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는 일기장에

코로나로 인해 응급실 이용도 쉽지 않구나

manwon 2022. 1. 27.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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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6일 수요일 - 외할머니에게 몇 차례 고비가 찾아왔다

한 열흘 됐나? 외할머니에게 기침과 가래가 나오는 증상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뭔가 좀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들어 검색을 해보니, 노약자의 경우 겨울에 건조하면 기침, 가래가 나올 수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쿠팡에서 가습기도 3만 원 정도 주고 새로 구매했다.

연세가 많으시고 거동도 혼자 못하시는 분이라 거의 집안에만 계셨기에 코로나19 증상은 아닐 거고, 기침 가래 증상이 심상치 않아 병원에 모시고 가야 하나 생각이 들 무렵 외할머니의 증상이 갑자기 악화되기 시작했다. 거품가래가 나오기 시작하고 토하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혼절을 하셨다. 그때 외할머니가 돌아가시는 줄 알고 어머님은 눈물을 흘리기까지 하셨다. 

다행히 몇 시간 정도 지나 정신을 차리셨는데, 이번에는 물 한 모금도 넘기지 못하는 연하장애 증상이 나타났다. 가뜩이나 기력이 소진된 상태인데, 물도 넘기지 못하니까 가족들 모두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결국 병원 진료를 받기로 결정했는데 코로나 사태가 마음에 걸렸다. 가래가 나오는 환자의 경우 코로나 검사를 먼저 받아야 하는데, 외할머니가 워낙 고령에 건상 상태가 안 좋으셔서, 그 PCR 검사를 받는 것 자체가 힘들 것 같기도 했다. 그런 고민을 하는 사이 또다시 외할머니의 상태가 갑자기 다시 나빠지기 시작했다. 일단 응급실로 가서 수액이라도 좀 맞춰드려야겠다는 생각에 119를 불렀다. 

출동한 119 대원에게 상황을 설명하니, 그분들 하시는 말씀이 119를 통해 응급실로 가더라도 격리 절차를 거쳐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야 진료가 가능하다고. 결국 119 대원들을 돌려보내야 했는데, 방호복을 입고 집에 들어온 119 대원들을 보고,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에 외할머님이 놀라셨는지 갑자기 물을 찾으셨다. 물을 조금 드리니 반 모금 정도를 꿀꺽 삼키시는 게 아닌가?

그 이후로 아주 소량의 식사를 조금 하신 상태다. 아침에 한 숟가락 정도 넘기시고 계속 누워 주무시다가 점심에 꿀물을 두 숟가락 정도 넘기시고 저녁은 안 드시고 계속 주무시는 있는 상태다. 혼자 일어나지도 걷지도 못하는 상태라 화장실 갈 때마다 어머님과 내가 교대로 혹은 함께 부축을 하고 있다. 24시간 어머님과 내가 간호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어머님은 말할 것도 없고, 나도 몸과 마음이 지치고 편치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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