관계에서도 누가 말을 하면 얼굴을 쳐다보는 것이 기본 매너라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한마디 할까 하다가 그냥 넘겼습니다.

 

일단 이케아 매장 내의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 그래서 간단히 말로 표현을 하자면 물건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이 굉장히 넓고 또 미로처럼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통로 천장에 달려있는 지도에는 매장 동선이 일직선으로 그려져 있는데, 실제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동하려면 절대 직선 경로로 쭉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꼬불꼬불하게 길이 꼬여져 있고 유리가 없이 닫힌 구조다 보니 방향치가 아닌 저도 중간에 동서남북이 어딘지도 모르겠고 제 위치가 어딘지, 어느 쪽에서 와서 어느 쪽으로 향하고 있었는지 헷갈리더군요.

 

하여간 물건들은 괜찮게 보였는데, 처음부터 지금까지 불편한 점이 꽤 많이 느껴졌습니다. 이케아는 불편함을 판매한다 어쩐다 하는 소리도 들었던 것 같은데... 그 말이 현재까지는 맞네요.

 

 

2층에서 물건 결정하고 1층 창고로 가서 카트에 실은 후 1층 무인 결제대에서 결제하고 주차장으로 와서 차 트렁크에 실었습니다. 

 

 

집으로...

 

 

제 방 앞 베란다에 의자 4개 박스를 모셔두었습니다. 구매한 날에 바로 조립할까 하다가... 먼 길 다녀오니 피곤하더군요.

 

 

다음 날, 조립하기 전에 일단 조립설명서부터 출력을 합니다. 이케아 홈페이지에서 해당 제품의 조립설명서 PDF를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제품 박스 안에 조립설명서가 다 들어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왜 조립설명서도 없을거라고 지레 짐작해서, 인터넷 접속하고 다운로드하고 프린터로 출력하고 그랬을까요? 당연히 불편한 게 계속될 꺼라고 제가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 조립설명서는 글자가 없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알기 쉽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가구를 조립하는 것이 두려운 분들은 구매하기 전에 이케아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제품의 조립설명서를 미리 출력해서 자신이 조립할 수 있을지 살펴본 후 구매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제가 구매한 의자의 경우, 제가 준비할 공구는 십자드라이버와 일자드라이버 딱 2개입니다.

 

 

개봉박두...

 

 

잘 포개져 있네요.

 

 

볼트, 너트, 스크류 등등...

 

 

일단 의자 1개를 완성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조금 찜찜한 부분이 몇 개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위 사진처럼 엉덩이 닿는 천 중앙에 약간의 홈이 있더군요. 

 

나머지 의자의 천들은 모두 정상이었는데, 처음 조립한 저것만 그렇더군요. 크게 기능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 같아서 그냥 넘어가기로 합니다. 

 

 

그런데 위 사진처럼 의자 다리 하단부 4곳에 각각 삽입되는 목재용 스크류가 끝까지 꽉 조여질만큼 진입하기 전에, 스크류 머리의 십자홈이 마모가 되어서 더 돌아가지 않는 문제가 또 발생했습니다. 

 

일명 빠가가 났다라고도 하죠. 왼쪽 나무의 사진의 노란색 ㄷ 부분이 오른쪽 나무의 홈으로 삽입이 된 후 스크류로 추가 고정을 하는 것이라 의자 1개의 조립을 마치고 나면 스크류가 제대로 박히지 않았다고 해서 쉽게 빠질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마음이 꽤 찜찜하더군요.

 

 

사진에서 보다시피, 십자 홈이 둥그렇게 마모가 된 상태입니다. 제대로 꽉 결속이 됐다면 나무 한 쪽을 들었을 때 덜컥거리지 말아야 하는데, 제 경우는 덜컥덜컥...

 

위에서 언급한 데로 일단 조립이 완성되면 덜컥거리지는 않고 쉽게 분해가 될 것 같지도 않았지만, 찜찜해서 이케아에 전화를 해서 문의를 했습니다. 

 

여직원과 통화를 했는데, 정말 친절하게 응대를 해줘서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해당 문제에 대한 제 문의를 해당 기술진에게 바로 전화를 돌려서 연결이 되는 방식이 아니라, 여직원이 받아 적은 후 기술진에게 전달을 하는 식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왜 스크류가 다 조여지기 전에 홈이 빠가가 나느냐는 간단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듣기까지 24시간이 걸린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즉 본인이 문의-> 여직원 접수 -> 기술진에게 전달 -> 기술진이 여직원에게 답변 전달 -> 여직원이 본인에게 답변 전달. (24시간 소요)

 

아.... 불편하네요.

 

결국 다음 날 오후쯤 연락을 준다고 했는데, 오후 3시 쯔음에도 연락이 없어서 제가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기술진의 답변을 저에게 전달해 주는 여직원이 하는 말은 해당 부위는 너무 쎄게 조일 필요는 없다라는 모호한 것이었는데, 스크류를 다 돌린 상태에서도 덜컥거리는 게 정상이냐는 제 질문에는 또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답을 하더군요. 기술진과 직접 통화를 하면 쉽게 의사소통이 될 것 같은데, 중간에 한 다리 걸쳐서 통화를 하니 답답하기만 하고 해결이 되질 않더군요. 

 

결국 해당 목재용 스크류만 자택으로 발송해 주기로 하고 전화를 마쳤습니다.  

 

 

목재용 스크류가 택배로 왔습니다.

 

 

이 사진이 드라이버로 돌리기 전의 목재용 스크류의 십자 홈입니다. 새것임에도 왼쪽과 오른쪽 것의 홈에 약간 차이가 있네요. 왼쪽 것은 각이 확실한 반면 오른쪽 것은 조금 둥그런 모양이죠. 문제는 이 부분이 모두 굉장히 무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드라이버로 몇 번 돌리다 보면 충분히 조여지지도 않았는데 홈이 마모가 되면서 드라이버가 헛돌게 된다는 것이죠.

 

딱 보니 새로 보낸 목재용 스크류도 원래 것처럼 몇 번 드라이버로 돌리면 빠가가 날 것이 거의 확실시 되는 시점에서 어떻게 하면 현명한 처사일까 곰곰히 생각을 하다가...

 

한 가지 번뜩! 

 

십자 홈 자체가 애초에 굉장히 크고 넓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쓴 십자드라이버 보다 훨씬 더 굵고 큰 놈으로 돌리면 마모 현상이 조금 덜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집을 뒤져서 위 사진 왼쪽의 것처럼 특대형 십자드라이버를 찾았습니다. 오른쪽 것은 지금껏 조립할 때 쓰던 것인데, 사실 이 드라이버도 꽤 큰 편에 속하는 십자드라이버입니다.

 

특대형 드라이버로 목재용 스크류를 돌리니 기존에 빠가가 나서 헛돌던 놈까지 몇 바퀴 더 돌면서 끝까지 꽉 조여지더군요. 물론 이 경우에도 어느 정도 조여진 후에는 십자 홈이 완전히 마모가 되어서 더 돌아가지는 않았습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왼쪽 드라이버 끝에 철가루 같은 것이 보이죠. 

 

결국 정리하면 목재용 스크류의 십자 홈 부분이 너무 물러서 발생한 문제고 그 해결책은 일반적인 중간 크기의 드라이버를 쓰지 않고 아주 큰 십자드라이버를 쓰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술진과 통화가 되었다면... 어쩌면 "그거 큰 드라이버로 돌리시면 아마 더 돌아갈꺼에요"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을까요?

 

일단 중간 정리하자면 조립하는 과정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고 어떤 면에서는 재밌기도 한데, 위 경우처럼 어떠한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고, 그 문제점을 이케아 측에서 쉽게 해결해 줄 것을 기대하는 것도 현 시점에서는 조금 무리가 아닐까 하는 정도.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러한 불편함을 겪어서 구매를 했고 조립을 하는 과정에서 난관에 봉착을 했고 그 사후 서비스도 별로 신통치 않은 편이었는데, 결과적으로 큰 드라이버를 쓰면 된다는 해결책을 찾아서 제대로 조립을 다 하고 나니... 

 

"어라~ 이것 꽤 재미있는데 !" 하는 느낌.

 

불편함을 판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조금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조립하기 전에 목재에 붙여진 스티커에는 일본 글자가 찍혀 있네요. 일본에 납품될 물건이었다면 혹시 SE0 등급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조립을 마치고 나서 느낀 것인데, 당연히 풍겨야 되는 가구 냄새, 정확히 말하면 접착제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확실히 그간 구매했던 가구들이 접착제를 많이 쓰기는 했나 봅니다. 의자 4개를 모두 조립하고서 느낀 점은 전반적인 디자인이나 기능성은 마음에 듭니다. 그런데 조립할 때는 평소 눈에 띄지 않는 부분도 자세히 보게 되죠. 그런 부분의 마감이 생각보다 조금 매끄럽지 않았고 또한 전반적인 마감 역시 아주 고급스러운 느낌은 아닙니다. 등받이 나무 기둥을 손으로 만져보면 어떤 곳은 매끌한 반면에 다른 곳은 조금 까칠한 부분도 있고요. 그래도 전반적인 만족감은 보통 이상입니다. 왜냐면 솔직히 국내 가구... 제겐 너무 비싸요...

 

 

일단 마무리 하면서 정리를 하자면...

1. 구매부터 조립까지 꽤 불편할 수 있다.

2. 조립하다가 문제점이 생길 수도 있다. 

3. 가격대비 제품은 굉장히 만족스럽지만 고급스런 제품은 아니다. (제가 산 99,900원 짜리 의자에 한해서)

4. 본드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서 너무 좋다.

5. 조립할 때 꽤 재밌다. 특히 육각렌치 조이는 느낌이 꽤 손맛이 좋았다.

6. 힘들게 구매하고 조립한 가구를 가족이 쓰는 것을 보니 나름 보람도 생긴다. 

7. 또 이케아 제품을 구매할 것인가? 

-> 통장에 잔고가 많으면 국내산 친환경 완제품 가구 구매를 고려.

-> 통장 잔고가 시원치 않으면 이케아 제품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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