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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완의 초의식 독서법 리뷰

manwon 2015. 1. 19.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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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완의 초의식 독서법 리뷰 ▒

 

 

어느 날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다가...

 

우연히 '김병완의 초의식 독서법'이라는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본 블로그에 '새벽의 집중 프로젝트'라는 카테고리를 별도로 둘 정도로 학습법, 독서법 분야에 제가 관심이 좀 있습니다. 처음에는 속독법, 포토리딩, 포토메모리, 암기법, 전뇌학습 등과 같은 것처럼 한번 보면 사진 찍듯이 다 기억하고 이해하는 초인적인 능력을 구현하고자 노력을 했었는데요, 결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포토리딩, 포토메모리는 실현 불가능했고, 속독법은 안구운동 부분을 읽다가 왠지 마음에 안 들어서 책을 덮었습니다. 그나마 효과가 있었던 것은 기억의 방이나 연상법을 이용한 기억술이었는데요, 그것도 단어나 카드를 외우는 것에는 쓸모가 있었지만 실제로 언어를 배운다든가 깊은 생각이 필요한학 습을 할 때는 응용하기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러한 경험 때문인지 포토메모리, 속독, 4차원, 잠재의식, 초능력... 이런 단어들이 들어간 관련 학습법, 독서법 관련 서적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김병완의 초의식 독서법 전면 

 

초의식이라는 단어가 처음에는 초월의식 같은 느낌으로 다가와서 책을 서재에 다시 얌전히 집어 넣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초서법+의식법을 합쳐서 초의식이라고 표현을 한 것이고 초월의식 같은 것과는 거리가 먼 내용이었습니다.

 

 

 

김병완의 초의식 독서법 후면

 

초서는 베껴쓰는 것을 뜻합니다. 즉 초의식 독서법은 초서 독서법 + 의식 독서법을 합친 단어입니다. 그 전까지 속독법이라든지 포토리딩이라든지 하는 것들은 극단적으로 짧은 시간을 투자해서 사진 찍듯이 기억해내는 방법이라고 선전을 했었고 제 경우 거기에 혹해서 실제로 따라 하려다가 시간만 낭비했었는데요, 이 책에서는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책을 읽는 중간중간 중요 내용을 베껴 쓰라고 하니, 그 부분이 참신해서 책을 대여하고 1시간 만에 끝까지 모두 읽어봤습니다.

 

 

 

초의식 독서법은 어떤 것이며 무엇을 얻을 수 있나?

 

저자는 초서 독서법과 의식 독서법을 초의식 독서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즉 책을 읽는 중간에 핵심내용을 종이에 옮겨 적는 베껴 쓰기를 하면서 일종의 독서 노트를 만드는 것이 초서법이고, 마치 종이를 뚫을듯한 의식으로 독서를 하는 것을 의식 독서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의식 독서에 관한 제 견해는 아래에 조금 더 기술하겠고요. 일단 저자는 자신이 우연히 발견하듯 개발한 초의식 독서법이란 것으로 읽기만 하는 바보 수준의 독서능력에서 벗어나, 2년여간의 세월 동안 40권이 넘는 책을 집필하는 기적적인 성과를 이루게 되었고 또한 그러한 독서법으로 인해서 인생 자체가 변화하였다고 주장을 합니다.

 

 

 

일단 초서 독서법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초서 독서법은 조선 시대 다산 정약용도 권장했던 방법으로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책을 읽기만 하는 수동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주요 내용을 초서(베껴 쓰기)하면서 능동적인 생각하기를 병행할 수 있기에 조금 시간은 더 소요되더라도 궁극적으로 훨씬 큰 효과와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저도 그러한 내용에 어느 정도 수긍을 했고 다음번 독서를 할 때는 나도 베껴 쓰며 책의 저자와 함께 호흡하는 능동적인 책읽기를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의식 독서법이 또 뭐냐면..

 

저자는 의식 독서법의 방법으로 후두부에 정신을 집중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포토리딩>의 저자인 폴 쉴리와 <책 먹는 독서>의 저자 크리스티안 그뤼닝이 각각 유사하게 주장했던 귤 기법, 골프공 기법을 소개하면서 의식 독서법의 하나의 방편으로 소개합니다. 그 기법들은 후두부에 귤이나 골프공이 떠 있다고 상상을 하며 의식을 후두부에 집중하며 책을 읽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조금 뜬금없게 여겨졌는데요. 제가 워낙 포토리딩이나 포토메모리, 속독법 같은 것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고요, 조금 생각해 보니, 결과적으로 초서법은 이미 조선 시대 때부터 있던 방법이고 의식 독서법도 위 단락에서 기술한 것처럼 이미 있는 것이니, 단순히 이미 있는 방법을 합친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즉 초의식 독서법이라는 것이 어떠한 새로운 방법을 창조했다, 발견했다기보다는 기존 방법에 대한 재배열 혹은 재포장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요... 물론 저자는 후반부에 BTMS 기법이라는 것을 초의식 독서법의 한가지 모델로 다시 설명하기도 합니다. BTMS란 책을 읽고 생각하고 의식의 변화를 생각하고 요약하는 방법인데, 이 역시 아주 새롭고 독창적인 방법은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BTMS와 똑같지는 않지만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에서 개발한 SQ3R(훍어보고 예측하고 질문하고 자세히 읽고 되새기고 다시 보기)라는 독서법도 이미 존재했었죠.

 

 

 

그리고 또 몇 가지 불만들... 

 

일단 책을 읽으면서 자주 든 생각이 중복되는 내용이 너무 자주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대략 250페이지 분량의 책인데 이보다 훨씬 적은 페이지로도 저자의 의도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었을 것 같고요. 저자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책을 구성하다 보니 250페이지의 책이 된 게 아니라, 적당히 보기 좋게 도톰한 250페이지 이상의 책을 만들기 위해서 책의 내용을 조금 늘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또한 책을 많이 읽은 저자답게 주장하고자 하는 내용의 근거로 정말 많은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거나 다른 책의 내용을 인용하고 있는데, 그 주장과 사례, 인용 사이에 다소 깊이 있는 탐구가 별로 없는 것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예를 들면 저자가 주장하기를 독서의 신이 되는 데 필요한 3가지 중 첫 번째로 1만 시간의 독서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을 했고 그 근거로 말콤 글래드웰의 저서 <아웃라이어>에 그렇게 나와 있다고 기술을 하고, 신경학자 데니얼 레비틴 역시 그러한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고, 책의 저자 역시 1만 시간 독서를 해보니 대체로 그 정도 시간이 맞는 것 같다고 기술을 했습니다. 제 견해를 조금 더 삐딱하게 표현하자면 유명한 저자와 해외 학자들이 그렇다고 하니 대체로 한 1만 시간은 필요한 것 같다고  말을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즉 주장과 근거 사이에 신중한 비판이나 탐구는 별로 없고, 단지 사례나 인용만 잔뜩 나열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책에는 정말 많은 사례와 인용이 등장하는데 차라리 그 수를 줄이고 한두 가지라도 조금 심도 깊게 논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럼에도 한번 읽어볼 만한 책...

 

위에서 책의 단점을 조금 길게 썼지만, 학습법이나 독서법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베껴 쓰기를 통한 능동적인 책 읽기의 개념은, 수동적인 독서를 하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고 독서를 수단으로 보지 말라는 저자의 말은 제게 뜨끔한 일침이 되어 적지 않게 공감이 되기도 했습니다. 일단 독서법에 대해서 비교적 현실적인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를 해주는 부분도 좋았습니다. 귤 기법, 골프공 기법은 제가 시도해보지 않았기에 더 이상 폄하할 수는 없을 것이고 어렵지 않은 방법이기에 꾸준히 시도해 보고 결과를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또한, 많은 이들이 독서나 학습을 암기하거나 내용을 이해하는 것으로 만족하는데, 그렇게 수동적인 방법을 떠나서 치열하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읽고 생각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제가 앞으로도 책을 읽을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독서를 많이 한 저자답게 모든 문장도 간결하고 쉽게 표현해서 내용 전달도 빠르게 잘 되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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