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기록

에이서 서비스 센터 AS 후기 - Acer E5-576 모델

manwon 2018. 12. 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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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서 서비스 센터 AS 후기 - Acer E5-576 모델



화면이 이렇게 변한 후 바로 컴퓨터가 다운된다.

지난 5월에 구매한 에이서 노트북(모델명 E5-576)에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 잘 작동하다가 갑자기 지글거리는 듯한 노이즈 무늬가 전체 화면을 뒤덮은 후 프리징이 되었다. 그리고 3~4초 후에 전원이 나가버렸다. 처음에는 HDMI나 RGB단자로 외부 모니터를 연결할 때만 그러한 증상이 발생했다. 바로 AS를 받을까 생각하다가 귀찮은 마음에 미뤘다. 외부 모니터 연결하는 것만 포기하면 됐기 때문이다.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외부 모니터를 연결하지 못해서 조금 불편하기도 했지만, 그것보다 AS를 받는 것에 대한 귀찮은 마음이 훨씬 더 컸다. 그런데 최근에는 외부 모니터를 연결하지 않아도 같은 문제점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화요일에 용산에 있는 에이서 서비스센터로 AS를 받으러 출발했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최악인 날이었다.


출발하기 전에 대충 인터넷으로 조사를 해보니, 노트북 구매 영수증이 필요하고, 서비스센터 현장에서 고장 증상을 보여줘야 수리를 받을 수 있다는 글이 보였다. 구매 영수증이야 지마켓에 접속해서 pdf로 출력해 놓아서 문제 될 것이 없지만, 내가 말한 프리징 후 다운 증상은 노트북 전원을 켠 후 빠르면 10분, 늦으면 3시간 정도 사용해야 발생이 된다.


'이거 문제네...'


서비스센터에서 노트북을 켜놓고 밖으로 나와서 2~3시간 다닌 후 다시 센터로 돌아가리라 마음을 먹었다. 그래도 마음 한편이 불안했는데 그 이유는 지난 몇 년간 HP 노트북과 아이코다에서 조립한 데스크톱 고장을 결국 제대로 수리하지 못한 경험이 있어서다. 


먼저 아이코다에서 조립해서 몇 년간 정말 잘 쓴 무소음 데스크톱은 두어달 전 갑자기 부팅되지 않고 전원도 들어오지 않는 고장이 발생했다. 아이코다에 전화로 문의를 하니, 구매한 지 몇 년이 됐냐고 물었다. 그래서 5년은 넘은 것 같습니다 했더니 그러면 자신들이 AS를 해줄 여지가 없다는 식의 답변이 돌아왔다. 순진했던 내 생각은 뭐였냐면, 부품별로 보증기간은 지났지만 그래도 고장 난 본체를 들고 아이코다에 방문하면 적어도 CPU든 메인보드든 파워든 고장이 난 부위를 찾아주고 유상으로라도 대체 부품을 장착해주거나, 그도 아니면 그것이 뭔지 정도는 알려줄 거라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아이코다에서는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 후 내 나름대로 데스크톱 본체를 분해해서 고장의 원인으로 가장 의심이 되는 파워를 들고, 슈퍼플라워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는데, 파워는 정상작동됨을 확인했다. 그러면 결국 메인보드 아니면 CPU 문제라는 건데, 그 시점에서 현재까지 데스크톱 수리를 보류하는 중이다. 요새 시간이 항상 부족한 것도 하나의 이유였고, 에이서 노트북으로 최근 거의 모든 작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데스크톱이 당장 필요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분해된 채 방치된 데스크탑, 오른쪽 아래에 있는 게 메인보드와 CPU

그다음 hp 노트북이 문제가 생겨서 서비스센터를 찾은 적이 있다. 이거는 몇 년 전이다. 이 노트북도 팬이 없는 무소음 모델이었는데, 1시간 정도 사용하면 아무 작업을 하지 않아도 system 프로세스가 CPU 자원을 20~40%까지 사용하면서 노트북이 심하게 버벅대는 증상이었다. 이럴 때 노트북 덮개를 잠시 덮어서 절전모드로 들어갔다 빠져나오면 system 프로세스의 점유율이 0~5%대로 돌아왔다. 이 증상을 해결하고자 센터를 방문했는데 이때 희대의 무적 명언을 듣게 된다.


"검사 결과 기계적인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면 뭐가...?"

"윈도우즈 문제니 마이크로 소프트 측에 문의하세요"


후에 윈도우즈를 밀고 리눅스를 설치했지만 그래도 동일 증상이 나타났다. 지금 추측하건대, 팬이 없는 것과 관련된 팬 스로틀링 버그가 아닐까 싶다. 결국, 이 노트북은 타인에게 중고로 팔지도 못했다.


이러한 안 좋은 추억으로 인해 에이서 서비스센터로 향하는 내 발걸음은 다소 무거웠다.



 

청진빌딩 전경

서울역에서 126번 버스로 갈아타고 원효로 3가 역에서 내렸다. 버스에서 내리고 바로 옆에 있는 횡단보도만 건너면 에이서 서비스센터가 있는 청진빌딩에 도착할 수 있다. 



 

6층에 내려서 에이서 서비스센터로 들어왔다. 공교롭게도 방문 시간이 12시 40분경. 하지만 프런트에는 직원이 한 분 대기 중이었다. 아마도 점심시간은 교대근무를 하는 듯 보였다. 접수하니 엔지니어와 몇 분 후 상담을 받으라고 안내해주셨다.


"검사 결과 기계적인 문제는... 마이크로 소프트에 문의..." 

설마 또 이런 명언이 나오지는 않겠지...


잠시 후 엔지니어에게 해당 증상을 이야기하는 순간, 근심이 싹 사라지게 된다. 해당 증상에 대한 원인과 해결책에 대한 답변을 바로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 모델에 장착된 ADATA 사의 램에 관련된 버그인데, 바이오스 업데이트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캬... 이게 진정한 엔지니어의 답변이지.


10분 정도의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하고 기분 좋게 노트북을 받아서 집으로 향했다. 방문하기 전에는, 노트북 메인보드 문제일 거라 추측을 했고, 혹여라도 메인보드를 교체하게 되면 윈도우즈부터 지금 쓰는 프로그램을 다시 재설치해야 하는데, 이것도 내게는 끔찍한 일이었다. 다행히 간단한 바이오스 업데이트로 해결이 되어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처음 인터넷으로 조사할 때에는 구매영수증을 보여줘야 하고, 해당 증상을 센터 내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했는데, 전혀 그러지 않았다. 구매 확인은 노트북 밑면의 바코드를 스캔한 후 바로 되었고, 증상을 보여줄 필요도 없이 말로 설명을 하니 바로 알아듣고 수리를 해주셨다. 집에 와서 현재까지 해당 증상은 전혀 발생하지 않고 외부 모니터를 연결한 채로 작업 중이다. 기분이 매우 좋다. 



 

AS 잘 받고 엘리베이터 타기 전 기분 좋게 찰칵

전자제품의 특성상 고장이 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어떠한 AS를 받을 수 있는가도 굉장히 중요한 선택요소다. 이번 에이서 노트북 서비스센터의 일 처리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렇기에 나중에 또 노트북을 구매할 때 에이서 노트북은 다시 사고 싶은 브랜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오늘 글 중간에 언급했듯이, 기대 이하의 AS 수준을 보여준 곳은 아무리 싸고 좋은 상품이 나와도 나는 절대 다시 사지 않을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그럴 것이다.


외부 모니터를 연결해도 다운되지 않고 잘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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